[프라임경제] 지난 주말,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던 중 시각장애인 부부가 안내견과 함께 전동차 안에 들어서는 것을 봤습니다.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에 저뿐 아니라 전동차 안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죠. 그런데 잠시 후 '개가 지하철에 타도 되는 건가?'라는 의문 섞인 말들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장애인 부부에게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릴까 마음이 조마조마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시각장애인 안내견 제도가 시작된 지는 올해로 100년을 맞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안내견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부족한 편인데요. 최근까지도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매장 출입을 거부당하는 등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기도 했습니다.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에서 발행한 보조견표지를 붙인 안내견이나 훈련생은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이나 식당·극장 등 공공장소, 숙박시설 등에 출입이 가능합니다. 이를 거부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죠.
이는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단순한 '애견'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눈'이기 때문에 성립이 가능한 조항입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보행 시 그들의 눈이 돼 정확하고 안전하게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신체 부위나 마찬가지인 셈이죠.
그렇다면 시각장애인 안내견 제도는 어떻게 시작된 걸까요? 계기는 세계 1차 대전입니다. 1차 대전 이후 시력을 잃은 수많은 군인들을 위해 독일은 1916년 올덴부르크에 시각장애인 안내견 학교를 개설,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될 안내견 양성을 시작하게 됩니다.
현재는 영국·뉴질랜드·일본 등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네요. 우리나라도 삼성화재안내견학교를 위시해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 등을 전문훈련기관으로 공식 지정해 안내견 양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안내견 훈련을 받는 개들은 보통 온순하고 지능이 높으며 사람을 잘 따르는 래브라도 리트리버·골든 리트리버가 많은 편인데요. 그중에서도 안내견에 합격하는 개들은 30% 정도라고 합니다. 그만큼 절차가 까다롭고 어렵다는 의미겠죠.
일단 안내견 지망생들은 1년간 자원봉사자들의 집에서 '퍼피워킹'이라는 사회화 과정부터 훈련을 시작합니다. 일반 가정에서 사람과 함께 사는 법을 익숙하게 만들어 사회성을 갖추게 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퍼피워킹을 마치면 건강검진과 기질평가를 통해 안내견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실제 상황과 같은 교육을 통해 안내견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파악하는 기간이죠. 교육을 통해 성향을 파악한 후 안내견으로 적합하지 않는 개들은 일반 가정에 분양합니다.
훈련사가 직접 안대를 낀 채 지하철·에스컬레이터 등 고난이도 장소를 이동하는 블라인드 평가를 거친 후에야 훈련사는 장애인 파트너를 만나게 됩니다. 호흡을 맞추기 위해 이들도 한 달여간 교육을 함께 진행해야 하죠.
이처럼 까다로운 교육을 받은 안내견들이지만 개의 본능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죠. 그래서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안내견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시각장애인의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부르거나 먹을 것을 주는 등 시선을 끌 행동을 하면 안 되겠죠. 같은 의미에서 시각장애인의 동의 없이 함부로 안내견을 만져서도 안 됩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외에도 장애인들과 노약자를 도와주는 도우미견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소리를 알려주는 '청각장애인도우미견'에서부터 휠체어를 끌어주고 심부름을 하는 '지체장애인도우미견',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돕는 '노인도우미견'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안내견들은 장애인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 그들이 독립적인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소외된 장애인들을 위한 인생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죠.
장애인의 눈과 다리가 되는 그들을 단순히 덩치가 크고 무섭다고 거부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