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건설회사의 도산이 증가하면서 공동수급체형식으로 발주한 건설공사의 책임소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5조 및 시행령 제72조는 공동수급체란 용어를 사용해 관급공사에 관한 공동도급계약의 체결을 규정하고 있다.
위 시행령 제72조에 의한 공동도급계약을 위해 기획재정부 계약예규로 공동계약운용요령(계약예규)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는데, 위 예규의 본문 14개조와 이에 첨부된 공동수급표준협정서가 공동수급체의 기본적 관계를 정한다.
그런데 본래 제도의 취지와 달리 가장공동수급체가 구성된 경우에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는 일부 구성원만이 공사를 시행하고 나머지 구성원은 명의만 빌려주면서 명의료로 일정액을 받는 형태가 페이퍼조인트(Paper joint)공동체다.
자본집중, 위험분산, 기술이전 등 공동수급체의 기능에 비출 때 이러한 형태의 공동수급체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요건을 갖추는 계약용 공동체에 불과하므로 이를 방지할 필요성은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나라 관급공사의 경우 지역업체 육성 및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지역업체들이 일정부분 대규모 건설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업체 의무참여비율 등을 마련해 입찰에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지역업체들은 위 지역업체 육성책에 착안해 명목으로만 건설공사 공동수급체로 참여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실제 공사는 주관사에서 모두 건설하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 공사가 완료된 이후 하자담보책임이 존속하는 기간 중 주관사가 도산을 하는 경우 또는 공사가 완료되기 이전에 주관사가 도산을 하는 경우 가장공동수급체의 구성원인 지역건설사 또는 소규모 건설사는 모든 이행책임을 혼자 부담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왜냐하면 대법원은 공동이행방식으로 보이는 공동수급체에 대하여 민법상의 조합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동수급표준협정서는 공동이행방식에 관해 제6조에서 '계약상의 의무이행에 대하여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규정하고, 제13조에서 '하자가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연대해 책임을 진다' 규정하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명의만 빌려주고 건설공사에 공동수급체로 운용하던 지역업체들은 최근 주관사의 도산이 줄을 잇자 주관사의 도산에 따른 책임을 고스란히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고 있는 건설회사들은 건설공사 중단에 따른 이행책임이나 하자보수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장공동수급체의 구성원됐던 지역업체들은 단순한 하자보수보증도 이행할 수 없을 정도로 영세한 경우가 많아 줄도산 위기에 몰리는 등 지역건설업체의 생존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는 공짜란 없는 법이다. 단순히 명의를 빌려주고 그 대가를 취하거나 그 실적을 본인의 실적으로 활용하려는 얕은 생각에서 덜컥 명의만을 빌려주려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 특히 지금처럼 건설회사의 도산이 일반화되는 시기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가장공동수급체를 구성한 구성원에 대한 제재조치는 강력하다. 부정당업체 제재를 받을 수도 있고, 과징금을 부과 받을 수도 있어 관급공사를 주된 수입원으로 하는 건설업체에게는 치명적이다. 따라서 지역 중소 건설사의 경우 가장공동수급체에 관한 달콤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유례없는 건설경기의 불황기인 요즘 기초체력이 튼튼하지 못한 건설회사들은 아무리 작은 위험이라도 진단해보고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
수주가 어렵다고 위험을 무릅써서는 안 될 일이다. 현재와 같은 불경기에 지역건설회사들은 돌다리도 두드리는 지혜를 반드시 상기해야 한다.
임동권 법무법인 금양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