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6.07.22 14:06:44

[프라임경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CJ헬로비전을 비롯한 케이블방송업계가 활로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지난 11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장관이 "유료방송 시장 전체 발전을 위해 포괄적인 계획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20일 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은 미래부에서 '유료방송 발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연내 유료방송 발전 계획을 내놓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 지상파방송과 케이블방송 간 재송신료(CPS) 분쟁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획기적인 유료방송 발전 계획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미래부 내부적으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가 추진되던 지난해부터 합병 허가 후와 불허 후의 경우를 모두 고려해 유료방송 발전 계획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케이블방송업계가 향후 5년 정도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인 데다 M&A까지 어려워지면서 정부도 유료방송 발전 계획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기극복 비대위' 발족한 케이블방송업계…무엇을 요구하나
케이블방송업계도 생존방안 마련에 나섰다. 21일 케이블방송업계는 '케이블TV 위기 극복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발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비대위는 배석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을 비대위 위원장으로 추대하고 향후 대책방안을 고민 중이다. 정부 정책 개선과 업계 자생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케이블방송업계는 △일반PP·종편PP·지상파방송사를 포함하는 '채널 사용료 정산 위원회' 마련 △지상파 의무재송신 채널 확대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위한 법·제도적 근거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체로 지상파 방송사의 CPS 인상 요구에 대한 대응책이다.
케이블방송업계는 가입자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채널수급 비용은 점점 증가, 방송수신료 54% 이상을 채널수급을 위한 비용으로 지출하면서 수급비용 상한과 수신료 공정분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지상파방송사가 지난 4년간 CPS를 542% 인상시키는 등 지출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채널사용료 정산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관련 논의가 절실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상파방송의 의무재송신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지속 제기하고 있다. 현행 방송법상 지상파 의무재송신 대상은 KBS 1TV와 EBS인데, KBS 2TV와 MBC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것.
무료 재송신을 통해 지상파방송의 공공성 및 공익성 취지에 부합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렇게 되면 SO는 KBS 1TV·KBS 2TV·EBS·MBC 네 개 채널에 대한 CPS 부담을 더는 셈이다.
CPS 분쟁을 둘러싸고 케이블방송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CPS 증가로 블랙아웃 등 시청권 침해가 불가피해지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 분쟁은 단순히 사업자 간 저작권 이익다툼 성격이 아니라, 지상파방송이라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가치재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 확보 측면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이블방송업계 주장에 대해 지상파방송업계는 상반된 의견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그간 케이블방송사업자는 저렴한 CPS를 내고 있었던 것이며, 지상파 역시 재원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어 CPS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그는 지상파의무채널 확대와 관련해서는 "지상파방송사는 플랫폼 사업자뿐 아니라 콘텐츠 사업자로, 플랫폼 사업자로는 무료보편 사업자지만, 콘텐츠 사업자로서는 대가를 받아 콘텐츠를 제작하고 재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어 "케이블방송업계가 의무재송신채널 확대를 주장하면 결국 지상파채널 네 개에 대한 CPS를 내지 않겠다는 것인데, 콘텐츠 사업자로서의 지상파방송업계는 이를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케이블방송 살길? 콘텐츠·모바일에 있다"
케이블방송업계가 정부 지원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업계의 자생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케이블방송사는 한때 영업이익율이 20%에 달하는 등 호황기를 보냈었다"며 "케이블방송업계는 그동안 이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동통신사의 인터넷방송(IPTV)이 등장하면서 가입자 이탈현상이 발생하자 케이블방송업계에도 새로운 시도들을 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케이블방송업계가 여전히 법 개정 등 정책적 접근만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콘텐츠에 투자해야 하고 모바일 사업을 어떤 형태로든 시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케이블방송업계의 위기 대책 방안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는 분위기다.
케이블TV 위기 극복 비대위는 정부 및 국회 건의활동뿐 아니라 △유료방송 가입자당 수익(ARPU) 정상화 대책 방안 △공동사업 발굴 및 기술혁신 방안 마련 △서비스 제휴방안 등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규투자 방향을 조율하는 데도 힘을 쏟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케이블방송업계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자생 방안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정부 정책 개선과 업계 자생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모바일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케이블사업자들도 동의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그는 "모바일 사업 관련해 이동통신서비스 동등결합할인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지난번 케이블TV텔레콤이 무산됐던 만큼 공동 알뜰폰 사업자 출범은 아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