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권 취약점을 이용한 불법 사이트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애인대행, 소개팅 등 다양한 사이트를 통해 고객들의 돈을 갈취는 것. 이에 착오송금 반환 방법과 피해 대처방안 등을 짚어봤다.
건장한 성인 남성인 김모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이트를 가입하고 보증금이라는 명목으로 20만원의 돈을 입금했지만, 취소하면 돈을 받지 못할 뿐더러 돈을 더 입금해야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는 소리에 아차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에 전화해 상대방에 대한 출금 정지 등을 요청했지만, 불가능했다"고 털어놨다.
◆ 남성대상 호객행위, 계좌이체 유도
최근들어 밴드나 카카오톡을 이용해 애인대행 사이트, 채팅 만남 사이트 등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영업이 판치고 있다.

불법 사이트들은 계좌이체 시에 자금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이 음란적인 사이트를 이용했다는 맹점을 이용해 송금한 돈을 돌려주기커녕 이를 받으려면 다시 입금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금액도 20만원에서 30만원 정도, 소액을 보증금이라는 명목 하에 먼저 입금시키는 방식을 쓰고 있어 피해자들이 이를 묵인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피해자인 김씨는 "음란적인 사이트를 이용했다는 창피함을 무릅쓰고 신고하거나 반환소송을 걸기가 망성여졌다"고 말했다.
그는 "하등 법적인 잘못을 행하지 않았지만, 사이버 수사대나 반환소송을 걸 수가 없었으며, 소액인데 다시는 속지 말자고 다짐했다"며 심경을 밝혔다.
은행법 상 착오송금의 수취인은 잘못 입금된 금액을 송금인에게 돌려줄 때까지 보관할 의무가 있으며, 수취인이 착오입금된 돈을 임의로 인출해 사용하는 경우 형사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수취인은 금전을 돌려줄 민사상 반환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일단 수취인이 예금채권을 취득했더라도 법적으로는 자금이체 원인인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송금인은 수취인에 대해 착오이체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잘못 입금된 돈이라도 수취인은 계좌에 들어온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하게 되고, 은행은 수취인의 동의 없이 송금인에게 임의로 돈을 돌려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의 반환청구 소송은 여러번 진행이 됐지만, 은행은 잘못입금된 것에 반환을 거부해도 정당하다고 판결된 적도 있다"며 "피해자 본인이 입금한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은 가교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에는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착오송금 매년 폭증, 수취인 거부 시 '답 없어'
지난 18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계좌번호나 금액을 잘못 기입해 송금하는 건수와 금액이 매년 폭증하고 있지만, 그중 절반가량은 반환받지 못했다"며 "착오송금의 미반환 피해가 수취인이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 발생하는 만큼 이에 대한 예방, 홍보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은행권 착오송금 반환청구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착오송금에 대해 반환을 청구한 건수는 28만8000건, 액수는 7793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이러한 착오송금은 대부분은 계좌기재착오 8만6000건, 2129억원, 계좌입력오류 11만5000건, 2620억원 등이다. 연도별로는 2011년 4만5000건, 1239억원이었던 것이 2015년 6만건, 1828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매년 미반환 건수는 큰 폭으로 증가해 지난 2011년 2만건, 570억원이던 것이 2015년 3만건, 836억원으로 늘었다. 대부분이 반환거부, 무응답, 연락두절이 미반환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경우에는 착오송금 반환청구건수 1만4532건, 416억7506만3008원으로 그중 6074건, 147억8732만1404원이 반환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착오송금 반환청구 건수는 4867건, 금액은 118억6324만7772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1303건, 36억883만95원이 반환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6481건, 200억3130만9384원, 그중 반환건수와 금액은 각각 2380건, 81억8898만7969원이었다. 신한은행은 9719건, 268억8638만8936원 중 4469건, 112억5619만9637원이 반환됐다. 이 기간 중 반환거부 회신 건 및 금액은 5913건, 141억2043만395원으로 조사됐다.
기업은행은 착오송금거래 7885건, 금액은 201억2641만2360원으로 반환거부 회신건수는 3705건, 금액은 99억3884만5786원이 해당된다. 착오송금 사례가 매년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신고조차 하지 못한 사례를 더한다면 해당 건수와 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짐작된다.
착오송금의 경우 개인에 대한 지급정지 사유가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피싱이나 불법 사이트 등 지급정지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 수취인도 자금이체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아 임의로 인출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한 지급정지도 가능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착오송금으로 인해 지급정지를 청구할 수 있지만, 송금인의 실수가 명확한 경우 수취인이 소송하는 등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수취인이 불법적인 사이트, 대포통장 등 정황이 입증됐을 경우 지급정지 사유에 해당되며 이를 이용하면 피해사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