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어느 지자체 공직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위해 내려온 강사가 한 직원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어떠한 생각으로 공직생활을 하고 계십니까'라는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 개인적인 공간에서 던져진 이 질문에 그 직원은 곰곰이 생각한 끝에 "비에 젖은 낙엽처럼 조용히 살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열정적으로 열심히 하다 보면 너무 튀어서 동료 간에 왕따를 당하기 쉽고 게으름을 피우다 보면 윗분들에게 찍혀 승진에 문제가 생기니 공무원 짬밥이 생길수록 터득한 결론은 '있는 듯 없는 듯 숨죽이고 요령껏 생활하는 것'이 답이라는 답변이다.
심한 바람이 불어도 날리지 않고 사람들의 발길에 짓밟혀도 흔들리지 않는 비에 젖은 낙엽처럼 바짝 움츠린 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자신만의 생존법을 들은 강사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됐다. 조직의 생존전략에 대해서…
이런 와중에 필자는 최근 인사를 앞둔 신안군 공직사회의 아픈 현실에 공감하며 과감히 집행부와 공무원 노조에 묻고 싶다. 더불어 공무원 개개인에게 '당신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최근 전남 신안군의 도서를 중심으로 하는 행정을 무시한 중앙정부의 조직개편을 통한 부서 축소 압박이 이어지면서 조직 내 분위기는 물론 군민과 언론이 바라보는 신안군의 미래에 대한 염려가 커져 집행부의 대처와 노조의 역할에 대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중앙정부의 방침대로 두 개의 부서가 축소되면 열악한 근무여건 속에 기피현상에 따른 인한 결원이 지속되는 현실에서 과중한 업무에 대한 압박감 탓에 스트레스가 심각해질 것이고 이로 인해 행정서비스의 질이 낮아져 피해가 고스란히 군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또한 사무관의 자리가 줄면 승진에 대한 꿈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힘들게 자명한 현실에서 동료 간의 치열한 눈치 보기와 비방은 그 심각성이 도를 넘어서게 될 것이란 염려가 심각하다.
이러한 악조건에서 단행되는 이번 정기인사에 대한 공무원 조직의 기대와 바람이 화제가 돼야 할 시기에 오뉴월 뜨거운 태양에 시들어가는 잡초처럼 시들어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현실에 대한 진단은 위에서 나온 ‘비에 젖은 낙엽처럼 살고 싶어서’가 아닌가 싶다.
승진보다는 본인의 직렬에 맞는 보직에서 일하고픈 욕심과 가정이 편안한 조건의 일자리 배치를 통해 조직에 충성하고 군민에 봉사하는 참 공무원 상을 실현하려는 선량한 공무원들이 있다.
이에 반해 상사를 향한 배신감과 욕심처럼 되지 않는 승진 불만으로 그냥 엎드려 사는 일부 공무원의 구별이 힘든 인사부서를 대하는 실망에서 오는 배신감이 높은 습도보다 더 사람 땀을 빼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난 11일에는 신안군 양대 노조가 상위단체를 탈퇴하고 전국 최초로 법내 단일노조로 새롭게 탄생했다.
'가슴으로 소통하는 The 행복한 노동조합 실현'을 기치 삼아 출범한 새 노조는 노조원들의 아픈 곳을 찾아 서로 고심하고 해결하는 노력과 함께 일하는 공무원 상을 만들기 위한 소통과 화합의 창구로 기능하고자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최근 언론에서는 국민을 개·돼지에 비유하는 막말로 충격을 준 한 고위 공직자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한 사건 개입으로 많은 불이익을 편취한 공직자들이 화제다. 이들은 남의 눈치를 의식하지 않는 부도덕함은 물론 공무원의 기본을 망각한 발언과 행동으로 비난을 사 공무원의 사기진작을 해치고 있다.
여기서 보듯 참 공무원의 길은 누구나 갈 수 없는 험하고 힘든 길이다. 차라리 '비에 젖은 낙엽처럼' 살고자 하는 힘 없는 보통의 공무원이 인정받고 열정 가득한 공직사회가 될 수 있는 길은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아픔을 감싸는 동료애가 기본이 우선돼야 가능할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 직장에 출근하는 무거운 발걸음에도 봉사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해 하며 자랑 삼을 수 있는 자부심으로 일할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집행부와 노조를 비롯한 700여 공무원이 노력해야 한다.
그러려면 혹시 배제된 깊은 곳의 어려운 동료를 먼저 살펴 수시인사를 통한 구제를 할 수 있는 인사시스템이 필요하다. 인사부서에서는 이를 과감히 활용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런 대안이 곧 동료애(愛)고 조직 단합을 통해 군민에게 봉사하는 참 공무원 상을 실천하는 밑거름이 돼 '비에 젖은 낙엽처럼' 아픈 현실에서 살아가는 동료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