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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소중해 칼럼] 어린이재단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사명은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 만드는 것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 기자  2016.07.12 11: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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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파랑 우산 검정 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 길에 우산 세 개가 이마를 마주 대고 걸어갑니다."

비 오는 날이면 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리는 동요 '우산 셋이 나란히' 입니다.  1926년에 나온 동요로 찢어진 우산 조차 귀하던 시절, 우산이 없어 비를 맞고 등하굣길을 재촉했던 발걸음, 버스 정류장에서 누군가 씌워준 우산까지…. 살아가면서 우산과 얽힌 사연 하나 없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지금은 웬만한 집에 한 명당 두 세 개씩 여유 있게 갖고 있을 만큼 우산이 흔한 소지품이 됐지만, 1980년대 우리 시골에서는 우산은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많은 집에서는 먼저 일어나 학교에 들고 가는 사람이 임자가 되고, 늦으면 우산 없이 비를 맞거나 친구의 우산을 함께 나눠 쓰고 가야 했습니다.

지금은 날개 살 하나만 부러져도 버리기 일쑤지만, 이런 우산 조차 없어 못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편 어린 시절의 비는 좋은 물장난의 추억거리가 됩니다.

어른은 강수량과 교통 체증 등 현실적인 어려움과 불편함을 먼저 생각하지만 아이는 아닙니다. 그저 즐겁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신기하고 비와 함께하는 물장난이 좋습니다.

우산을 쓰고 가지만 비와 노느라 옷이 젓는 줄도 모릅니다. 비가 그치고 길에 생기는 물 구덩이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이들 만의 놀이터입니다. 물이 더러워도, 신발과 옷이 젖는다는 부모님의 잔소리도 개의치 않습니다.

비와 우산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많습니다. 사건의 실마리를 주거나 때로 사랑의 전달자로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우산은 비를 맞고 걸어가는 주인공 앞에 나타나는 사랑의 매개체가 됩니다.

드라마나 영화 상의 설정이지만 우산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남을 배려하며 좁은 공간을 나눠 쓰는 맛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 맞는 남을 위해 자신의 공간 한 편을 내주는 그 마음 씀씀이 말입니다. 

서로 불편하다는 이유로 우산 없이 비를 맞는 누군가를 봐도 못 본 척할 정도로 각박해진 세상을 경험할 때는 씁쓸함을 금할 수 없지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48년부터 아동복지 사업을 시작해왔고, 2010년부터 '초록우산'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여 어려운 아이들을 보호하고 꿈을 펼쳐주는 어린이재단의 사업을 상징화했습니다.

우산이 비를 막아주듯 아이들이 처해있는 어려움을 재단이 앞장서 해결해주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파란 우산도 검정 우산도 아닌 '초록우산'인 것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꿈을 키워가도록 아동 친화적인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우산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친근하고도 꼭 필요한 물건이며, 비를 맞는 사람을 위해 나의 한 편을 내어 함께 쓸 수 있는 사랑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뜨거운 태양의 그늘막 역할로도 변신합니다.

나보다 더 힘든 아동과 이웃을 위해 나의 것을 나눠주는 재단 37만명 후원자들의 마음과도 맞닿았습니다. 68년간 재단은 그렇게 아이들 곁에서 일상을 지켜주며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웃음을 되찾아주는 우산 역할을 해왔습니다.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일, 특히 불우한 아동들이 희망과 용기를 갖고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돕는 어린이재단은 모든 어린이들에게 언제나 믿음직하고 든든한 초록우산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제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 / 전 중앙일보 발행인 겸 대표이사 / 전 한국신문협회 부회장 / 전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부사장 / 전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