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유 4사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의 2분기 합계 영업이익이 2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거대 흑자와 정반대로 하반기 정유 경기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이에 대응하는 업계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지난 2014년 저유가 쇼크로 정유업계는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단 한 해 만에 반등에 성공해 4조7926억원이라는 역대 두 번째에 육박하는 수입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까지의 실적 역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다.
국내 1위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에 9880억의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이번 영업이익도 그에 상응하는 정도로 예상된다. GS칼텍스의 예상 영업이익은 5000억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S-OIL 역시 그와 비슷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정유 4사 중 규모가 가장 작은 현대오일뱅크조차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남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정유업계가 고전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정제마진 하락 등 부정적 요소가 더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업체가 수입하는 원유 가격과 수출하는 석유제품 가격의 차이로 영업이익을 가늠하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다. 국내 정유업계에서 지표로 삼는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지난 1월 배럴당 9.9달러에 육박했으나 1분기 이후 하락해서 지난 5월에는 수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배럴당 4.6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재고차액으로 정유사업 실적이 개선됐다. 정유업체가 원유를 사서 석유를 만드는 기간 동안 원유 가격이 올라 수출하는 석유제품의 가격도 함께 올라간 것. 즉 일찍 원유를 산 덕분에 예상했던 것보다 비싼 가격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파라자일렌 등 비정유제품 사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둬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조선·철강 등 기반산업들이 줄줄이 영업악화와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나 홀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정유업이지만 3분기부터는 정유업계도 호실적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정제마진이다. 원유 가격이 어느 정도 올라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2분기처럼 깜짝 재고차액을 기대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이 지속된다는 가정 하에 각사가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돼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 석유제품에 대한 수익 개선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영업이익이 급상승하던 지난해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는 "현재의 호실적은 '알래스카의 짧은 여름' 같은 것"이라고 말하며 지난 저유가 시대보다 더욱 혹독할 정유업 불황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정유업체들은 하반기에 예상되는 경기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고도화 설비투자 및 고부가가치 사업을 통한 사업다각화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경제제재 조치가 풀린 가격 경쟁력이 높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함으로써 수입 루트의 다양성을 꾀하고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 아울러 GS칼텍스와 S-OIL의 경우 비정제 고부가가치 공장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제마진 하락으로 손익구조에 악영향이 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파라자일렌·에틸렌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서의 기술력이 실적을 이끌어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