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웨이(021240) 주가가 얼음정수기의 중금속 성분 검출 소식에 이틀째 약세를 보였다. 코웨이는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2% 하락한 9만7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7000억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는 정부의 현장 조사결과에 따라 주가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물 쉼표 프로젝트' 등 공익성 짙은 광고를 진행하며 '물'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킨 코웨이는 이번 사건으로 국내 대표 정수기 업체라는 타이틀에 오명이 붙었다.
◆옥시 참사로 투영한 코웨이 사건… '국민 정수기' 위상 추락
'국민 정수기'로 불리며 정수기업계 1위를 굳건히 지켜온 코웨이였다. 다른 업체도 아닌 코웨이의 얼음정수기 일부 모델에서 발암물질 '니켈'이 검출됐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소비자들에게 '물벼락'을 퍼부은 꼴이다.
코웨이는 중금속이 검출된 사실을 1년도 전부터 알았지만, 소비자에게 알리고 회수·환불에 나선 것이 아니라 '쉬쉬'해왔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사태는 그저 가족의 건강을 위하는 마음으로 좋은 제품을 사용하고자 했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참혹하게 짓밟았다는 점에서 '안방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 옥시레킷벤키저(RB코리아) 사건과도 닮았다.
이뿐 아니다. "미안하다"는 말뿐인 사과는 했으나 피해자 등급을 나누고 제대로 된 보상안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도 닮았다.
코웨이 역시 소비자들에게 교환과 위약금 없는 해약 카드를 내세우고 환불조치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는 상황.
아울러 코웨이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실상 내용을 살펴보면 "실험 결과 영유아가 매일 1L씩 7년간 섭취해도 건강상 유해하지 않은 수준의 농도"라며 변명에 급급한 모습이다.
얼음정수기에서 검출된 니켈양은 0.025∼0.05㎎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미 환경보호청(EPA) 섭취 기준의 10분의 1 또는 2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니켈은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들어와서 계속 축적되면 암을 일으키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음식 혹은 물 상태에서 들어왔을 때 유해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연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코웨이는 니켈 검출과 관련해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해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안전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견해다.
한 전문가는 "니켈의 성격 자체가 발암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국내에서는 아직 중금속 중 니켈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므로 추가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문제가 확산되자 정부도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직접 현장조사를 통해 인체 유해성 등 문제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당신 아이가 마셔도 안전할 '니켈' 물?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하자!"
3년 전, 코웨이에서 진행한 물성장 프로젝트 영상에 이 같은 문구가 실렸다. 해당 광고는 아이들이 스스로 물 마시기는 모습을 그려낸 공익성 짙은 광고로 호평받았다.
탄산음료 대신 하루 물 8잔을 마시는 6개월의 도전인 '물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소비자의 인식전환을 유도하기도 했다.
코웨이는 이처럼 언제나 "우리 아이가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라는 점을 어필해왔다.
또한, 지난 2014년부터 '물 쉼표 프로젝트'를 확대,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영유아교육기관에서 스스로 물 마시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장기간에 걸쳐 도움을 주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러한 타 경쟁기업보다 '물'에 대한 자부심과 중요성을 알렸던 코웨이의 이미지 실추는 신뢰도 추락까지 이어졌으며 안일한 대처 또한 소비자들의 공분을 키웠다.
니켈이 검출된 얼음정수기 모델을 사용했던 소비자 A씨는 "코웨이 정수기를 바로 해지했다"며 "앞으로도 코웨이 제품은 이용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가총액 변수…새 주인찾기 '빨간 불'
코웨이의 내부 분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내부 고발이란 말이 있다"며 "내부 경영정책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승진도 잘 안되자 홧김에 찔렀을 것"이라는 전언을 들려줬다.
이런 와중에 새 주인을 찾는 코웨이 매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웨이가 지난 5월 중국 정수기시장 진출을 위해 하이얼과 손잡은데 대해 후한 평가를 했으나 이번 니켈 검출 파장이 해외사업까지 확산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웨이 주가는 이틀째 하락했다. 현재 코웨이 주가는 전날보다 2.2% 떨어진 9만7800원이다. 주가는 이틀간 9% 넘게 빠져 지난 1일 8조2909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7조5428억원으로 7000억원 이상 줄었다.
앞서 코웨이는 지난해 매각 본입찰이 유찰된 바 있다. 이에 더해 이번 사건으로 사실상 M&A(인수·합병)은 중대 고비를 맞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웨이는 지난 수년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호조를 보이며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매출액은 지난 2013년 2조1183억원에서 지난해 2조3152억원, 영업이익도 3390억원에서 4633억원으로 36.7% 신장했다. 당기순이익도 2451억원에서 3431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6237억원, 영업이익 1236억원, 당기순이익 952억원을 찍으며 순항 중이다.
한편 코웨이는 지난 2013년 1월, 웅진그룹에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인수합병됐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지분 30.9%를 1조1900억원(주당 5만원)에 인수했다. 현재 코웨이 주가는 매입 당시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지분은 2조3800억원 정도다.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감안하면 3조94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정부의 조사결과와 실적에 대한 의견에 따라 가치평가의 오차가 달라질 수 있다"며 "코웨이 주가가 안정되기 전까지 인수합병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