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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대의 글쓰는 삶-6] 꿈이 없다면 꿈 찾기 즐겨라

이은대 작가 기자  2016.06.28 17: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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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필자의 학창시절 최대 고민거리는 마땅한 취미나 특기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학년이 바뀔 때마다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했는데, 취미와 특기란을 채울 만한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늘 독서 혹은 음악감상이라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두루뭉술한 말로 때우곤 했다.

기타를 잘 치는 친구도 있었고, 프라모델 완구를 수집하고 조립하는데 재주가 있는 친구도 있었다. 게임을 귀신같이 하는 친구도 많았고, 만화를 잘 그리는 녀석도 머릿속에 선명하다. 나는 그런 독특한 취미나 재주를 가진 친구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혹시 나에게도 그런 재주가 있을까 싶어 친구들의 취미생활이나 특별한 재주를 따라 해 본 적도 많다. 하지만 흥미를 느끼는 것은 잠시 뿐,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싫증이 났고 실력도 크게 늘지 않았다. 오죽하면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 중 한 분이 필자를 가리키며 '새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는 표현까지 썼을까.

'취미나 특기가 없다고 해서 문제될 것이 있을까'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은 학창시절의 모습을 통해 나중에 커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판단하곤 한다.

기타를 잘 치고 노래를 잘 부르면 가수가 될 거라고 믿고, 컴퓨터를 잘 다루면 그 쪽 방면으로 재능을 개발시키면 좋겠다고 조언해준다. 반면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훌륭한 사람이 되라'였다.

요즘 시중에 나온 자기계발 도서를 펼쳐보면 꿈에 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다. 인생을 살면서 자신만의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참 좋은 말이고,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글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글을 읽으며 혹시 예전의 나처럼 '왜 나는 꿈이 없을까, 도무지 하고 싶은 일이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고민하거나 방황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지 않을까.

참고로 말하자면 필자는 마흔이 넘어서야 꿈을 찾게 됐다. 그것도 온갖 모진 세월 다 겪고, 삶을 끝내려고까지 했던 시기를 지나서 말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꿈을 찾게 된 과정이다.

나는 한 번도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한 적이 없다. 바꿔 말하면 학창시절 이후로는 꿈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 별로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는 말이다. 내가 꿈을 찾게 된 이유는, 마주하는 모든 일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됐다.

"혹시 이것이 내 꿈은 아닐까."

특별한 취미나 특기가 없었던 나는 친구들이 가진 재주가 부러웠고, 혹시 나에게도 그런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 이것저것 한 번씩은 다 해봤다. 결과는 단순했다. 무엇 하나 최고로 잘하지는 못하지만, 무엇 하나 못하는 것 없는 아이가 된 것이다. 어딜 가도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었고, 어딜 가도 빠지지 않았다.

어느 책의 제목처럼 '넓고 얕은 경험'들이 쌓여 결국에는 "다방면에 재주가 있는 아이"라는 평을 듣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인생의 꿈을 찾고, 삶의 방향을 명확하게 정할 수 있다면 그것은 너무나 바람직하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꿈을 찾지 못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한다고 해서 심각하게 근심할 필요는 전혀 없다. 세상 사람은 제각각 다르다.

꿈이 있는 사람도 있고, 꿈이 없는 사람도 있다. 꿈이 있는 사람은 그 꿈을 향해 멈추지 않고 도전함으로써 최고의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고, 꿈이 없는 사람은 일생을 꿈을 찾는 여행으로 여김으로써 멋진 인생을 살아가면 된다.

꿈이란 단어는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렌다. 이렇게 멋진 단어를 가슴에 품고, 찾아가는 여행이라면 인생을 바칠 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남들은 모두 일찌감치 꿈을 찾고, 그 꿈을 향해 살아가는데 나는 아직 뭘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렇게 권하고 싶다. 그냥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이다.

그러면 언젠가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설령 꿈을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했던 하루하루에 대한 보상은 반드시 행복이란 이름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은대 작가(내가 글을 쓰는 이유, 최고다 내 인생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