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은 지난 24일 유재훈 사장의 해외출장 성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프랑스 중앙예탁결제기관인 유로클리어(Euroclear) 프랑스와 우리나라 전자증권제도 도입 추진을 위한 사전적인 협력체계를 마련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 같은 해외출장 성과에 대한 홍보자료는 최근 예탁원 노조가 유 사장의 잦은 해외출장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뒤 배포된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습니다.
최근 노조는 대자보를 통해 "회사는 안에서 끝도 없이 곪아가는데 유 사장은 내치할 생각은 않고 한 달에 한 번꼴, 영업일수의 약 15% 정도를 해외에서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없는 출장은 억지로 만들어서라도 가고, 실무진이 가야 하는 출장도 행선지가 마음에 들면 본인이 직접 간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유 사장은 2년 반 동안 27번의 출장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최근 출장은 국회의 거래소 지주회사법(자본시장법) 발의가 예정된 가운데 예탁원이 줄곧 법제화를 요구했던 소유한도 제한이 빠진 상황에서 이뤄져 더욱 비난을 받고 있죠.

이와 관련해 예탁원 노조는 지난달 11일부터 서울 사옥 앞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투쟁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예탁원 노조과 사측의 갈등은 성과주의 도입부터 낙하산 인사, 인사전횡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곪아 있는데요.
특히나 노조는 사측과의 갈등이 유 사장이 인사전횡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합니다. 사내 규정을 바꿔 사장이 원하면 직책자를 누구나 강임(降任)시킬 수 있도록 하며 불만이 터졌다는 것인데요.
예탁원 '승급 및 직책보임 등의 심사에 관한 지침'을 보면 직책자에 대한 강임 발령을 위해서는 △강임 심사대상자명단 작성 △심사 위원회의 평가 △강임 후보자명단 작성 △강임자 최종 결정 등을 거쳐야 합니다.
2014년 8월 당시 직책심사대상자명단 작성 메뉴얼에는 '직책 강임을 위한 직책 심사대상자명단은 그 강임 예정 인원의 3배수 이내에서 기준점수의 저득점자 순으로 작성한다'고 명시됐습니다.
그러나 2014년 11월24일자 개정지침에는 '사장이 정하는 범위의 다면평가 상위자를 제외한 자'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작년 5월 또다시 '직책을 보유한 직책자면 전부 강임의 대상자'로 변경됐는데요. 이에 따라 올해 2월 강임 시 팀장 74명 중 74명이 모두 강임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노조 측은 사측이 강임 후보자명단을 계속 개정해 결국 경영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누구나 강임이 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고 지적하네요.
오봉록 예탁원 노조위원장은 "기존에는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강임 예정인원의 3배수 이내에서만 강임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도록 했지만, 후보자를 사장 마음대로 정할 수 있도록 하며 인사전횡이 이뤄졌다"며 "이에 2년 반 동안 37명이 부당한 이유로 강임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전임 사장 당시 강임자 수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수치인데요. 18대 이수화 사장(2008년8월~2011년8월) 당시 강임자 수는 22명이었고, 19대 김경동 사장(2011년8월~2013년11월) 때는 강임자가 없었습니다.
실제 직책이 부장에서 팀장 이후 팀원까지 낮아진 한 직원은 사측의 부당한 강임에 반발, 검찰에 고발한 상태라고 하네요.
예탁원 노조 측은 이 같은 인사전횡부터 유 사장의 무분별한 해외출장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데요. 현재 예탁원 서울사옥 앞에서는 '조직문화 대량학살한 사장과 전무는 즉각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노조의 근조 피켓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 위원장은 "유 사장과 신재봉 전무가 문제해결 의지를 갖고 나서야 하는데 사측이 제시한 해결방안은 노조 측의 의견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며 "결국 유 사장이 문제해결 의지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습니다.
이에 대해 예탁원 측은 "노조가 주장하는 유 사장의 출장은 정상적으로 이뤄진 업무수행"이라며 "해외 업무의 경우 단시간 내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데 출장 횟수가 많다는 것만으로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응대했습니다.
이어 부당한 강임에 관한 주장에 대해서도 "노조의 일방적인 의견일 뿐"이라며 "노조와 대화하며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을 보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