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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개천에서 용 나는 '반가운 반란'

유신사무관 출신 고위직 공무원들, 내년이면 역사 속으로

안유신 기자 기자  2016.06.26 19: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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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대검찰청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양희천 신임 국장은 고시 출신이 아닌 9급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했습니다. 대검찰청 사무국장은 검찰 내 일반직 중 가장 높은 직급(1급 관리관)이라 할 수 있는데요, 군 조직과 비교하면 사병 또는 부사관으로 시작해 장군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며, 경찰 조직에서는 순경으로 출발해 경무관에 오른 셈입니다. 또 대기업에 비교하자면 말단사원이 임원까지 오른 것과 비슷합니다.

양희천 신임 국장은 1985년 검찰수사직 9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해 2011년 서기관, 2015년 고위공무원단에 합류했습니다. 말단직에서 시작해 검찰 내 일반직 최고위직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것이죠.

이점은 현실적으로 고시 출신 못지않게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비고시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던 공직자들에겐 기쁨이자 희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 우리 사회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까지 떠올리게 합니다.  

실제 우리 사회 곳곳에는 하위직으로 시작해 개척의 길을 걸어간 입지전적 인물들이 많습니다.

△여경 출신으로 치안감에 오른 전 제24대 부산지방경찰청장 이금형 치안감 △9급공무원에서 서울시장·충북도지사·대통령비서실장까지 오른 이원종 실장 △남해군 마을이장에서 남해군수·행정자치부장관·경남도지사에 이어 20대 국회에 진출한 김두관 의원 △군에서는 사병으로 시작해 갑종장교 출신으로 장군이 된 사례 등 개천에서 용이 난 사례는 여전히 많습니다.

40년 전 시작된 사관학교 특채 유신사무관 출신 중 10·11기가 중앙행정기관 및 자치단체에 20명 정도 남아있고, 내년이면 정년을 맞아 공직을 떠나게 된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사관학교 출신인 이들도 제도 초창기에는 고시 출신 등 기득권 세력들의 엄청난 견제를 이겨내야 했다는 점인데요, 서슬 퍼런 무력을 행사하던 군사정권 시절임에도 말입니다.

이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신사무관 출신 고위직 공무원들이 내년이면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대로, 학력·스펙·지연·인맥 등에 의존해 그럭저럭 자리를 보존해온 사람들이 설 자리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하겠죠.

관피아, 군피아, 철피아, 금피아 등 듣기만 해도 불편한, 하지만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끼리끼리 문화' 역시 독버섯 솎아내듯 없애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사람들은 조직폭력배들의 집합체를 가리키는 '마피아'에서 파생돼 나온 저질 신조어들이 발 못 붙이는 세상을 기다리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