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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만세 일종 '설탕세' 국내 도입은?

하영인 기자 기자  2016.06.23 18: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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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비만과 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범으로 꼽히는 '설탕'.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시(市)에서 도입한 '설탕세(소다세)'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설탕과의 전쟁은 이제 예삿일처럼 느껴진다.

우리 정부도 지난 4월 오는 2020년까지 당류규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정부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안'은 음료의 당류자율 표시, 저당 표시와 고당류 제품의 경우 어린이·청소년 시설 판매 제한 등 '자율의지'에 맡기겠다는 것이 요지다. 다소 소극적인 방침이 아닐 수 없다.

의학계는 이를 두고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며 '저당화'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한비만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는 각각 비만 관련 의료비가 연간 4조원이 넘고 당뇨병 의료비도 지난해 기준 1조8000억원으로 집계, 최근 6년간 33%가량 증가한 점을 근거로 정부의 보다 강력한 규제와 종합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의 경우 영국이나 미국보다 설탕 섭취량이 적기 때문에 설탕세 도입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당류를 통한 섭취량은 상대적으로 적을지 몰라도 당류 섭취량이 증가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게 의학계의 지적이다.  

실제 식약처의 2010~2012년 우리나라 국민 당류 섭취량 분석결과에 따르면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이 기간 38.8g에서 40.0g으로 3.1% 상승했다. 청소년의 경우 더 심각했다.

또한 가공식품 중 △음료류(34.3%) △빵·과자·떡류(15%) △설탕·기타당류(14.5%) 등의 순으로 당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세계적인 추세를 봤을 때 우리나라 또한 설탕세 도입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짐작된다.   

탄산음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멕시코에서도 지난 2013년 설탕이 들어간 음료 1ℓ당 세금 1페소(65원)를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과다한 당류 섭취가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고 이에 따른 의료비가 7억7842만달러(8964억원)가 든다고 판단한 멕시코 정부의 강력한 조치다. 어느 정도 실효성도 입증했다. 이듬해 탄산음료 소비가 6% 정도 하락한 것.

영국 정부는 설탕세 도입 후 10년간 비만인구가 370만명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약 8700억원의 예상 수입으로는 초등학교 스포츠 강화 프로그램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역시 지금은 시기상조처럼 여겨지더라도 설탕세 도입은 재검토돼야 할 부분이다. 수많은 갈등이 빚어지겠지만, 국민의 건강과 아이들의 미래를 그려봤을 때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임은 틀림없다.

담뱃세 인상에 따라 세입만 늘었을 뿐, 당초 목적에 대한 실효성은 '반짝 효과'로 그친 앞선 사례를 볼 때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도 기업과 국민의 '자율의지'가 빛을 발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강력한 규제 없이 자체적인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소비자가 떠안게 될 부담은 설탕에 대한 경각심이다. 물론 이는 고당류 제품 판매량 감소로 직결될 것이다. 

이에 식품업계는 건강을 생각하면서도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을 식음료 개발에 주력하길 바란다. 탄산음료업계를 포함, 설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식음료업계 전반에 유예기간이 주어진 것뿐이다. 대비책을 강구,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탄산음료의 대명사로 불리던 코카콜라도 비탄산음료 사업부문 확대에 나섰다. 올해 9억7550만달러(1조1200억원)를 들여 곡물 음료업체와 대두 음료 브랜드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국내 기업들도 최근 저당 정책에 적극적인 동참 의지를 내비치며 당 함유량을 낮춘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이 바람직한 자율의지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 여부에 달렸다.  

또한 필요성이 입증됐을 때는 정부의 빠른 결단과 추진력이 뒷받침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