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는 실패를 칭찬한다."
실패를 칭찬하는 기업, 구글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에릭슈미트 회장은 구글에서 개발한 커뮤니케이션 통합서비스 '구글 웨이브'가 실패했을 때 이같이 말했다. 구글의 기업 DNA 자체가 유달리 혁신적이고 파격적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계를 무대로 하는 구글이 세상에 등장한 건 20년이 채 되지 않는다. 1996년 스탠포드대학 박사과정 중이던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페이지 랭크'라는 검색 기술을 개발, 이 기술을 기반으로 1998년 공동으로 구글을 설립했다.
이듬해 6월 세계 최대 검색엔진으로 올라섰고, 2002년엔 뉴스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뒤 디지털 지도회사 키홀을 인수해 전 세계를 그린 '구글맵'을 탄생시켰다. 같은 해 소프트웨어 업체 안드로이드를 인수, 현재는 전 세계 모바일 운영체계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외에도 구글은 유튜브 인수, 오픈 소스 브라우저 '크롬' 출시 등 전 세계가 주목하는 사업을 전방위로 펼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과감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구글 배후엔 비밀연구소 '구글X'가 있다.
2007년 인공지능(AI) 연구자인 세바스찬 스런이 설립한 뒤 구글X는 구글글래스, 우주엘리베이터, 자율주행차, 드론을 이용한 상품배달(프로젝트 윙)까지 다양한 기술 개발 및 사업을 진행 중이다.
검색업체에서 시작된 구글이 20여년 만에 전 세계 IT를 선도하는 기업이 됐다면, 국내 검색업체는 어떨까.
구글이 설립된 다음 해인 1999년, 한국에선 네이버가 등장했다. 네이버는 포털 서비스회사였던 네이버컴과 온라인게임 서비스 회사였던 한게임의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다.
네이버는 설립 후 약 10년간 검색사업 및 게임사업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마치 한 우물만 파듯 집중했다. 그리고 2011년이 돼서야 메신서 플랫폼 '라인'을, SNS 서비스 '밴드'를 출시했다.
1년을 간격으로 탄생한 구글과 네이버 두 검색업체의 행보는 크게 달랐다. 이를 놓고 한 IT 전문가는 "구글이 무인자동차, AI 등에 선제적으로 주목하고 투자해 IT선도 기업이 되는 동안, 국내 포털 1위 사업자인 네이버는 포털사업자에 머물러 혁신적 사업들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네이버의 사업 전략을 놓고 "2위 검색업체보다도 진부하다" "1위 자리에 안주하고 있다" 등 비판하기도 했다.
다행인 점은 네이버도 점차 다양한 사업분야에 눈길을 주고 있다는 거다. 2014년엔 연구기관 '네이버랩스'를 설치했고, 지난해 말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신사업 프로젝트 '프로젝트 블루'를 공개하며 로봇·스마트홈·자율주행차 등에 5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 4월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신기술 개발에 대한 집중 투자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업, 사람과 사물까지 현존하는 모든 것을 이어주는 서비스로 거듭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네이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구개발(R&D) 비용으로 2453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 2568억원과 비슷한 규모며, 전체 매출의 26.18%를 차지한다. 이 같은 비중은 국내외 IT업계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네이버가 종전과는 달리 새로운 사업을 선보일 것을 기대케 한다.
최근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의 일본 및 동남아시아지역 인기에 고무된 분위기다. 이러한 자신감에 보다 '파격적' 행보를 더한다면 한정된 지역이 아닌 전 세계에 대한 파급력을 가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