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44만원짜리 신분증스캐너' 논란…이통 판매점 "차별 규제"

방통위 "신분증스캐너 대신할 앱 개발 중, 전체 유통망 확대할 것"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6.16 15:12:3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통신 판매점에 시가 44만원짜리 신분증스캐너가 도입되면서 일부 판매점들의 반발이 거세다.

1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 방침과 사업자 자율규제 의사에 따라 통신 판매점에 신분증스캐너가 설치되고 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지난 4월22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1년6개월의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올 하반기 중 신분증스캐너를 도입해 개인정보 불법유출을 막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분증스캐너는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등 신분증을 인식하는 스캐너로, 신분증을 스캔하면 이통사 전산 프로그램에 실시간으로 입력되는 데다 개통을 처리한 대리점을 본사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장비다. 

이에 방통위는 당시 온라인 불법 사이트에서 약식 가입해 오프라인 대리점으로 연결되는 경우 종종 발생했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 시장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당초 방통위 발표와 달리 대리점·온라인숍 등의 유통망에는 스캐너 설치 명령이 없는 반면 판매점에만 설치가 이뤄지면서 판매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다음 달 말까지 설치가 안 된 판매점에서는 휴대폰 서비스 개통 자체가 불가능해 "사실상 업무정지 처분"이라는 불만도 제기된 상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방통위가 판매점뿐 아니라 다단계, 텔레마케팅(TM), 홈쇼핑, 인터넷 등 유통채널 전체에 신분증스캐너를 도입키로 논의했던 것과 달리 판매점에만 도입한 건 분명한 차별적 규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판매점도 많은데 정부의 방침은 판매점을 불법 온상으로 낙인찍은 것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초부터 정부가 추진한 '전체 유통망' 신분증스캐너 도입에 대해 판매점들이 찬성했던 이유는 '불법 온라인 유통업자 퇴출'이라는 취지 때문이었지만, 막상 신분증스캐너가 도입되자 다른 유통경로에 대한 제재 방안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소비자가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다. 이동통신사 직영점, 대리점, 이통 3사 서비스를 모두 취급하는 중소 판매점을 비롯해 최근 들어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에서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방문판매,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폰 판매는 물론 '불법밴드' 등 음성적인 '떳다방식' SNS 판매도 빼놓을 수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중소판매점이 아닌 곳에서도 불법 위변조 가능성은 농후한데도 이에 대한 감시는 없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신분증스캐너는 방통위 지시보다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라며 "판매점 외 대리점 및 직영점 등에도 설치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방문판매 등에서도 신분증스캐너 기능을 할 수 있는 앱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비싼 신분증스캐너 가격과 판매점 측에서 스캐너를 별도 구매할 수 없다는 점도 논란이다.

판매점들은 오는 17일까지 신분증스캐너를 배급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서 신분증스캐너를 구입하면 보증금 10만원에 제공받지만, 그러지 않으면 44만원에 구입해야 한다.

이에 대해 KAIT 측은 "17일 이후 판매점에서 구매하게 될 금액 '44만원'은 기기 공급업체(보임테크놀러지)가 정한 소비자가격이며, KAIT는 이를 공동구매 방식으로 약 20만원에 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분증스캐너로 수익을 내려는 것도 아니고, 폐점 등 판매점에서 신분증스캐너를 사용하지 않을 사유가 있다면 (17일 이전에 구매한 판매점에서 낸) 보증금 10만원은 돌려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폐점 등 특별한 사유가 아니라면 KAIT에서 무기한 보관하게 된다.

또한 "이통사가 신분증을 인식하고 가입처리를 하는 등 관련 프로그램을 연계시키키 위해 한 업체의 스캐너를 지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방통위와 KAIT 측의 이 같은 해명에도 일부 판매점들은 여전히 신분증스캐너 도입에 부정적인 시각이다. 앞서 다음 달 11일이던 신청기한도 이 같은 판매점들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 탓에 17일로 일주일이나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