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29일 인천공항 자동출입국심사대에 구멍이 뚫리면서 베트남인 A씨가 불법 밀입국을 했다. 이 베트남인은 대구 달성군이 있는 베트남인 친구 자택에 숨어 지내다 3일 체포됐지만 우리나라 보안 검색이 철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A씨는 29일 오전 5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해 10시50분 일본 나리타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비행기를 타지 않고 오전 7시24분 인천공항 자동입국심사대 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도주했다.
이에 인천공항에서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밀입국한 A씨를 검거하려 했지만 어느 순간 CCTV에서 사라지면서 검거가 늦어졌다.
정부 당국은 이 사건 이후에야 공항 검색대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체크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등 늦장 대응을 보였다. 언제나 사건이 터진 후에 대처하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이번 보안 검색이 뚫린 것에 대해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여론도 있었다. 과연 비정규직이 보안 검색을 했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을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보안 검색을 하는 아웃소싱 근로자가 확인하는 것은 여권과 금속탐지 뿐이다. 최종 출입국 확인은 심사를 하는 정규직이 맡고 있다. 그런데도 비정규직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지적은 왠지 책임 떠넘기기로 들린다.
다른 사건들을 살펴봐도 그렇다. 지난해 전 국민을 슬픔에 휩싸이게 한 세월호 참사에서도 비정규직이 배를 운전했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여론이 형성됐었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업무에 소홀한 정규직의 잘못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번 밀입국 사건 역시 비정규직이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를 게을리한 정규직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짚어야 할 대목은 또 있다.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시선이 비틀어진다는 것. 역설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모두 정규직이었더라도 사고가 발생했을까라고 묻고 싶다.
일련의 사건은 비정규직이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들의 안전불감증과 자신의 업무에 소홀한 담당자, 그리고 업무 대비 과중한 직원의 노동비율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고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또 인력부족과 관련,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없다면 적정단가를 통한 전문 아웃소싱 업체 위탁으로 이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