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여의도25시] 꼬이고 꼬인 제휴관계, 혜택 잃은 9만 YG 팬

김수경 기자 기자  2016.02.03 14:40:2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난해 우리카드는 국내 대형기획사 중 하나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특화카드'를 출시해 호응을 얻었습니다. 우리YG체크카드와 우리YG신용카드가 그것인데요.

우리YG체크·신용카드의 가장 큰 장점은 YG 공연티켓 할인과 YG 소속 아티스트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는 YG eshop의 할인 서비스입니다. G마켓, 인터파크 등 YG 소속 가수들의 콘서트 표를 살 수 있는 온라인몰에서 5만원 이상 결제 시 5000원까지 할인해주는 공연티켓 10% 할인을 주요 혜택으로 내세웠죠.  

또한 음악 스트리밍, 대중교통·통신료 할인, 놀이공원·영화 티켓 할인, 식음료점 할인 등 기본 할인혜택을 채워 일상생활에서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습니다. 

상품 출시 후 우리카드와 YG는 고객을 끌어모으고자 노력했습니다. YG체크카드 발급 후 10만원 이상 사용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YG 사옥투어, 리미티드 에디션 카드 패키지 등을 경품으로 제공했고 주말에 열린 빅뱅 콘서트 현장에서 '한정 굿즈상품'을 증정하며 우리YG체크카드와 적금 통장을 발급해주기도 했죠.

YG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는데요. 실제 온라인상에서도 다양한 팬들이 블로그에 'YG체크카드 발급받는 법'과 관련한 글을 올렸고 해외에서도 발급 요청이 있었다니 그 인기가 대단한 카드임은 확실해 보입니다. 

우리카드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 카드 가입자는 약 9만명으로 특정 팬만을 위한 특화카드치고는 매우 괜찮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우리카드는 '우리YG체크카드' 인기에 힘입어 두 번째 제휴카드인 YG신용카드를 3개월 뒤인 2015년 5월에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 카드의 고객들은 가장 큰 혜택인 YG 공연 할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YG의 핫한 아이돌 '아이콘'과 '빅뱅' 콘서트 티켓팅이 옥션에서 단독으로 진행되기 때문인데요. 옥션은 우리카드와 티켓 할인 제휴를 맺지 않은 곳이라 이 카드의 할인 혜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뤄졌던 YG콘서트 약 6건은 모두 할인이 가능한 인터파크에서 단독 진행됐지만 갑자기 옥션으로 티켓예매처가 변경된 것인데요. 콘서트 할인 혜택에 반해 가입했던 9만명의 고객들은 졸지에 무용지물이 된 카드를 갖게 된 셈입니다. 

하지만 우리카드 측도 갑자기 티켓팅 오픈마켓을 바꾼 YG 측의 태도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많은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이 카드를 출시했으나 YG가 개별협약을 맺은 옥션 티켓팅의 할인까지 해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존 G마켓·인터파크·YES24에서 5만원 이상 티켓을 결제할 시 5000원까지 청구 할인해주는 이 혜택도 우리카드가 전부 부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YG 측도 할 말이 많습니다. 옥션과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올해 티켓 판매 부분을 옥션에 집중하며 YG소속가수들의 티켓팅도 옥션에서 진행하게 됐다네요.

아이콘과 빅뱅 콘서트에서 '우리YG카드' 혜택을 누리지 못한 고객은 향후 옥션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고객 손해가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는 해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팬심'을 겨냥한 'YG카드'는 초반 분명 모두에게 윈윈(win-win) 전략으로 보였습니다.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가 소속된 YG카드로 소속감과 할인혜택을 얻을 수 있었고 팬들의 호응에 우리카드는 9만 고객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카드 출시 당시 YG는 우리카드라는 든든한 협찬사를 얻을 수 있었죠. 

그러나 YG와 우리카드의 소홀한 고객관리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뒤늦게 쿠폰으로 고객 달래기에 나섰지만 사전 공지가 없었던 점은 씁쓸하네요. 부디 YG와 우리카드의 '팬심저격' 마케팅이 끝까지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전략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