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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CJ헬로비전 "시장지배력 전이, 말도 안 돼" vs "독점 영향 클 것"

미래부 주최 토론회, 독점·요금인상·결합상품 비롯 다양한 안건 나와 '양측 의견 팽팽'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2.03 15: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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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위 기업 간 인수합병은 '프로보노 퍼블리코(pro bono publico·국익을 위해)'가 될 것인가.

SK텔레콤(017670·사장 장동현)과 CJ헬로비전(037560·대표 김진석) 인수합병 심사를 진행 중인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이하 미래부)는 3일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행사 전 좌장을 맡은 염명배 충남대 교수는 "프로보노 퍼블리코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모두 나라가 잘 되자는 의미에서 토론해주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오전 토론은 △SK텔레콤의 시장독점 가능성 △결합상품에 의한 시장지배력전이 가능성 △요금 인상 여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찬성 "인수합병, 전혀 문제 될 것 없다"

토론자들은 인수합병의 경쟁제한 여부에 주목했다. 경쟁제한은 다른 회사의 주식 취득 등을 통한 기업 결합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고 소비자 선택 폭을 축소시키는 일체 행위를 의미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심사지침은 1개사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사 점유율이 70% 이상일 경우 경쟁제한성이 크다고 판단, 기업결합을 금지하고 있다.

SK텔레콤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긍정적으로 보는 측에서는 경쟁제한성이 결코 크지 않다고 강조한다.

김성원 아주대 교수는 "이번 합병은 크게 봤을 때 이동통신사와 방송사업자의 혼합합병"이라며 "혼합합병의 경우 결합판매가 문제될 수 있지만, 이는 사후관리를 통해 해결될 수 있어 큰 문제가 안 된다"고 짚었다.

특히 논란이 되는 알뜰폰 시장 및 통신시장 점유율에 대해서는 "통신시장에서 경쟁제한성 이슈가 크게 발생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점유율이 1.5%에 불과한 점, 1위 사업자로 알려진 CJ헬로비전과 차위 사업자 간 실적차이가 크지 않은 점, 최근 1년간 CJ헬로비전 알뜰폰 가입자 증가는 전체 알뜰폰 가입자 증가에 비해 부진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합병 후 이동통신사업 점유율은 47.5%로 예측하며, 50% 이하인 만큼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 관련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결합상품에 대해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결합상품 중 90% 이상이 초고속인터넷 상품으로, 아직 이동전화시장에서 결합상품 차지 비중이 크지 않다"며 결합상품으로 인한 이동통신시장 잠식은 기우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경원 동국대 교수는 "경쟁사에서도 결합판매 능력이 없을 때나 결합판매로 시장점유율을 공고히 할 수 있는데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을 거들었다.

◆반대 측 "개별·결합시장 상호 영향, 방송통신업에 큰 변화 따를 것"

이번 인수합병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측은 1위 사업자 간 합병이 전체 산업에 미칠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종민 국민대 교수는 합병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한 김성원 교수와 달리 "이번 합병은 수평·혼합형이 같이 나타나는 매우 복잡한 형태의 합병"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현재 시장은 결합상품 중심으로 흘러가는데 이번 합병 영향은 개별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결합상품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결합시장 영향은 다시 개별시장에 영향을 줘 향후 방송통신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수합병으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점유율 1.5%를 얻는데 대해서도 단순히 숫자증가에 그치지 않고, 결합상품 등 파급효과로 심각한 경쟁제한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아울러 유선방송 사업에 대해서도 "CJ헬로비전은 유선방송 23개 권역 중 19개 권역에서 독점 내지 중독점하고 있다"며 이번 인수는 "쌍방 독점 사업자 간 결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금 인상 가능성 두고도 칼날 같은 대립

요금인상에 대해서도 양측 의견 대립은 팽팽했다. 서로의 주장과 반박이 첨예하게 맞서며 뜨거운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다.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통신업계 및 관계자는 늘 요금 인하를 논하기 때문에 요금인상 가능성을 논의할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초고속 인터넷요금 인상과 관련해선, 2위 사업자인 SKT가 요금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견해였다.

이에 강병민 경희대 교수는 "인수로 SK텔레콤의 시장 영향력이 강화되면, 요금인하 가능성이 있느냐"고 응수했다.

신일순 인하대 교수는 "유료방송시장에서 가격인상압력지수가 34%이상"이라며 인상을 예측했고, 더불어 결합상품 간 잠금효과로 경쟁제한성 또한 증가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오전 토론을 마무리하며, 참석한 김경만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 과장은 "오늘 의견은 정책 마련과 인수합병에 대한 판단의 근거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1, 2부로 나뉘어 전개됐다. 1부에서는 △기간통신사업 경쟁에 미치는 영향 △요금 및 이용자 보호 등에 미치는 영향 △통신 및 관련 산업 발전, 공익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2부에서는 △방송 산업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 △방송의 공익성-공공성 및 시청자에 미치는 영향 등이 논의됐다.

1부 토론에는 주진열(부산대)·이경원(동국대)·김성환(아주대)·권남훈(건국대)·염명배(충남대)·김종민(국민대)·강병민(경희대)·신일순(인하대)·이호영(한양대) 교수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