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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 정당' 국민의당 '캐스팅 보터' 향해 첫발

안철수·천정배 상임공동대표 추대…反文 연합세력, 총선 공천 협조 가능할까?

이금미 기자 기자  2016.02.02 17: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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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급조 정당, 캐스팅 보트 쥘까?' 안철수 의원이 제1야당 탈당 51일 만에 국민의당(가칭) 창당을 공식화했다. 국민의당은 2일 오후 대전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거대 양당 구도 개편과 정치 혁신, 중도층 결집을 내세워 제3당의 첫 기치를 올렸다.

오직 총선을 위해 급조된 국민의당이 71일 후 치러지는 결전에서 바람을 일으킨다면 한국 정치 판도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안 의원 역시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다지게 된다.

그러나 넘을 산은 많다. 총선에서 교섭단체 이상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려면 당 지도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민의당은 반문(反文·반문재인)을 외쳐온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세력에 호남을 기반으로 신당을 추진해온 세력이 모인 연합군 성격을 띠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창당대회에서 안철수·천정배 의원을 상임공동대표로 합의 추대하고, 두 사람과 함께 김한길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당장 총선 공천 지분 등을 포함해 이들 세 사람의 공동 체제에서 협조가 순조롭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모든 공천은 경선을 원칙 삼되 제한적으로 전략공천의 여지를 열어둔 상태다.

당 대표로서 법적 권한은 안·천 공동대표가 함께 갖는 구조지만 세력 구도가 안 의원에 치우친 상황인 탓에 이들 세 사람의 지위와 권한을 두고 교통정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혁신과 새정치를 내건 국민의당이 참신한 인재를 얼마나 총선에 내세울지도 관건이다. '초스피드' 창당 작업 탓에 여과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채 세불리기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현역의원들이 다수 합류한 점도 국민의당 기치와 거리가 멀다는 시각도 많다.

특히 더민주가 참신한 외부인사 영입을 통해 탈당 도미노를 상쇄한 점은 분열의 원죄를 안은 국민의당에 부담이다. 안 공동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주축세력은 외부인사 영입을 자신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갈 길이 멀다. 총선에서 왜 제3당을 지지해야 하는지를 결국 인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도정당으로 주요 정책과 현안에 있어 기존 거대 정당과의 차별성을 보여줌으로써 정체성도 분명히 해야 한다. 국민의당 최대 주주인 안 공동대표는 그동안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고 주장해왔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당 이미지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국민의당은 전국 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고자 이날 중앙당 창당대회를 수도권이 아닌 대전·충청지역에서 개최했다. 대전·충청권이 각종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만큼 민심을 얻고 4·13 총선 승리를 다짐한다는 의미에서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최근 우리 당에 쏟아진 정체성에 대한 일부의 비판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며 "초기의 미숙함을 극복, 민주개혁의 가치와 비전을 확고히 하면서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정당을 창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제3당을 목표로 첫발을 내딘 국민의당이 두 달여 뒤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해냄으로써 선거 지형을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