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이동통신 3사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DMB시대 개막, 주 5일제 정착으로 텔레매틱스 시장이 본격 시작되고 있다.
국내 이통사 및 자동차 회사들은 ‘꿈의 자동차’를 구현하는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대박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과 인포매틱스(informatics)의 합성어로, 자동차 안에서 이메일을 주고받고,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정보도 검색할 수 있는 오토(auto) PC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오토모티브 텔레매틱스'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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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가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차량을 원격 진단하고, 무선모뎀을 장착한 오토 PC로 교통 및 생활 정보, 긴급구난 등 각종 정보를 이용할 수 있으며, 사무실과 친구들에게 전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음은 물론, 음성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도 있고, 오디오북을 다운받을 수도 있다.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와 모토롤라의 합작회사인 온스타(On-Star)가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 이미 위성항법시스템(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위성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포드-퀄컴, 벤츠-도이치텔레콤 등 자동차 메이커와 이동통신 전문업체 간의 합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도 텔레매틱스 서비스 개발을 위해 자동차 회사와 이동통신업체 간의 협력이 활발해 현대·기아자동차는 LG텔레콤과 무선차량 정보서비스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고, GM대우는 KTF와 손잡고 이동통신과 위치추적기술을 접목한 드림넷 서비스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이처럼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자동차 메이커와 이동통신업체 간의 합작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비스 형태에 따라 뉴스수신, 주식투자, 전자상거래, 금융거래, 호텔예약, 팩시밀리 송수신, 게임, 차량 사고 및 도난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며, 특히 교통사고가 났을 경우 GPS위성을 이용해 자동적으로 사고차량의 위치를 추적, 가장 근접한 119구조대에 전달해 줌으로써 구난 활동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텔레매틱스는 이동통신기술과 위치추적기술을 자동차에 접목하여 운전경로 안내, 원격차량진단, 차량사고방지, 도난감지 등 각종 교통정보 제공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자동차 등 관련 산업의 신규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용 창출이 가능한 전방위산업이다.
텔레매틱스 관련 국제시장은 매년 50%이상의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현재 국산제품의 국제시장 점유율은 0.5%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국내 텔레매틱스 기술은 지난 2001년 대우자동차의 ‘드림넷’ 개시이후 최근까지 음성인식, 개방형 텔레매틱스, 홈텔레매틱스(홈네트워크+텔레매틱스) 등 신기술과의 접목을 시도하며 제2의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기술 발전을 수용하려는 이동통신 3사와 자동차업체 등 텔레매틱스 서비스 제공업체(TPS)들의 움직임도 발빠르다.
◆ 정통부 IT839정책 핵심과제 채택… 연평균 46% 성장 전망
국내 텔레매틱스 산업은 정보통신부 IT839 정책의 핵심 과제로 채택되면서 태동기에 진입해 있다. 텔레매틱스 솔루션 및 콘텐츠 산업은 현재까지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 채 킬러 애플리케이션 발굴을 위해 다각적인 논의가 진행중이다.
정통부 산하 텔레매틱스솔루션전문협의회는 회원사 간의 시장정보 교류를 비롯해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조직됐다.
텔레매틱스 산업의 발전 방향에 맞춘 업계와 정부 부처 간 공동 대응방안 마련도 전문협의회를 통해 이뤄지며 정기적인 간담회를 갖고 국내외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활성화 대책을 건의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시운전’을 해 왔던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중소 벤처기업들이 잇따라 텔레매틱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관련 산업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은 오는 2007년 현재보다 무려 30배 이상 늘어난 3조 2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단말기 시장은 지난해 2200억원에서 올해 3500억원, 2006년 5200억원, 2007년 6900억원으로 연평균 46.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국내표준이 국제표준으로… 2010년 해외시장 15% 점유 목표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차세대 신성장 분야의 한 분야인 텔레매틱스(차량정보화) 국제시장을 우리표준으로 주도하기 위해 관련 기술개발 및 국제표준화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내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표준안 개발을 위해 매년 1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며, 관련 국제표준화회의를 적극적으로 국내 유치하고 매년 20명 이상의 전문가가 이 분야 국제표준화 회의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술표준원은 올해를 원년으로 지속적인 기술개발 및 국제표준화 활동을 지원한다면 2010년에는 국제시장의 15%이상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텔레매틱스시장은 2001년 SK텔레콤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으나 지금까지 확보한 서비스 가입은 60만대 정도로 크게 활성화 되지 못한 실정이다.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 교통정보 DB와 관련된 표준이 없어 경찰청, 지자체, 도로공사 등이 각자 독자적인 DB를 구축함으로써 전국적인 교통정보의 통합 운영이 어려워져 텔레매틱스 산업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 ‘3차원 DB포맷 표준(안)’ 개발 표준제정 추진
기술표준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작년말부터 자동차부품연구원 및 관련업계의 공동 참여로 ‘3차원 DB포맷 표준(안)’을 개발하고 현재 국가표준 및 국제표준 제정을 추진 중에 있다.
국가표준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내년 상반기중으로 제정할 예정이며, 각종 차량정보의 호환성 확보로 2010년에는 370만대(전체 등록차량의 23%)의 텔레매틱스 가입 등 관련 국내산업의 폭발적인 활성화가 기대되며, 관련 국제시장 점유율도 매년 100% 이상씩 증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텔레매틱스 기술은 `복합형'이란 점에서 최근 IT산업의 메가 트렌드인 컨버전스(융ㆍ복합화)와 그 맥을 같이한다. 텔레매틱스는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근간으로 최근에는 블루투스, 음성인식, 음성합성, 동영상압축기술, 이동통신 기술 등을 흡수하며 IT기술의 총아로 발돋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텔레매틱스 기술의 진화가 결국 서비스의 진화로 이어지고, 이는 현대인의 라이프 사이클을 변모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가운데 하나는 사람의 말을 완벽하게 인식하는 음성인식기술이다. 지금도 일부 음성인식 기능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다.
이와 관련, 오는 2006년 말에는 사람의 자연언어를 자체적으로 인식하는 텔레매틱스 시스템이 개발돼 상용 자동차에 장착될 전망이다. 텔레매틱스 전문업체인 휴먼인터페이스연구조합(이사장 정도상)은 내년 11월을 목표로 음성인식 기반 텔레매틱스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운전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독립된 화자의 음성을 인식하는 서비스는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이 제품이 개발되면 자동차 내에서 말로 운전 경로를 설정할 수 있으며 전화, 음성, e메일, 뉴스, 날씨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에 대한 인식기능도 탑재해, 향후 음성인식 텔레매틱스 시스템의 해외시장 진출도 노려볼 수 있다.
`개방형 텔레매틱스 프레임워크'도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이 된 상태다. 개방형 텔레매틱스 프레임워크는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자동차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다양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하나의 단말기로 수신해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이 적용된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등장하면 이동통신 3사와 자동차 업체들이 제공하던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등 기존 서비스를 연동시켜 하나의 단말기에서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는 종전에 비해 서비스 및 콘텐츠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술 중복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개방형 텔레매틱스 프레임워크는 조만간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홈텔레매틱스'(홈네트워크+테렐매틱스)란 신조어도 조만간 일반화될 전망이다. 홈네트워크와 텔레매틱스의 기술이 합쳐지면서 차량 내부 단말기로 집안 홈네트워크 시스템에 연결된 가전제품과 조명, 가스밸브 등의 기기를 일괄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차량 안에서 버튼하나로 집안의 문을 여닫거나 조명을 켜거나 끌 수 있으며 가스밸브의 개폐 여부도 점검할 수 있다. 이뿐이 아니다. 이 기술은 조만간 차안에서 음성을 담은 영상 메시지를 작성해 집 안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하거나, 집에 도착한 영상메일을 차안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상용화될 전망이다.
이제 텔레매틱스는 단순한 길 안내 기능에서 벗어나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가정의 모든 정보보기를 제어하는 것은 물론 각종 콘텐츠와 온라인 쇼핑 등 e-커머스 기능까지 수용하면서 ‘정보 서비스’에서 사람을 닮은 ‘개인 비서’ 수준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 이통사와 자동차업계간 협력 활발
통신사와 완성차업계간 제휴도 잇따르고 있다.
차량 출고시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장착해 나오는 제품은 LGT-현대·기아차, KTF-쌍용차, SKT-로노삼성차의 협력구도로 시장이 전개돼 왔다.
그러나 KTF가 현대·기아차의 새 모델인 그랜저 TG모델에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르노삼성차와도 서비스를 제공키로 하는 등 1대1 협력 구도에서 다대다 협력구도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특히 텔레매틱스 산업협회 회장사를 맡은 KTF는 3월 쌍용차, 5월 현대·기아차, 상반기 르노삼성차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장 활성화를 선도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이동통신망에 관계없이 외부의 휴대폰과 텔레매틱스 단말기 간 유무선으로 연동해 휴대폰의 통신기능을 이용하되, 사업자와 관계없이 호환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모델을 준비중이어서 조만간 자동차제조사-이통사 간 협력 구도 자체가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T 가입자도 지금까지 일부 단말기 이용자만 르노삼성차의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으나 최근 전기종으로 호환이 확대돼 삼성차 구입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와 KTF 간 경쟁구도가 가열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지금까지 LG텔레콤의 2.5세 대망(cdma 2000 1x)을 통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해왔다. 하지만 텔레매틱스 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데다 속도가 따라주지 않아 파괴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KTF와 텔레매틱스 서비스 관련 제휴를 체결하면서 현대기아차는 KTF의 동기식 3세대망(cdma 2000 1x EV―DO)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의 경우 휴대전화 단말기를 통해 자체 텔레매틱스 서비스 네이트 드라이브를 제공하고 있고 르노삼성자동차 등과 제휴한 상태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를 LG텔레콤에 이어 KTF에 빼앗김으로 써 다급한 입장이 됐다. LG텔레콤도 자신의 자리를 KTF에 내준 셈이 됐다.
쌍용차는 올 2월 에버웨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KTF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현 CDMA망 중 최첨단인 EVDO 네트워크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텔레매틱스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사업을 준비중인 KT와 협력관계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