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얼마 전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리사업 규모가 천문학적 숫자인 1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재판에 회부된 사람들만도 전 해군참모총장, 전 국가보훈처장, 군 장성등 총 63명에 달해 많은 국민들이 놀라고 있다.
합동조사단이라는 문자 그대로 이번 수사는 과거와 달리 대상과 범위제한 없이 방위사업비리 전반을 종합 수사한다는 범정부적 합동수사기구라는 점에서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터였다.
비리규모가 크다고는 하나 그 구조와 행태는 부패구조의 일반적인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결고리에는 전·현직 군인뿐 아니라 방위사업청, 방산업체, 무기중개상 등이 예외 없이 참여하고 특히 해군은 최고 지휘부에 이르기까지 연결돼 있었다.
조직의 수장으로서 청렴윤리의 최후 보루이자 조직원의 업무수행과 법적, 도덕적 위반 사이의 경계를 엄정해야 할 책임자가 경계를 허물었다. 개탄스러운 일이다. 비리유형 역시 일반적인 납품관련 사기 등 재산범죄, 업무상 허위공문서작성 등 문서 관련범죄, 뇌물수수 및 공여 등이다.
비리분야를 사업내용으로 볼 때 국방전력의 근간을 이루는 방탄복, 소총 등 개인 장비는 물론,
잠수함과 해상작전헬기, 공군 전자전훈련장비 등 고가의 첨단 무기도입 사업에 이르기까지 군의 핵심 전력을 이루는 각종 장비·무기 체계 도입 과정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던 것이다. 국가안보와 방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단순히 기우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공직자,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또다시 실추됐다. 일부 언론과 전문가는 특히 방위사업 비리는 국가사회 각 분야에 걸쳐 파급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적, 매국행위와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일반범죄와 같은 수위로 처벌해서는 안 되며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근절해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일반 국민 대부분(91.4%)은 우리 사회에서 뇌물수수 공직자에 대한 처벌수준이 '낮다'고 생각하며, 한국행정연구원과 국민권익위는 부패문제 해결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부패행위에 대한 적발·처벌 강화'를 거론 중이다.
일찍이 레오나르드 다빈치는 "악을 벌하지 않는 것은 악을 행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와 공공기관, 공직자의 청렴 윤리수준은 일반 기업이나 국민들이 본받는 목표나 기대 수준이다. 국가사회 전체의 청렴윤리 수준을 엿 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비록 소수이기는 하나 비리행위가 일반사회 가치관에 크게 위배돼 여론의 비난을 받고, 나아가 공직전체의 사기와 명예에 상처를 줄 경우 조직전체의 정직성과 공정성뿐 아니라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각각의 분야에서 건전한 국가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공직자들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없다. 특히 공직자에게 높은 수준의 청렴윤리 의무를 요구하는 이유인 것이다.
이는 부패방지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에 근거해 법령 준수와 공정한 집무, 지연·혈연·학연·종교 등을 내세워 특혜를 주거나 차별하지 않는 것으로 △이권 개입 △직위의 사적 이용 △알선 △청탁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군인 복무규율 역시 청렴결백하고, 직무와 관련해 사례·증여 또는 향응을 주거나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국가개조, 역동적 혁신경제를 위한 노력의 바탕에는 도덕적 가치와 법령준수 마인드가 깔려 있어야 한다. 사실 비리행위가 자주 발생하는 조직에서는 청렴윤리 관련 프로그램들이 요란한 행사나 구호에 그치거나 책장서랍에서 잠자고 있을지도 모른다.
청렴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이를 확실한 실천으로 이끄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부귀는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부귀를 누리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우리사회에서 비리 행위를 조장하는 금전적 이익이라는 악마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청렴윤리 의지력이 시험에 들고 있는 것이다.
박종선 세종교육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