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업사이클이라고 한다. 리사이클에 업그레이드를 합친 신조어다. 많은 기업들이 리사이클에 관심을 기울였고 이것만 해도 상당히 혁신적인 가치 창조다. 그런데 업사이클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기 때문에 환경보호적인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경제활동 본연의 측면에서도 뜻깊다. 그야말로 버려지는 것(쓰레기는 0의 가치)에서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창조경제'라는 것.
아직 한국에서는 리사이클도 만개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업사이클은 그야말로 태동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재무적 배경이 탄탄하거나 구력이 오래된 기업도 아닌 역사가 짧은 사회적기업이 독립군 정신으로 업사이클 전문가 집단으로 성장한 특이한 사례가 발견돼 눈길을 모은다.
두바퀴희망자전거는 최근 공익광고로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2014년 7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젊은 기업이다.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회사의 틀을 마련한 '설립'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2011년 12월이므로 역사가 오래인 편은 아니다.
특히 이 업체는 사회적기업 인증 직후에 본지의 '사회적기업 탐방(탐방 시리즈 번호 40: 노병우 기자)'에 소개된 바 있다. 이 첫 취재 당시만 해도 이 업체는 낡은 자전거를 수리해 파는 전형적인 리사이클 업체였다. 하지만 1년만에 그야말로 괄목상대해 '업사이클 전문 회사'로 거듭나는 데 성공했다.
◆업사이클 택하고 과감하게 4명 인재 유학시켜
디자인 서적을 뒤적이면서 영감을 떠올리던 중에 기자들을 맞은 이형운 두바퀴희망자전거 사무국장은 업사이클로 한칸 도약을 꿈꾸게 된 이유에 대해 "자전거를 리사이클해 파는 것만으로는 한게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명쾌히 답했다.
"돈이 되려면 운송비 원가 등을 모두 따져야 하는데 (수익 성장에) 한계가 있다. 그런데 디자인을 가미하면 더 많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자전거가 탄생한다"는 것.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반 자전거를 재활용하면 한대 2만원이 남는다고 할 때, 페인팅하고 (새) 부품 붙이고 콘셉트에 맞는 부품 등을 투입하면 20만원을 투입하면 60만원도 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기술력과 남들을 즐겁게 해 주는 아이디어, 미적 감각이 새로운 값을 만들어 내는 셈이다.
업사이클이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영역이고 시장이 활성화된 것도 아니다 보니, 특히나 자전거 영역에 이를 시도해도 될지에 대해 처음에는 자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프라이탁' 등 해외의 업사이클 사례를 두루 공부해 보니, 자신이 붙었고 이렇게 되자 주저없이 투자를 통해 업사이클 능력을 확실히 다지기로 했다.
공부 과정에서 한국에도 적지만 업사이클의 숨은 고수들이 일부 영역에서나마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들과 협업을 꿈꾸게 됐다. 무엇보다 요긴하고 고마웠던 일은 가구 디자인 전문가인 지상화씨(팀장으로 합류 후 근무 중)가 재능을 기부하면서 기본적인 펀더멘탈이 부쩍 자라게 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그 다음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게 됐는데, 좋은 디자인이 나와도 자전거의 업사이클 사업에 본령이 되는 페인팅 기술이 부족하다면 제대로 디자인을 완성해 내기 힘들기 때문. 두바퀴희망자전거에서는 과감하게 직원들을 대전에 유학보내는 결단을 내렸다.
금년 7월 현재 기준 35명인 회사 규모를 고려해 짐작해 보면 이 당시 4명의 직원을 교육을 위해 장거리를 왔다갔다 하게끔 투자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터이다. 그러나 이때 교육을 통해 자전거에 글씨를 새기는 등 여러 기술들까지 준프로급으로 마스터하는 데 성공했다. 고급 자전거에 이니셜을 새기는 것만 해도 1만~5만원 정도의 부가가치를 생산하므로 요긴한 능력임에 틀림없고, 무엇보다 자전거 액서서리 주문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는 것을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점이 신바람나는 일이다.
50~60년 전 명품 자전거를 가져 와 복원하면 복원 비용만 200만원. 휠-클락이나 자전거 부속을 활용한 티테이블 같은 디자인 창작품도 뚝닥거리며 만들어 내는 경지에 이르렀으므로 저런 복원 등 업사이클의 전영역으로 질주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혁신팀 만드는 데서 끝? 같은 업사이클끼리 대외적 협력까지
이렇게 공부를 통해 회사 성장의 새 동력원이 된 이 4명의 조직을 내부적으로는 '혁신팀'이라고 부른다. 장기적으로는 전체 회사에서 혁신팀과 같은 업사이클로의 비중 역전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우로우나 INHOO 등 여러 업체와 힘을 모아 가방, 목재 부분 등에 대한 도움과 협력을 모색하는 점은 이런 발전 노력에 가속도를 더해준다.
자전거에 멋스러운 가방을 더해 나만의 자전거를 만드는 등 한층 더 신선한 사업화가 가능하기 때문. 특별 주문한 유일하고도 최적화된 가방을 더한 자전거에 대한 폭발적 반응이 일어날 것임은 불문가지다. 목재의 경우 각종 부품 중에서 앤티크 느낌을 요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기존의 리사이클 사업과 이제 제대로 궤도를 잡은 업사이클 양쪽을 합쳐 올해 두바퀴희망자전거가 노리고 있는 매출 규모는 3억5000만원(추정). 두바퀴희망저전거측에서는 35명이 있는 걸 감안하면 적은 금액이라고 매출과 관련해 겸양의 설명을 덧붙이지만, 그런 한편으로 노숙인 등 힘든 환경에서 산업 역군으로 거듭난 이들이 많은 조직 특성을 생각하면 주변에서 대단하다는 평가를 한다는 점까지 부인하지는 않는다.
◆"노숙인 출신이 30명선 모여 있는 자체가 대단" 극찬 듣는 기업
노숙인들의 경우 규칙적인 생활을 하거나 주변 사람과 어울려 함께 직장 생활을 하는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이미 심신 양면에서 상처를 받은 이들이 많다. 그러므로 바람처럼 떠돌아 다니는 생활 패턴에서 끝끝내 벗어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사정을 아는 복지나 재활 관계자들은 그래서 시기에 따라 다소 증감변동이 있으나 30명가량의 큰 규모로 노숙인 출신들이 '정착'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극찬을 한다.
"정착률이 50%가 넘는다"고 자평하는데, 일에만 재미와 보람을 느껴 정착하고 있는 게 아니라 자기들끼리 돈을 걷어 요즈음 유행하는 '먹방' 방송처럼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도 하고, 자전거를 취급하는 업체 관계자들답게 '라이딩'을 함께 하기도 한다. 일과 생활 모두에서 동고동락하면서 새로운 가족을 더 얻는 셈이다.
"가을부터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사업에도 참여할 요량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층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남들에게 희망을 주는 역할까지 하는 업사이클 전문 자전거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두바퀴희망자전거는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