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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은행 함께 발전하는 생산적 경쟁 주도”

산업은행 김창록 총재 신년사

허진영 기자 기자  2006.01.01 11: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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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업금융전문은행으로 기업의 구조조정 주도, 국가균형 발전 및 SOC 건설지원 등을 묵묵히 수행해 온 산업은행의 김창록 총재가 2006년을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서 “금융의 글로벌 경쟁에서 리딩 뱅크로 살아남을 수 있는 산업은행이 되겠다”고 밝혔다.

“엄격한 윤리 경영으로 신뢰를 보여주는 은행이 되겠다”고 발표한 산업은행 김창록 총재의 신년사를 들어봤다.

   
 “젊은이여, 서부로 가라.
더 이상 안락한 도시에서 어슬렁거리지 말라.
타성의 삶에 안주하지 말고
기회의 새 땅, 건강한 삶의 터전을 찾아
젊은이여 서부로 가라”

미국 서부개척시대, 한 언론인의 기고문으로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World Best 수준의 경영지표를 달성해 낸 어제의 성취, 기업금융전문은행으로서 이루어낸 어제의 위상, 국책은행으로서 우리 경제의 발전과 궤를 함께 하며 달려온 어제의 헌신에 대한 기억과는 유쾌히 작별하고 새해 새아침, 미지의 출발선상에 다시 섰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은 과거의 익숙하고 평탄한 길이 아닌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 될 것입니다.

◆ 금융산업 빅뱅 시작될 것

이제 국내 경쟁자만이 아닌 세계의 내로라하는 경쟁자들이 레이스를 함께 할 것입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많은 변화가 우리 앞에 매복해 있습니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진입은 가속화 되고 있고, 금융의 그룹화 경향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미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우리의 기업고객들은 복합화, 첨단화된 최신의 맞춤형 금융기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금융허브추진기본법 및 자본시장 통합법 제정, 퇴직연금제도 도입 등 제도변화와 규제완화의 진전은 금융권의 기존 영역을 파괴하고 금융산업의 빅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미완의 과제들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 속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내수기업과 수출기업간 설비투자의 양극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국내 금융산업은 금융의 소외영역이 없도록 후미진 곳을 들여다보는 것 보다는, 손쉬운 부문의 금융에 관심을 쏟는 실정입니다. 국민이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고, 시장이 산업은행의 새로운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산업은행에 거는 국민의 기대, 시장의 기대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지금 우리는 겸손한 자세로, 더 넓게 더 멀리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승자의 재앙(Winner's Curse)을 초래할 수도 있는 소모적 경쟁이 아니라, 기업과 은행이 함께 발전하는 생산적 경쟁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 혁신형 중소 벤처기업 지원, 첨단사업 발굴 육성할 것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올 한해 24조5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산업자금공급 목표를 세웠습니다. 자산규모 100조원 시대도 새롭게 열어나갈 것입니다.

산업자금공급의 중심축으로서 국가경제의 성장동력 확충, 지역경제균형발전, 동북아금융허브 구축 등 주요 국책과제를 앞장서 지원해야 하는 책임도 안고 있습니다.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에 자만하기 보다는 지속가능한 수익경영체제를 확고히 다져나감으로써 은행발전의 초석을 더욱 굳건히 하는 한편, 국민경제를 위한 이익의 선순환구조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저는 우리가 세운 목표와 부여된 책임의 무게를 온 몸으로 느끼며 몇 가지 당부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올 한해 공공적 역할을 선도하는 한편, 은행의 사회적 책무도 다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경기의 회복세에 불을 지피고, 미래의 씨앗을 뿌린다는 마음가짐으로 혁신형 중소․벤처기업 지원, 첨단산업 발굴․육성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특히,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도 자금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기술력 평가대출을 활성화하여야 하겠습니다.

SOC 건설 및 지역균형개발은 물론이고 남북경협 활성화에 발맞추어 기업의 북한진출을 지원하는 동시에, 축적된 개발금융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미리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금융권의 대표주자로서 금융이 국가의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고, 금융의 지평을 넓힘으로써 금융산업에 새로운 성장날개를 제시해 주는 것도 우리의 몫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산업은행만의 강점인 기업구조조정 노하우를 밖으로 가지고 나가 동북아지역 부실채권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동북아개발금융 협의체를 본격 가동하는 원년이 되도록 합시다.

◆ 글로벌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펼쳐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만큼 투자 및 국제금융과 연계한 다양한 자금공급방식을 개발하고, 차세대 융합상품들을 끊임없이 선보여야 하겠습니다.

금융관계회사와의 유기적 연계체제를 통해 종합금융서비스 제공능력을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할 자산운용시장, 퇴직연금시장, PEF 및 SOC 펀드 등의 업무도 더욱 활성화해 나가고 자본시장 발전에도 기여하여야 할 것입니다.

고객이 중심에 서는 고객감동의 경영을 펼쳐나가야 하겠습니다.

단순히 대출상품, 투자상품, 수신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은행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산업은행의 혼과 정신을 서비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손으로 만든 반도체, 자동차, 선박이 세계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일선의 힘만으로는 고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습니다.

고객이 믿고 자주 찾을 수 있도록 우선순위의 함정, 속도의 함정, 관행의 함정은 없는지
겸허히 살펴서 제도 개선에 반영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주어야 합니다.

경제연구소가 산업․경제의 흐름을 짚어내는 지혜를 주어야 하고 컨설팅 파트가 산업은행의 관문으로서 두터운 신뢰관계를 구축해 주어야 합니다.
금융공학적 차원에서 위험을 낱낱이 해부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 엄격한 도덕성으로 무장된 윤리경영

고객과의 접점에는 더 이상 영업과 후선의 구분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엄격한 도덕성과 한 차원 높은 모럴로 윤리경영을 뿌리내리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정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힘이 셉니다. 지난해 “청렴도 우수기관”, “혁신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명예를 한층 더 높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규율 있는 사람이 모여 규율 있는 사고를 하고 규율 있는 행동을 할 때 산업은행의 도덕적 권위는 높아지고, 사회의 신뢰를 확산시켜 위대한 은행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투명한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상대방의 리스크를 제대로 측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원칙이 우리를 통제하되, 그 통제가 우리를 자유롭게 해야 만이 적극적인 공격경영, 강한 경영의 추진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산은인 여러분,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는 늘 쉬운 길과 힘든 길의 갈림길에 서 있었고, 기꺼이 힘든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힘들고 위험한 길이 곧 산업은행이 살고, 우리경제가 사는 길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혹독한 먼 길을 떠납니다. 우리 산업은행에 대한 기대와 충고, 변화의 요구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할 때입니다. 파인 곳은 채우고, 갈라진 곳은 덧대고, 헐거운 곳은 조이는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 협력적 노사관계로 시너지 효과 살려야

무엇보다, 월가의 투자은행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맨파워를 갖추어야 합니다. 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핵심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설 것입니다. 조직내 선의의 경쟁문화가 뿌리내리도록 따뜻한 성과주의와 인재의 아웃소싱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크고 작은 성취를 같이 나누고 상호 신뢰하고 존중하는 협력적 노사관계는 우리 산업은행의 또 다른 저력으로 승화될 것입니다. 과거의 수직적 가치는 수평적 가치로 탈바꿈시켜서 본부간,부서간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시너지를 살려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고객을 섬기는 입장에서 편안하고 빠르고 효율적인 산업은행이 되도록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에 맞게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조직 재정비도 추진하여야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희망은 확신하는 자의 것입니다. 우리의 꿈과 열정과 도전이 숨쉬는 한 저는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

창조하는 산은인, 혁신하는 산은인, 시도하는 산은인이 되어, 국민이 인정하는 금융리더로서
세계속의 Great Bank로 우뚝 서는 날까지 전진해 나갑시다.

산은가족 여러분, 많은 도전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건강과 가정의 화목이 더없이 소중합니다. 새해에는 모두 더욱 건강하시고 가정에 평화가 넘치는 복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1월 2일  총재 김창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