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 한해 한국증시는 기록적인 한 해를 보냈다.
주식시장은 과거 번번이 안착에 실패했던 1000p를 훌쩍 넘어 1400을 바라보고 있고유가증권 시장의 시가총액도 700조원을 넘어서며 처음으로 경상 GDP 수준까지 올라갔다.
올해 증시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적립식펀드의 열풍과 코스닥시장의 부활을 꼽을 수 있다.
◆ 지루한 1000박스권 벗어나 1400 향한 행보 이어가
올초 투자자들은 종합주가지수가 1300선을 넘어설 수 있을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연초 코스피지수가 1000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지만 대우증권이 예상 지수를 1200으로 전망하는데 그쳤다. 다만 신영증권만이 1300을 초과한 1550을 예상하며 파격적인 의견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올 한 해에 코스피지수가 연신 최고치를 경신하며 많이 이들의 예상을 무색케했다.
올해의 마지막 장이 열린 29일 주가지수는 1379.37p로 종지부를 찍었다. 연초 893.71p 보다 485.66p 오른 것으로 1956년 개장 이래 50년 만에 최대의 상승폭을 이끌었다.
지난 9월 7일 1142.99p를 기록하며 지난 1994년 역사적 고점이었던 1138.75p를 넘어서 10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 10월 한 달간의 조정 기간을 거친 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마지막에는 1400P를 향해 달려가며 올해 장을 마감했다.
또한, 유가증권시장 시가 총액은 655조원으로 연초 411조원 보다 약 63% 증가하면서 증시의 몸집을 불렸다.
◆ 펀드 열풍 주가지수 상승 견인 주역
올해 적립식펀드의 열풍으로 정착한 펀드 대중화는 경제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낮은 시중 금리와 계속되는 고령화로 많은 사람들이 은행예금과 채권에서 빠져나와 간접투자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형펀드의 수탁고는 크게 늘고 실질 고객 예탁금은 줄어들면서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의 자금 이동이 확연하게 감지됐다.
전체 펀드 가운데 개인 자금 비중은 지난 2003년 말 30.6%, 2004년 말 33.8%, 지난 11월 현재 43.2% 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펀드 계좌수 증가세 역시 놀랍다. 2003년 말 360만 계좌를 약간 넘었던 것이 지난해 488만 계좌로 늘어났고 올 11월 말 현재 906만 계좌로 1000만 계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25조원대로 작년 말 8조원대에서 17조원이나 큰 폭으로 증가, 기관이 수급 주체로 부상하는데 한 몫 기여했다.
주식형펀드가 60% 이상 차지하는 적립식펀드 수탁고 또한 급격히 증가해 현재 12조원대에 돌입했다.
이렇게 증시로 돈이 대거 몰리면서 기관의 꾸준한 매수세가 가능해져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방어할 수 있었다.
올해 외국인들이 4조원 이상의 순 매도세를 유지했지만 이제 더 이상 증시가 외국인 매매에 좌지우지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 코스닥시장 숨통 트여
지난해 말 380.33p로 마감했던 코스닥시장은 30일 701.79으로 마감, 2배 가까이 오르면서 거래소 못지않은 열기로 뜨거웠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6일 747.96p로 연간최고치를 기록하면서 2002년 6월 18일 이후 3년 6개월 만에 700선을 회복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주가상승률은 81%를 기록하면서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에 등극했다.
한 때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을 추월하기도 하면서 작년 거래대금 6252억8600만원의 4배 가까이 증가한 2조4371조75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코스닥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우회상장이 급증해 상장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뤘다는 것이다.
29일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M&A에 나선 상장기업은 총 121개사로 지난해 84개사에 비해 4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의 M&A는 지난해보다 7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IT 부활하다
올 한 해 코스닥시장의 키워드는 ‘바이오’, ‘인터넷’, ‘엔터테인먼트’였다.
코스닥시장 ‘황제주’ NHN은 주당 280만원을 웃도는 사상최고가를 경신했고, '구글 효과'와 실적모멘텀까지 겹치면서 시총 4조원을 돌파했다.
구글과 NHN발 열기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엠파스, KTH, 네오위즈, 인터파크 등까지 확산되며 인터넷 열기를 후끈 달궜다.
코스닥을 달군 또 다른 주역은 ‘엔터테인먼트’다. 올 한해 이들 엔터테인먼트 대표주들의 주가상승률은 355.9%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실제 간판격인 팬텀은 이가엔터테인먼트와 우성엔터테인먼트,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 등이 우회상장하며 상반기에만 2423.2%나 뛰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말 황 교수 연구팀이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관련 논문이 발표되면서 각광받았던 ‘바이오’ 주가들은 한 해 동안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했다.
업종 주가 뿐 아니라 줄기세포 치료제와 전혀 상관없는 제약주까지 동반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엄청나게 불어났다.
하지만 지난 16일 줄기세포 연구의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제약ㆍ바이오주는 순식간에 폭락, 16일을 전후로 대표적인 바이오주인
메디포스트, 삼천당제약, 중앙바이오텍, 산성피앤씨 등이 3~4일 동안 하한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