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쉴 새 없이 피어오르는 자욱한 흙먼지, 거친 산악지대를 달리고 진흙탕을 건너는 순간이 전해주는 박진감과 짜릿함 때문일까. 오프로드(Off-road)는 남자들의 로망이다. 도심 속 온로드(On-road)를 달릴 때와는 다르게 오프로드를 거칠게 달릴 때면 꽉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까지 들 정도다.
이런 가운데 랜드로버가 레저를 담당하는 디스커버리 라인업에 새로운 가족을 탄생시켰다. 콤팩트한 차체에 온·오프로드 주행성능은 물론, 다양한 안전 및 편의사양으로 가득한 다재다능한 모델이다. 바로 소형 SUV '디스커버리 스포츠(Discovery sport)'다.
지난 28일 랜드로버는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성능을 체험하라는 취지에서 '2015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어드벤처 데이(2015 LAND ROVER DISCOVERY SPORT ADVENTURE DAY)'를 열었다.
시승코스는 경주 블루원 리조트에서 오류고아라 해변을 오가는 68km의 온로드와 경주 토함산 자락에 마련된 19.8km 길이의 오프로드 구간.
◆브랜드 패밀리 방향성 제시…넓은 적재공간 일품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전반적인 외관은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이보크를 절묘하게 섞은 느낌이며, 최적화된 볼륨 및 비율과 견고한 스탠스가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랜드로버 측은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차세대 디자인이 혁신을 통해 콤팩트 SUV의 가치를 뛰어넘었으며, 향후 디스커버리 패밀리의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전면은 클램쉘 보닛 위에 '디스커버리'(DISCOVERY)' 문구가 크게 새겨져 웅장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디스커버리 패밀리라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여기에 6각형 패턴의 메쉬 그릴과 사다리꼴 모양의 공기 흡입구는 강인한 전면 디자인을 완성했다.
측면의 C필러 그래픽은 차량의 다이내믹한 모습을 연출하는데 한몫 톡톡히 하고 있으며, 후면에 자리 잡은 스포일러는 공기흐름을 최적화하는 등 탁월한 에어로 다이내믹 효율성을 겸비했다.
무엇보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실내를 눈여겨봐야 한다. 랜드로버의 모험 정신이 제대로 투영됐기 때문이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바퀴 위치를 4개의 코너 가까이 배치시킨 설계를 통해 플래그십 모델인 레인지로버에 견줄 정도로 뒷좌석 레그룸을 확보했다.
특히 슬라이드와 리클라인 기능이 포함된 60:40 폴딩 시트는 앞뒤로 최대 160mm까지 조절이 가능하며, 1열보다 50mm 높인 스태디움형 2열 좌석으로 충분한 헤드룸까지 확보하는 등 개방감을 느끼게 했다.
트렁크의 넓은 적재공간 역시 일품이다. 이는 바로 랜드로버가 내세우는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큰 장점 중 하나다. 뒷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었을 때는 트렁크 공간이 479L, 의자를 앞으로 당기면 829L, 시트를 접으면 무려 1698L까지 넓어진다.
◆극한 도로 상황에도 '편안한 승차감' 다재다능 진가 발휘
본격적인 시승의 시작은 온로드.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2.2L 터보 디젤엔진과 최첨단 9단 자동변속기의 최적의 조화를 통해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2.9kg·m △제로백 8.9초 △복합연비 11.2km/L의 성능을 갖췄다.
온로드에서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주행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부드러움 속에서 느껴지는 강한 힘과 정숙성이 인상적이다. 저속에서 고속으로 주행할 때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내에 흐르는 고요함은 크게 변함이 없고 진동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매끄럽게 이어지는 변속감이 주행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아울러 고속으로 커브 구간을 통과할 때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만족할 만한 코너링을 선사했고, 고속으로 주행하다가 급정거를 할 때도 브레이크가 민첩하게 반응했다.
이어진 오프로드 구간은 경주 토함산 자락에 위치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며, 오프로드 구간에 들어서자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온로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시작은 자갈길로 가볍게 워밍업. 212mm의 높은 지상고와 접근각 25도, 이탈각이 31도인 덕분에 웬만한 자갈이나 돌, 심지어 크지 않은 바위 정도는 수월하게 넘어간다. 자갈길을 가볍게 통과한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이어 나타난 진흙길에서도 진가를 발휘하며 우습게 통과했다.
무엇보다 디스커버리 스포츠 차체는 가장 험난한 지형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량 알루미늄과 고장력 강판, 고강도 보론강이 적용됐다. 특히 독립구조로 구성된 서스펜션은 움푹 파인 길이나 미끄러운 흙길에서도 정교한 조향 반응을 이끈다.
이와 함께 랜드로버의 특허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시스템'이 드라이빙 조건에 따라 차량의 △스티어링 △기어박스 △스로틀·트랙션을 최적화한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일반 모드와 함께 △풀·자갈·눈 △진흙 △모래의 네 가지 지형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다음 코스는 진흙 물웅덩이였지만, 디스커버리 스포츠라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도강능력이 600mm에 이르는 까닭이다. 실제로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진흙물이 보닛을 다 덮었는데도 끄떡없이 헤치고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내리막 구간에서는 랜드로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내리막길 속도제어장치(HDC)' 시스템이 성능을 발휘했다.
HDC는 경사로에서 차량 스스로 브레이크와 엔진 토크를 자동 조절해 저속 주행(5~30km/h)을 가능하게 하며,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밟지 않은 채 스티어링 휠을 조정하는 것으로만 내리막길 운전을 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디스커버리 스포츠에는 랜드로버 모델 최초로 보행자 에어백이 채택해 탑승객을 넘어 보행자의 안전까지 책임진다. 이 시스템은 충격을 감지하면 보닛 위 작은 패널에 숨겨진 에어백이 60밀리초 이내에 작동해 보행자의 부상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한편, 경쟁모델로 아우디의 SUV인 Q5를 지목한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 스포츠 가격은 기본 트림(SE) 5960만원, 상위 트림(HSE Luxury) 6660만원이다. 이 두 모델의 경우 파워트레인은 같고 오디오시스템 등 일부 편의사양에만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