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계속되는 강추위속에 온정의 손길이 더없이 필요한 연말연시, 일부 기업체 홍보실의 빗나간 송년문화에 여기저기 울려퍼지는 구세군의 목소리가 퇴색되고 있다.
그 중 오피니언 리더층인 일부 언론과 기업홍보실의 잘못된 동업자의식(?)이 나눔의 문화를 퇴색시키고 있다.
각종 언론은 거리의 노숙자와 쪽방촌 사람들, 고아원과 양로원 등 양극화 문제를 지적하며 사회의 관심을 유도해 각계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홍보실로 돌아오면 정반대다. 언론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홍보실에선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때에 따라선 사고예방 차원의 화끈한 술자리도 마련된다.
문제는 외환위기를 초래하고 국가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던 기업이나 국민혈세로 세워진 공공기업의 도덕성 상실이나 얄팍한 상술이다.
경영실패에 따른 부도사태로 수많은 직원들을 거리로 내몰고 국가경제를 도탄에 빠뜨린 과거를 망각한 채 일부 기업의 홍보실은 도를 넘어선 술판까지 벌였다.
한 자동차업체는 최근 출입기자들과의 송년회와는 별도로 몇몇 방송기자들과 세팅해 시내의 한 횟집에서 도가 넘은 술판을 벌였다. 거나한 술판이 이어지며 접대부까지 동석해 술값이 자그마치 수백만원에 이르자 한 임원은 도망치듯 자리를 피하는 해프닝도 연출됐다.
기업의 소식을 알려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 보면 언론사와의 만남과 씀씀이는 생산적 경비로 간주돼 왔지만 도가 넘은 술판 자리는 거리에 내몰린 노숙자와 실직자들에겐 분노를 살 수 있다.
또 국내 최대규모인 L제과는 연말을 맞아 빼빼로데이 이벤트로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자 이웃돕기 참여 명분으로 추첨에서 당첨된 응모자로부터 상금의 30%를 떼낸 돈으로 이웃돕기를 했다며 생색을 내며
보도자료까지 내는 법석을 떨었다.
한 주류업체 홍보실 직원도 언론사와의 송년모임 이후
수일동안 고생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또 경제부처 산하의 모 공기업은 동남아 지역의 발전설비 착공식 일정을 연말에 맞춰 출입기자들의 항공료와 숙박 및 체류비 수천만원을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건설이나 원전건설 반대 등 현안이 있을 때 언론기관의 해외시설 견학 등에 여행과 여흥이 빠지지 않았던 관행들이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져 소외계층이 듣는다면 탄식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기업들의 이웃사랑 성금 행렬이 이어지는 반가움 속에 한해의 끝자락에 벌어지고 있는 일부 기업홍보실의 빗나간 행동이 한푼 두푼 정성을 담아내는 거리의 자선냄비를 부끄럽게 하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