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권세 움켜쥔 순천청암대 2세 총장 '학교 뿌리째 흔들'

박대성 기자 기자  2015.03.10 10:01:4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사학 설립자 2세의 교비횡령과 성추행 의혹으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전남 순천 청암대학 재단 측이 학생들의 피켓시위를 방조했다며 교수 3명을 감봉 2개월 징계처분한 효력이 상실됐다.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위원장 성삼제)는 청암대 재단 측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모 학과 김모 교수(55) 등 3명에 대한 '감봉2월 처분 취소청구' 소청에서 "감봉처분을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교원의 징계 및 고충에 대한 소청을 심사하는 교육부 산하기관이다. 앞서 소청심사위원회는 소청심사를 요청한 교수 3명과 대학 측 관계자를 불러 양쪽 입장을 청취한 뒤 대학 측의 징계사유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소청심사위는 결정문에서 "재단 측이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고 또 청구인(교수)이 학생들의 피켓시위를 방조했거나 진정서를 작성해 학내·외에 배포했다는 등의 징계사유가 증거가 없는 등 모두 인정되지 않으므로 교수들에 대한 징계처분은 부당하다"고 결정했다.

이에 앞서 청암대 재단 측은 작년 8월11일부터 9월19일까지 총 7회에 걸쳐 총장실 앞에서 벌어진 학생들의 피켓시위를 방조하고 시민단체(순천YWCA)에 제보했다며 교수 3명을 징계처분하는 동시에 이 중 1명은 재임용까지 탈락시켰다.

대학 측은 소청심사위의 징계효력 취소결정이 내려지자마자 해당교수 3명이 소속된 학과에 대한 특별자체감사를 벌여 △공금횡령 △유용 △공무상 배임 △청렴의무 위반 △품위손상 △성실의무 위반 등의 징계사유가 발생했다며 3명 모두 직위해제를 결정해 보복논란이 일고 있다.

청암대 재단(학교법인 청암학원)은 고(故) 강길태 설립자가 지난 1954년 간호고등기술학교로 개교한 대학이다. 설립자를 이어받아 2011년 4월 취임한 설립자의 장남이자 일본 오사카 출신 강명운 총장(68)이 학교를 운영하면서 교비횡령과 성추행 등의 온갖 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교직원들은 강 총장이 일본에서의 직업이 교육과는 무관한 매춘업(터키탕)과 빠찡코(슬롯머신) 사업에 종사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재단 측으로부터 직위해제를 당한 이모 교수는 검찰 고소장에서 "지난 2013년 8월께 같은과 교수들과 함께 노래방을 갔는데, 강 총장이 옆자리에 앉히고 속옷을 풀고 심지어는 5만원 지폐를 속옷에 찔러넣는 등 씻을 수 없는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적시했다.

현재 재단과 총장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친위세력과 징계를 당한 소수의 교수들 간 갈등이 첨예화되는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자퇴서를 제출하고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등 학교운영이 파행으로 흐르는 상황이다.

이 학교 간호과 졸업생 박모씨(53·여)는 "강길태 설립자는 여학생들을 딸처럼 여기며 사랑으로 돌봤는데 2세들이 학교를 망치고 있다"며 "전문대학들이 학생모집이 어려운 판국에 이 지경으로 만든 총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사퇴를 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