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일부 계열사의 등기이사 자리에서 최근 물러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경영승계작업이 본격화 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등 사임 배경에 다양한 해석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IMF 이후 처음으로 지난 19일 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코리아세븐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으며, 앞으로도 롯데산업과 롯데캐논 등 5, 6개 계열사의 등기 이사에서도 추가적으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그룹측 “지분법 평가대상 불이익 피하기 위해 사임”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공동 등기임원을 유지할 경우 계열사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돼 지분법 평가대상에 오를 수 있는 만큼,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이사직을 사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이창원 롯데그룹 홍보담당 이사는 이날 한 언론을 통해 “지난 7월부터 지분법에 대한 유권 해석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이 여러 계열사에 등기 이사로 있을 경우 지난 7월부터 지분법에 대한 유권해석이 바뀌어 ‘지분법 평가대상’에 해당돼,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관련 계열사의 수년 전 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신 회장이 현재 20개 계열사 등기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만약 신 회장의 사임이 가속화된다면 롯데쇼핑과 호텔·칠성 등 10여개의 계열사에만 등기이사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신회장이 코리아세븐 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에 대해 “전문 경영인의 자율 경영을 강화한다는 차원”이라고 롯데측의 설명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신동빈 부회장 체제 구축 수순’ 의견 지배적
현재로서는 ‘신동빈 부회장 체제 구축을 위한 수순’이라는 의견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2세 경영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는 신 회장이 IMF 이후로 한번도 계열사 이사직에서 물러난 적이 없다는 점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러나 “2세 경영체제로 가기 위해 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은 아니다”며 세간의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신 회장이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코리아세븐은 신동빈 부회장이 지난 99년 창업한 회사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그룹 사령탑인
정책본부장에 신부회장을 임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