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립순천대학교가 최근 총학생회장 선거 과정에서의 결함을 이유로 선거무효 후 재투표를 결정하고서도 돌연 무투표 당선인을 공고해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순천대 총학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위)는 지난 12일 '당선인 공고'를 통해 2015학년도 제31대 총학생회장에 '기호 2번' 방모씨(4년)가 무투표 당선됐다고 공고했다.
중선위 측이 방씨를 새 총학회장 당선인 공고한 것은 공고일인 12일 이전에 '기호 1번' 이모씨(4년)가 후보자직을 사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선거 없이 '기호 2번'을 당선인으로 알렸다는 것.
중선위 측은 '학생회 선거 시행세칙'에 후보자 사퇴할 경우에 대비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공직선거법을 준용해 무투표 당선인을 공고했다고 첨언했다.
순천대 중선위는 전임 집행부가 총사퇴하고 단대별로 2명씩 추천돼 총원 8명으로 새로 구성된 선거관리기구다.
그러나 재선거를 준비했던 '기호 1번'과 '3번(출마예정자)' 측이 중선위 측의 일방적인 당선인 공고결정은 세칙에도 없는 월권행위라며 전면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세칙 제9장 34조 '당선의 기준'에는 '1/2 이상 투표에 최다 득표자로 한다' 등의 규정만 있을 뿐 동점자나 재선거에 대한 세칙이 없는 것도 학생회 선거의 혼란을 부르는 요인이다.
지난달 하순 2차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때 기존 1, 2번 외에 추가후보를 받아 재선거를 치르겠다는 말을 듣고 출마를 준비해온 제 3의 후보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출마에 대비한 제 3의 출마예정자 양모씨(3년)는 "중선위 측이 올해 안에 총학선거를 끝낸다면서 2차전학대회 때 추가후보를 받아 재선거를 치르기로 한 약속을 뒤집고 12일 일방적으로 '기호2번' 당선공고를 했다"며 "선거를 준비한 입장으로서는 황당하고 어이없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기호1번' 이모씨도 가세했다. 그는 "중선위 측이 추가후보를 받아 재선거를 치른다고 해서 '누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후보들과 상의도 없이 당선인을 공고했다"고 분노했다.
더불어 "중선위실에 찾아가 편파적이라며 언성을 높이고 항의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10일 새벽 쯤에 문자로 사퇴를 통보했는데 중선위 측이 이를 빌미로 당선자를 공고했다"고 날을 세웠다.
기호 1번 측은 교내게시판에 중선위 측의 결정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며 다수의 학생들을 상대로 호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립을 지켜야 할 중선위원들과 '기호 2번' 측이 같은학과 출신 일색이라며 결탁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중선위 측은 이 같은 반대 측 주장에 대해 재선거를 실시하려던 참에 '기호1번'이 사퇴해 재선거를 치를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도 총학선거를 내년으로 이월시키는 것보다는 연말까지 마쳤으면 하는 의중을 내비쳤다. 총학선거에 드는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아 일부 반발에도 당선인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중선위 측의 논리다.
중선위원장 김모씨(4년)는 "총학선거의 세세한 규정이 세칙에 없어 법학과 교수님들의 자문을 구해 공직선거법에 준용해 적용했을 뿐"이라며 "당선인에 대한 세칙이 명시되지 않았다면 중선위 회의를 통해 당선인을 정할 수 있다"고 맞섰다.
2개월째 학생회장 선거로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는 대학본부 측은 학생회 자치권을 존중해 총학선거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시종 견지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