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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집중조명-<4>리모컨과 컴퓨터가 모든것을 제어

갈길은 멀지만 국내 203개 업체가 큰 관심

조윤성 기자 기자  2005.12.26 12: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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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집안에 있는 모든 전제품이 서로 연결돼 리모컨이 하나로 통합되는 날이 옵니다. 그 속에서 TV와 개인용컴퓨터(PC)를 중심으로 가정이 하나의 미디어센터가 되는 것입니다.”(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현재의 데스크톱과 엔터테인먼트 PC의 기능은 모두 노트북컴퓨터로 통합될 것입니다.” (크레이그 배럿 인텔 회장)
   

정보기술(IT) 및 전자산업 분야의 두 ‘거물’이 내다보는 미래의 세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세상은 머지않아 현실화될 것이다.

휴대폰으로 금융 결제를 하고, 음악을 듣는 다는 것도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임을 감안할 때, 디지털 시대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우리 곁으로 다가왔음을 알 수 있다.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겨졌던 디지털 기기의 네트워크화가 눈앞에서 펼쳐졌다.
 
21세기 초입 세계 전자·정보기술(IT)업계의 화두 는 디지털 기기간 ‘컨버전스(융합)’.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 덕분에 디지털 컨버전스는 이미 친숙한 용어가 됐지만 아직 생활 주변에서 이를 실감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컨버전스의 총아, 홈네트워크 시대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보통신부와 관련 업체들이 싹을 피워 온 홈네트워크 시범사업이 2005년 하반기에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홈 네트워킹(Home Networking)이란 용어상으로 보면 가정(Home)과 장비들간의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망구성(Networking)이란 두 가지 용어가 합쳐진 말이다.

즉, 가정에 있는 모든 장비들을 연결하여 서로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족 구성원이 자신의 현재 위치에 관계없이 (가정 내의 위치 또는 가정 밖의 위치에 무관하게) 가정 내 장비를 제어하거나 통신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거실에 앉아서 잠자리에 든 아이들 방의 불을 끈다거나, 외출하다가 도시가스 밸브를 열어놓은 것이 생각나면 휴대폰으로 가스차단기를 작동시키는 등 일상생활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단순한 가전기기 원격운용 정도로 생각한 다면 큰 오산이다. 홈네트워크 서비스는 이를 포함해 사람이 없어도 집을 지켜주고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기 전 냉난방 시설을 작동해 활동하기 가장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준다. 자동으로 음악이나 조명을 설정 해주어 거주인을 출근시간에 맞게 깨워주기도 한다. 몸에 이상기운이 느껴질 때마다 일일이 병원에 갈 필요도 없다.

단지 시스템만 작동하면 된다. 담당 의사 시스템과 연결돼 건강 체크도 해준다. 간단한 처방을 받을 수도 있다. 커다란 TV 화면을 이용해 게임을 즐기거나 PC에서 내려받은 영화를 TV 를 통해 즐길 수도 있다. 디지털TV 기술과 연결되면 홈쇼핑을 시청하다 즉석에서 구매 요청을 할 수도 있다. TV에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면 노래를 주문형 오디오(AOD) 형태로 내려받을 수도 있다.

◆정부, 2007년까지 2조원 투입… 업계도 브랜드마케팅에 총력

홈네트워크는 정보통신부가 추진중인 IT839전략의 하나로, 정부는 2007년까지 국내 전체가구의 61% 수준인 1000만 가구에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홈네트워크 산업은 특히 통신ㆍ방송ㆍ건설ㆍ가전ㆍ솔루션 등 연관산업이 광범위해 생산ㆍ고용 등 신규 수요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통부는 2003년부터 KT와 SK텔레콤 컨소시엄을 주사업자로 시범사업을 진행해 현재 2단계 사업을 펼치고 있고, 건설ㆍ전자 등 관련업체들도 신규 아파트 시장 등을 중심으로 홈네트워크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의 홈네트워크 시범사업 등에 힘입어 홈네트워크 시장이 성장기에 본격 진입함에 따라 KTㆍ삼성전자ㆍ서울통신기술ㆍ대림I&S 등 홈네트워크 관련업체들은 시장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브랜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홈네트워크 시장이 성장기에 돌입하면서 `홈엔' `홈비타' `이지온' 등 홈네트워크 브랜드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 홈네트워크 시범사업자인 KT는 지난해 6월 홈네트워크 통합브랜드인 `홈엔'을 출시하고, 건설ㆍ홈오토메이션 업체들과의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홈네트워크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 7월부터 25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홈네트워크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공세적 마케팅을 진행중이며, 신규 아파트 단지 및 대단위 U시티 지역 건축물 등을 대상으로 홈네트워크를 집중 보급함으로써 홈엔을 홈네트워크 대표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홈네트워크 전문업체인 서울통신기술도 `이지온(EZon)'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타워팰리스 등에 홈오토메이션 서비스를 제공중인 홈네트워크 선발업체로서의 이미지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이지온은 `Easy'와 `ON―Line'의 합성어로, 편리한 디지털 주거문화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서울통신기술은 홈오토메이션 중심의 서비스를 홈네트워크로 발전시켜 이지온 브랜드를 통해 서비스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삶을 의미하는 비다(vida)에서 차용해 활력있는 삶을 의미하는 `홈비타'(Home Vita)라는 브랜드를 통해 통신서비스, 통신 장비, 반도체, 디지털가전, 멀티미디어 기술력을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와 정보 중심의 홈네트워크 사업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LG전자는 홈 오토메이션 업체인 한국 하니웰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자사 홈네트워크 브랜드인 홈넷(Home Net)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갈길은 멀다... 세계수준과 2년의 격차

한국의 홈네트워크 기술이 세계 수준과 약 2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속전력선통신(PLC) 등은 이미 세계 정상권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부 플랫폼 및 지능형 미들웨어 분야는 원천기술도 확보하지 못하는 등 기술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에 따르면 홈네트워크의 핵심인프라인 유무선 및 홈 센서 기술 등이 세계 정상권과 아직 2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 유무선 홈네트워킹 분야에서 최근 2∼3년간 비약적 기술발전을 나타냈지만 정상권과는 약간의 거리를 보였다.

세계적으로 유선에서 200Mbps급 이상 PLC, 홈백본용 광 홈랜 기술의 중요성이 확산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20Mbps급 고속 PLC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수준이다.

200Mbps급 PLC 시제품이 이미 개발돼 1년여 격차를 드러냈으며 UWB 시스템온칩(SoC) 등의 기술은 외국과 2∼3년의 격차가 있다는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홈플랫폼 기술 및 지능형 정보가전 기술은 세계 최고의 상용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및 ETRI 등에서 통신방송 융합 홈서버를 상용화한데 이어 개방형 서비스 프레임워크 기술도 상용화 단계에 있는 상황이다.

홈 센서기술의 경우 아직 높은 해외 의존도를 보였지만 순수 국내 기술도 외국과 2년여 격차로 좁혔다.

그러나 지능형 미들웨어 분야의 경우 세계 수준과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IBM·마이크로소프트·소니 등은 유비쿼터스 홈 환경 구축을 위해 홈 센서 및 상황 적응형 미들웨어 기술을 개발 중이다. 디지털리빙네트워크연합(DLNA) 등 기기간 상호 운용성 보장을 위한 표준 경쟁도 심화하고 있지만 국내 기술은 빈약한 수준.

TTA 관계자는 “한국은 표준 미들웨어 구현 능력은 우수하지만 유비쿼터스 홈을 위한 상황인지 기술의 경우 이제 개념 정립 단계로 유비쿼터스 컴퓨팅 핵심·원천 기술이 미비하다”라고 평가했다.

◆국내기업, 홈네트워크에 기대 크다

올 상반기 한국홈네트워크산업협회가 국내 전자 및 건설 등 관련업계 525개 업체를 대상으로 홈네트워크 투자 및 주력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전체기업 525개업체중 203개 업체가 홈네트워크 사업을 준비중에 있다고 밝힌바 있다.

국내 기업 40% 정도가 홈네트워크 사업을 진출하거나, 검토중이다.

홈네트워크에 거는 국내 기업들의 기대가 크다는 반증인 것이다.

지난해 홈네트워크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조 1500억원 규모였으나, 향후 매년 2배 이상씩 성장하는 시장으로 보았다. 작지만 커질 수 밖에 없는 시장, 홈네트워크에 대한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가 바라보는 홈네트워크 시장은 2004년 1조1514억원 규모에서 올해 2조3254억원, 내년에는 5조 7597억원, 2007년 10조 9882억원 규모로 매년 두 배이상 급신장한다.

초기에는 인프라와 기기 중심으로 늘어나다가 향후 서비스 시장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지면서 홈네트워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는 이를 위해 2002년 815억원, 2003년에 2137억원, 2004년에는 2557억원을 투자해왔다. 특히 전기, 전자 정보통신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된 올해에는 약3331억원 가량이 투자됐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