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더욱이 지난 4일부터 시작된 호남지방의 폭설은 엄청난 재산피해와 함께 국민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겨울 날씨의 특징이라는 삼한사온이 아니라 15한 0온이라고도 표현할 만큼 연일 영하 10도 안팎으로 이어지는 추위가 이어진다.
한강 물도 예년보다 20여일 정도 빨리 얼어붙었다는데, 이런 때일수록 목 넘김이 따뜻한 한 모금의 오뎅 국물이 생각나고 가슴 짠한 소식이 더욱 그리워진다.
‘사랑의 온도계’라는 것이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사랑의 체감온도탑’이라는 것을 만들어 우리의 이웃사랑을 온도계의 눈금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100도가 되는 목표액(1205억)의 100분의1인 12억500만원이 모일 때마다 온도계의 눈금은 1도씩 올라가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온도탑이 처음 세워진 200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00도를 넘어 펄펄 끓던 이 온도계가 올해는 좀 더디게 오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23일 현재 62.5도를 가리키고 있다. 2,3일 만에 20도나 오른 것이다. 대기업들이 큰 액수를 기부하면서 온도가 꽤 상승했다는 기사를 읽기도 했다.
올해 개인의 성금이 적은 것은 유난히 추위가 강해서 우리의 몸과 마음까지 둔하게 만든 것인지, 어려운 주머니 사정에 차마 손 내밀 수 없기 때문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매서워진 추위만큼 이웃에 대한 마음도 커지면서, 앞으로 곧 우리가 나누는 체온은 쑥쑥 올라갈 것을 믿는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우리 이웃에게 가장 절실한 겨울철 난방은 사랑의 체온이다. 우리 이웃들은 대기업에서 나눠주는 성금과 성품도 중요하지만 바로 곁에 사는 이들이 십시일반 모은 정성에 더욱 감격한다.
그것은 연례적인 연말 행사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지켜온 우리 사회의 덕목인 나눔과 정이기 때문이다. 요즘 거리에 나가면 유동인구가 많은 곳마다 빨간 구세군 냄비와 종소리가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얼마전 우리당 충북도당에서는 그 동안 지역별로 흩어져 활동해 오던 봉사모임을 하나로 만들어 ‘열림나눔 봉사단’ 발족식을 가졌다. 또 매달 한 차례씩 갖는 ‘전 당원 봉사의 날’을 맞아 청주의 모 종합사회복지관에 다녀 올 예정이다.
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찜통 더위에 숨이 막힐 것 같아도, 그 때마다 고생할 이웃을 한 번씩 더 생각하시는 고마운 분들과 함께 말이다.
어쩌면 연말이면 등장하는 광장 앞에 놓인 온도계의 눈금보다 1년 내내 훈훈하게 이어지는 우리의 온정의 온도가 얼마나 되는지가 더 의미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섭씨 100도로 팔팔 끓어오르는 열기를 희망으로 기대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왜냐하면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이기 때문이다. ‘고맙습니다. 겨울은 언제나 저희들을 겸손하게 만들어주십니다’라는 기형도의 시처럼, 겨울이기 때문이다.
약력
◆17대 국회의원(열린우리당-청주 흥덕을-건설교통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