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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밤이 제일 긴 날…동짓날과 팥죽 이야기

유래 및 세시 풍속기 진단

김세린 기자 기자  2005.12.22 09: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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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e-사상계] 동짓날 먹는 팥죽, 벽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늘은 12월 22일, 동지다. 동지는 24절기의 하나로써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옛날 과부시어머니와 남편이 군역 나간 며느리가 살았는데 과부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콩 한되를 주고 밤새 세도록 해 긴긴밤 잡념을 없애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 동지의 어원

동지는 24절기의 하나로써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24절기는 태양력에 의해 자연의 변화를 24등분하여 표현한 것이며, 태양의 ‘황경(黃經)’이 270도에 달하는 때를 ‘동지’라고 한다.

동지는 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께 들면 ‘노동지’라고 하는데, 이는 동지가 드는 시기에 따라 달리 부르는 말이다. 올해는 노동지에 해당되므로 동지죽을 쑥다.

◆ 동지의 유래

동지는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어 음(陰)이 극에 이르지만, 이 날을 계기로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 양(陽)의 기운이 싹트는 사실상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다.

중국 ‘역경(易經)’에는 태양의 시작을 동지로 보고 복괘(復卦)로 11월에 배치했다. 따라서 중국의 주(周)나라에서는 11월을 정월로 삼고 동지를 설로 삼았다. 이러한 중국 책력과 풍속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옛 사람들은 이 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경사스럽게 여겼다. 이것은 동지를 신년으로 생각하는 고대의 유풍에서 비롯된 것으로써, 전통사회에서는 흔히 동지를 ‘작은 설’이라 하여 설 다음 가는 경사스러운 날로 생각했다.

그래서 옛말에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라는 말이 전해졌다.

◆ 동지의 세시풍속

중국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공공씨(共工氏)의 재주없는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서 역질(疫疾) 귀신이 됐는데, 그 아들이 생전에 팥을 두려워해 팥죽을 쑤어 물리친 것이다” 라는 기록이 있다.

이것은 다분히 후대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며 팥죽의 축귀(逐鬼)기능에 대한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동지팥죽은 계절식이면서 동시에 벽사축귀(僻邪逐鬼)의 기능이 있다.

팥은 붉은 색깔을 띠고 있어서 사악(邪惡)한 귀신이나 기운을 물리치는 힘이 있는 것으로 믿어 역귀(疫鬼)뿐만 아니라 집안의 모든 잡귀를 물리치는 데 이용되어 왔다. 이러한 점은 음양사상(陰陽思想)의 영향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즉 팥은 붉은 색으로 “양(陽)”을 상징함으로써 “음(陰)”의 속성을 가지는 역귀나 잡귀를 물리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경상도 지방에서는 팥죽을 쑤어 삼신.성주께 빌고 모든 병을 막는다고 해 솔잎으로 팥죽을 사방에 뿌린다.

경기도 지방에서는 팥죽으로 사당에 차례를 지낸 후 방을 비롯한 집안 여러 곳에 팥죽 한 그릇씩 떠놓기도 한다. 또 지방에 따라서는 전염병이 유행할 때,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한다.

한편 동지에는 동지팥죽과 더불어 책력(冊曆-천체를 측정하여 해와 달의 움직임과 절기를 적어 놓은 책. 역서, 일종의 달력)을 선물하던 풍속이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