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e-사상계] 2005년 우리나라 경제를 돌아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올해 무역규모는 사상최초로
5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주가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참여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확실히 바로 잡겠다’며 오랫동안 공들여 마련한 8.31 부동산 대책은 최근 입법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며 전면 무효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로 인해 강남의 부동산값이 다시 꿈틀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IMF이후 매년 반복되는 우리 사회 화두가 되고 있는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도 전혀 해소되지 못한 채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 경제현실 상징 지표 주가 1300대 돌파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기쁨은 바로 ‘주가 1300대 돌파’일 것이다. 주가는 우리 경제지표를 나타내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12월 1일 KOSPI지수(종합주가지수)는 1300선을 돌파했다. 9월 26일 1206.41을 기록하면서 1200선을 돌파한 지 35일 만에 1300선 고지를 뛰어넘은 것이다.
사실 지난 3월 ‘주가 1000시대’를 부르짖을 때만 하더라도 향후 주가가 더 오르리라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전문가들도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전망이 크게 엇갈렸다.
한국 증시는 1989년과 1994년, 1995년, 1999년에도 1000선을 넘었으나 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번번이 1000선 아래로 미끄러져 내렸다.
그동안 한국 경제가 높은 수출의존도로 인해 외부 충격에 취약해 변동성이 심한 데다, 기업의 투명성 결여와 북한 문제로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저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골드먼삭스 측은 “3월 15일 한국 증시가 3~4년 안에 두 배로 올라 종합주가지수가 2000에 도달할 것” 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드디어 종합주가지수가 9월 26일 1200선을 돌파, 바야흐로 1300대를 맞이하며 한국 증시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된 것이다.
특히 무역규모가 5,0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주가 역시 고공행진을 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무역규모가 5000억 달러를 돌파한 주요 선진국 중 돌파 당시 주가가 2000P 미만이었던 나라는 그 후 주가 상승률이 무역규모 신장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무역규모가 1조 달러를 돌파할 경우 최소한 3000P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0년까지 2,800선 상승 예상
주가가 1,000 이 안됐던 미국은 이후 주가 상승률이 무역규모 신장률을 두 배 이상 앞질렀으나 부동산 버블로 인해 주가가 3만8000이 넘었던 일본은 무역규모가 두배 이상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오히려 4분의 1로 떨어져 대조를 나타냈다.
한국의 무역규모 5000억 달러 돌파시점에 맞춰 본지가 주요국의 5,000억 달러 돌파시점 무역규모 및 주가와 지난해 무역 규모 및 같은 해 11월30일을 기준으로 한 주가추이를 비교한 결과 이처럼 드러났다.
지난 81년 무역규모가 5,000억 달러를 돌파한 미국의 경우 그해 11월30일 다우존스지수는 888.98을 기록했다. 미국의 무역규모는 이후 급증, 지난해엔 2조3,454억 달러를 기록해 470% 가량 성장한데 비해 다우존스지수는 지난해 11월30일 1만428.02를 기록함으로써 같은 기간동안 무려 1,173%나 급등했다. 주가 상승률이 무역규모 신장률을 두배 이상 크게 앞지른 셈이다.
지난 87년 무역규모가 5,000억 달러를 넘어선 독일은 당시 11월30일 DAX 30이 1,022.80이었던데 비해 2004년엔 무역규모가 1조6,323억 달러로 326% 증가했고 주가는 11월30일 4126.00으로 같은 기간동안 403% 뛴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역시 무역규모보다 주가상승률이 소폭 앞선 셈이다.
95년 5,000억 달러의 무역규모를 달성한 프랑스도 지난해 9,515억 달러로 183% 성장한데 비해 주가는 CAC 40이 95년 11월30일 1,828.28에서 지난해 11월30일엔 3,573.75로 195% 성장, 역시 주가 상승률이 무역규모 신장률을 앞질렀다.
그러나 영국은 무역규모가 95년 5000억 달러 돌파당시 FTSE지수가 무려 3664.30으로 미국 독일 프랑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상승률이 무역규모 신장률보다 한참 뒤처졌다. 9년 동안 무역규모는 5,000억 달러에서 8075억 달러로 61% 급증했지만 주가는 28% 오른 4703.20에 그쳤다.
특히 일본은 부동산버블로 인해 무역규모가 5,000억 달러를 돌파한 1990년 11월에 꼭지점인 3만8957.40을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했으며 무역규모가 1조2000억 달러를 넘어선 지난해 11월30일엔 1만899.25까지 폭락, 같은 기간동안 무려 72%나 떨어졌다. 결국 버블은 언젠가는 꺼진다는 진리를 보여준 셈이다.
무역규모만을 감안한 주가수준을 비교해볼 때 2005년 5000억 달러를 돌파한 한국이 10년 후에 1조 달러대에 올라선다면 주가수준이 비슷한 독일을 벤치마킹할 경우 코스피지수는 최소 2500~3000P까지 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증권연구가 위문복씨는 “98년 코스피지수가 280.00까지 내려간 것을 감안해 엘리어트 파동이론에 의한 목표주가를 산출할 경우 2010년 2800까지 예상되기 때문에 10년 후 3000포인트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무역규모 5000억 달러 달성 세계 12번째로 10대 경제강국 진입
무역규모 5000억 달러 달성도 올해 경제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이는 세계 12번째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 들어섰다. 반도체 1위, 선박건조량 1위, IT제품 3위, 자동차 생산량 6위 등이 무역규모 5,000 억 달러를 주도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 간다면 7~8년 안에 무역규모 1조 달러 달성도 무난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차세대 성장 동력을 어디에서 찾느냐이다. 황우석 교수사태로 생명공학이 위기를 맞고 있는 등 곳곳에서 우리나라의 발목을 잡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사회 빈부격차-경제 양극화 주범 땅, 땅
“하늘이 두 쪽이 나더라도 부동산만은 확실히 잡겠다.”
7월 17일 국회의장 초청 5부 요인 만찬에서 8.31부동산 정책에 대해 언급하며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한말이다.
이것은 사회 불로소득을 없애 사회정의를 실현하겠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천명인 셈이다.
8.31 대책이 마련된 지 3달이 지난 지금, 결코 ‘하늘이 두 쪽 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정부 여당의 ‘입법의지’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만 두 동강 나버렸다.
‘이번만큼은 당리당략을 떠나 조속히 처리하자’고 합의했던 8.31부동산대책 후속입법이 최근 여야간의 입장차이로 다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12월 1일 김수현 청와대 국민경제 비서관은 “시간이 없다. 조금이라도 약한 곳을 찾아 떠도는 400조원이 넘는 단기자금이 있다. 더 이상 부동산과 같은 비생산적인 곳에 돈이 몰려드는 일이 없어야 하고,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실기하는 순간 무력화 된다”고 조속한 국회 입법을 촉구했다.
오늘도 ‘투기’할 곳을 찾아 떠도는 막대한 자금들이 열심히 코를 벌름거리며 투기냄새를 맡고 있다. 그들이 맡는 냄새는 바로 ‘정부의 정책 누수’로부터 흘러나온다.
이런 때 일수록 정부의 강력한 입법의지만이 우리 사회에 뿌리깊이 퍼져있는 부동산 불패 신화를 깨고 ‘부동산=투기’라는 공식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우리사회 영원한 화두…양극화
2월 16일 보건사회연구원의 국민의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63.5%에 이르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가‘매우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정부로서는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노 대통령은 2월 25일 국회 국정연설에서 사회 양극화 해소를 역설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최소한 돈이 없어 병원에 못가고 끼니를 걱정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3월 15일 한덕수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속적인 안정성장을 이루려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인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사회의 양극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수출과 내수 등 경제 전 부문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양극화가 결정적으로 심화된 것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부터다.
우리나라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 10분위 배율(상위 10% 계층의 소득을 하위 10위 계층의 소득으로 나눈 값)은 97년 6.98%에서 지난해 9.30%로 급등했다.
◆절대 빈곤율 작년 4.9%로 96년 비해 두배 급상승
빈곤율도 높아져 임금근로자의 절대 빈곤율은 96년 2.5%에서 지난해에는 4.9%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비정규직 규모는 노동부 기준으로 2001년 364만 명에서 올해는 548만 명으로 급증, 정규직을 앞질렀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1년이 넘도록 국회에 표류 중인 비정규직법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노조간의 첨예한 대립 때문이다.
11월 22일 서울에서 열린‘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사회지출과 경제성장’이란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에서 미국 피터 린더트 교수(캘리포니아주립대학·경제학)는 “1980년대 이후 OECD 국가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소득 재분배가 국가 생산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계량경제학적 증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양극화 문제로 고민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성장이냐 분배냐’를 따지는 지난한 논쟁을 그만 둘 때가 되었다. 양극화 문제는 결국 승자 독식 사회의 지양은 물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 한 발짝 씩 물러서 양보할 때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