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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우도 해녀들의 삶”

이성은 ‘해녀’사진전···11일까지 문화일보 갤러리

김훈기 기자 기자  2007.03.02 16: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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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2000년부터 8년여 동안 제주 우도에서 해녀들의 일상사를 앵글에 담아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성은의 첫 번째 개인전 ‘해녀’ 사진전이 11일까지 문화일보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사진전에서 이성은은 제주 우도의 자연환경과 함께 해녀들의 생활과 무속·마을 공동 작업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수중촬영도 마다하지 않은 시진 속에는 우도의 풍경을 뛰어넘어 매순간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해녀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숨비소리, 천진리, 2003(사진제공=사진가 이성은)>
미술평론가 정진국은 “사진 속에서 그녀들은 강인하고 초인적이라는 신화와 통념 같은 것들과 다르게 정답고 나약해 보인다. 또 거칠다고 하기엔 고운 편이지만, 곱다고 하기엔 사뭇 거칠어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부지런히 일하고, 아픔을 부득부득 견디고, 바쁘면서도 느긋하며, 그렇게 함께 어울려 사는 우리네 이웃 아주머니들을 닮았다”고 평하고 있다.

정진국의 말처럼 이성은의 사진 속 해녀들은 우도의 거친 바람을 맞으면서도 인형 같은 엉뚱한 포즈를 취하거나, 작전을 끝내고 노을 속에 귀환하는 백전노장의 해병들처럼 감상적인 멜로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한다.

때로는 트럭 위에 올라탄 채 무심한 미소를 던지거나, 사진가 앞에서 어색하게 전신을 돌리며 앞뒤로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어색함 속에서 정겨운 몸짓을 지을 때에도 우도의 해녀들은 어쩔 수 없는 이웃들인 것이다.

   
<물질하는 해녀, 조일리, 2000(사진제공=사진가 이성은)>
사진가 이성은은 작가노트에서 “우도에서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은 해녀로 태어나는 것이었다. 열 살 전후로 놀이 반, 일 반으로 시작한 물질은 한평생 고단한 일상으로 이어졌다. 오랜 물질로 시달린 아픈 몸으로 걸어 다니기 위해서는 유모차에 의지해야 했다. 더는 움직일 수 없는 몸이 되었을 때에야 물질을 그만 두었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도 바다를 떠나지 않았던 바다의 장인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문화일보 기획의 ‘해녀’ 초대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11일까지 문화일보 갤러리(02-3701-5755)에서 열린다. 5일에는 사진전 개막을 겸한 ‘숨비소리’ 출판기념회가 예정되어 있다. 부산 영광갤러리에서의 사진전은 4월24일~5월6일.

   
<상군 강순열(1950년생), 조일리, 2006(사진제공=사진가 이성은)>
사진가 이성은(李誠恩)은 1968년 경상북도 후포에서 태어나 경일대 사진영상학과와 이화여대 디자인대학원(사진디자인 전공)을 수료했다.

2001년에는 전국 마라톤 현장을 함께 뛰며 찍은 ‘즐거운 고행’(Geo, 2001.8)을 취재했으며, 2005년에는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지인 경산코발트폐광 유해 발굴 현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단에서 영남지역 민중의 초상 ‘어제와 오늘’(눈빛, 2006)을 촬영했으며, 환경재단의 그린포토 페스티벌 ‘물오르다’(월간사진, 2006) 전국 순회전에 참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