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인의 눈이 메말라 가고 있다. 중증(重症)의 안구건조증에 시달리는 국내 성인 인구가 3명 중 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여성의 경우에는 10 명중 6명이, 남성은 10명 중 4명이 중증의 안구건조증을 가지고 있어, 안구건조증이 노년기 눈 건강의 최대 걸림돌인 것으로 지적되었다.
이 결과는 중앙대 용산병원 김재찬 교수팀이 18~ 59 세의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국내에서 안구건조증의 유병률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사는 안구건조증 진단기준의 하나인 OSDI (Ocular Surface Disease Index)를 근거로 하였다. ODSI 는 안구건조증의 12가지 증상 중, 환자가 경험하고 있는 증상의 숫자에 따라 질환의 경중도를 분류하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그 중 8가지 대표증상을 가지고 실시하였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75% 가 안구건조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중증의 환자도 전체 조사대상자의 32%에 달했다. 중증의 안구건조증 환자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았으며 (남성: 25%, 여성: 38%), 연령이 높을수록 중증의 안구건조증 환자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대28%,30대 27%,40대30%,50대50%)
특히 여성의 경우 50대를 기점으로 안구건조증이 급격히 증가해, 2~40 대의 경우 중증의 안구건조증 환자가 10 명 중 3명꼴로 나타난 반면, 50 대에서는 10 명 중 6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폐경 이후 안드로겐의 분비가 감소되어 분비가 감소되어 눈물의 생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안드로겐은 남성호르몬의 일종으로 눈물 생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에서는 여성에 비하여 안드로겐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분비량이 감소해도 눈물 생성에는 영향을 덜 미친다.
한편, 안구건조증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최근 6개월 이내에 병원을 방문해 치료한 적이 있는 환자는 19%였으며, 중증 환자의 경우에도 30%에 불과해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 대해 김 교수는 “증상이 심각한 안구건조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각막궤양이나 각막미란과 같은 각막손상의 위험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최근 안구건조증은 단순한 눈물마름증이 아닌 염증성 질환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안구건조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레스타시스와 같은 약물도 나와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은 우리 눈을 보호하고 눈의 활동을 돕는 눈물막의 기능장애로 인해 생기는 질환이다.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눈에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안구 표면에 염증반응이 야기되어 눈물샘의 기능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유발된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평상시에는 눈이 건조하고 모래알이 들어간 것과 같이 뻑뻑하지만 빛과 바람, 연기 등의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유 없이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경우도 많다.
김 교수는 “요즘처럼 황사가 심한 계절에는 황사 먼지로 인한 각결막상피세포의 손상으로 안구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다. 황사로 인해 생기는 알레르기 결막염 역시 안구건조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외출할 때는 보호안경을 통해 황사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외출 후에는 손을 꼭 씻어 증상을 예방하도록 한다.”고 당부했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생활습관의 개선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으로는 ▶ 가습기를 사용하여 실내 습도를 60%로 맞춰 눈물의 과도한 증발을 막을 것 ▶ 평소에 물을 자주 마셔 건조증을 완화할 것 ▶ 먼지나 매연이 심한 곳에 외출 할 때는 보호 안경을 쓸 것 ▶ 황사가 심할 때는 콘택트렌즈 사용을 자제해 각막을 자극하지 말 것 ▶ 컴퓨터 작업이 많은 사람은 평소 눈을 의식적으로 자주 깜빡여 눈마름을 예방할 것 ▶ 평소 손을 잘 씻고 먼지가 많은 곳에서는 눈을 만지지 않도록 할 것 ▶ 건조한 증상이 심할 때는 따뜻한 수건으로 눈을 찜질하여 증상을 완화할 것 등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