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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코오롱 노사갈등, 결국 물리적 충돌로

최봉석 기자 기자  2005.12.19 03: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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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표적인 화섬업체 (주)코오롱이 올 초에 이어 또다시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면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결국 노사가 물리적으로 충돌, 이 과정에 사측이 고용한 용역경비원에 의해 일부 조합원이 부상을 당한 사실이 19일 뒤늦게 알려졌다.

(주)코오롱은 지난 7월 노조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사측이 고용한 용역경비원들에 의해 사측의 구조조정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던 노조측 선거운동원들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지역 노동계가 성명을 내며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주)코오롱 노조는 19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사고 당시 노동자들이 폭행을 당한 사진을 전하면서 지난 16일 코오롱 경북 구미공장 노조원들이 발전기와 휘발유를 노조 사무실에 반입하려다 이를 저지하는 사측 경비원들과 충돌을 빚어 노조원 공모(41)씨 등 6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 사측 경비원 중 일부도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조측 주장에 따르면, 회사는 노조측이 발전기와 휘발유 10리터를 실은 차량을 몰고 노조 사무실로 들어오려하자 “비품 반입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며 저지했고, 회사 물품도 아닌 노조 물품의 출입에 반입증을 요구한 사측의 행동에 격분, 이를 저지하던 용역 경비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는 것이다.

작년 12월부터 인적 구조조정에 착수해 지난 2월까지 전체 직원의 38%를 감원했던 (주)코오롱은 지난 7월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정투위) 부대표로 활동하던 최일배씨가 조합원들의 지지로 10대 위원장에 당선됐으나 선거 과정 자체에 의혹을 제기하며 이를 무효로 규정한 상태다. 

또한 노조 위원장인 최일배씨 앞으로 지난 10월 “위원장을 사칭하지 말라”는 요지의 ‘위원장 사칭 및 부당행위 중지 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등 노동조합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 “명백한 지배개입이자,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부당행위”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조 위원장 선거 전까지만 해도 노조에서 필요한 물품은 곧바로 노조 사무실로 통과가 가능했는데,  사측이 노조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사사건건 노조의 행동에 딴지를 걸어오며 노조를 괴롭히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조는 “노동조합 봉고차량 및 위원장 업무용 차량까지 뺏어가는 파렴치를 넘어서 노조의 물품까지도 간섭하는 안하무인의 작태에 분노가 폭발했다”며 “인내의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 “막가파식 부당노동행위” 분노 폭발 본관 앞서 무력충돌까지

노조는 그러나 “본관 앞의 무력충돌이 잘한 행동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막가파식 부당노동행위들을 서스럼없이 자행한 회사 또한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조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주)코오롱과 노조측의 이 같은 충돌은 지난 7월 노조 위원장 선거 뒤 처음있는 일로, 향후 노사 관계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돼 회사가 노조를 대화상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주)코오롱 노조는 지난 16일 제10대 노조 위원장선거와 관련, 회사측이 노조 선관위원들을 매수하고 협박해 당선무효라는 어이없는 결과를 발표했고, 재선거를 치루기 위해 ‘Re-E 전략’이라는 비밀 문건을 제작, 배포했다”고 주장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