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동가 (오륜스님), 그림= 김진두
[프라임경제] 깜짝 놀란 그녀가 재빨리 벗어 놓은 잠옷을 집어 들고는 가슴과 배를 가린다..
“아유 더워, 좋았어?”
“네!”
힘없는 그녀의 말투에서 하와이를 몇 번이나 갔었나 보다 하고는 넌지시 농을 걸었다
“또 할까?”
“몰라요!”
눈을 흘기며 싫지가 않다는 표정으로 휴지를 집어 들고는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또 하와이에 가도록 하고 잠깐 눈을 붙이자!”
“그러세요!”
그녀는 말이 무섭게 주전자의 물을 한 컵 마시고는 다시 품안으로 파고든다. 살며시 껴안은 상태에서 이내 그녀의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들으면서 눈을 감았다.
커다란 구렁이가 내 몸을 칭칭 감고는 다른 먹이를 먹어 치우고는 입을 벌려 나에게 다가 오는 것을 보고 소름끼치도록 놀라 눈을 뜨니 그녀의 팔이 내 가슴 위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잠을 자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빙그레 웃으면서 생각했다. ‘이 여자는 처녀가 아니었구나!’ 하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지가 않았다.
‘여자는 착하고 명랑한데 어쩌다 그랬을까, 하기야 요즘 여자들 자전거만 타도 처녀성이 파열된다고들 하니까 알 수가 없지 뭐.’ 라고 좋게 해석을 하고 이 생각 저 생각 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세면장의 물소리도 나고 옆방 아가씨들의 기침소리, 라디오 소리에 이어서 순자 씨의 목소리도 불현듯 들린다.
“인정 많은 아저씨가 한세상 살아온 길….”
“언니, 언니 이 노래가 안방 아저씨가 작곡한 노래지유?”
아마 TBC 아침방송 ‘달려라 하이웨이’ 프로에서 노래가 나오고 있구나 생각했다. 시계를 보니까 12시가 넘었다. ‘정오의 휴게실’ 이겠구나 하고 일어나려는데 옆에서 인기척이 있었다.
“일어났어요?”
“응, 미스 연은 좀더 자, 있다가 내가 깨울게!”
“아니예요! 일어날래요!”
일어나려는 그녀의 몸을 옆으로 안으면서 이불 위에 갑자기 덮치듯 하며 꼭 껴안은 채 뒹굴었다.
“어머나!”
힘없는 그녀도 덩달아 같이 뒹굴 수밖에 없자 갑자기 놀라며 외마디를 내지르는 것이었다.
다시 입술을 포개고 살도 맞대며 끌어안은 채 뒹굴다가 그녀의 배를 내가 누른 상태에서 시간이 좀 흘렀다고 느낄 순간, 그녀가 힘이 들었든지 어느새 막심을 내 한바퀴 뒹굴어 내 배 위에 올라 와 있었다.
“있다 하자!”
밖에서 와당탕! 거리는 소리가 신경 쓰였다. 나도 몰래 몸을 풀었다.
“미스 연! 이불 푹 눌러 쓰고 자는 것처럼 하고 한동안 있어 화장실 갔다 올게!”
“알았어요!”
이불을 눌러쓰는 것을 보고 밖으로 나왔다. 순자 씨가 머리를 감고 있었다. 양철물통에다 밤새 연탄불에 올려놓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을 찬물에 썩어서 둘러쓰는 것이 보였다.
등허리를 굽혀서 머리를 감는데 순자 씨의 맨살이 허리까지 들어나 있었다. ‘추운데 맨살을 들어내고도 춥지가 않은갗 생각하고 나서야 헛기침을 했다.
“어흠!”
“어머나, 일어나셨시유!”
엉겁결에 옷매무새를 고치며 약간 고개를 숙이면서 한쪽으로 비켜선다.
“아니, 괜찮아요, 작은 것이니까 밖에서 볼일 볼 테니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요!”
슬리퍼를 신고 옥상으로 나왔다. 해가 뜨기는 떴는데 구름에 가려있다.
‘오늘 같은 날 일만 없으면 푹 잤으면 좋겠다.’ 생각하고는 쓰레기통 옆에다 볼일을 보고 손을 벌려 국민보건체조 하듯이 앞으로 뒤로 옆으로 뒤로 흔들어 보다가 ‘발이 시려 안 되겠구나!’ 하고 들어왔다.
“아저씨 조금 전에 아저씨 노래가 나왔어요.”
수건에다 머리를 말리면서 빙긋이 웃으며 말하는 얼굴에 화장 끼가 없으니 착하고 순수하게 보이면서 소박하게 느껴졌다.
‘화장을 안 해도 예쁜 얼굴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요, 많이들 애창하세요.”
“참, 나 어제 밤을 꼬박 새워 지금부터 한잠 잘 테니 그리 알고 볼일들 보세요.”
“아침식사는 하고 주무셔야죠?”
“괜찮아요, 친구랑 같이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겨우 안심시켜 놓고 방으로 들어왔다.
“누구예요?”
이불을 눌러쓰고 있던 그녀가 이불을 벗으며 말을 건다.
“응, 옆방에 세 들어 사는 아가씨들인데 호스테스야, 사람들이 착하고 인정이 많아 한 식구같이 지내고 있어.”
“그래요”
눈망울이 커지는 그녀의 폼이 조금은 의아해 하는 눈치인 것 같았다.
‘염병할! 벌써부터 질툰가?’ 알아듣지 못할 소리로 중얼거리면서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왔다.
“네…?”
“아무것도 아니야.”
얼버무려 놓고는 오른손을 뻗어 잡히는 대로 만지작거렸다.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면서 ‘처녀로써는 젖꼭지가 조금은 크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 자신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언니, 일어나 밥 먹어유!”
‘한 아가씨가 늑장을 부리나 보다’ 고 생각하면서 또 등산을 시작했다. 정상에 올라 ‘엎드려 뻗혀’ 를 몇 십번이나 했을까….
그녀는 ‘끙끙’ 거리며 ‘엄마, 아버지’ 를 몇 번이나 찾았다.
“이제 그만해요, 아파요!”
나지막이 힘이 빠진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몸을 풀고는 하산을 했다. 주전자 물을 한 컵 마시고 일어서려는데 현기증 같은 느낌이 들면서
아랫도리가 휘청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