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경영도 예술이죠” 기타치는 CEO

[인터뷰] 안철수연구소 바톤 김철수 사장

이윤경 기자 기자  2005.12.17 14:23:1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안랩의 양 철수로 불리던 김철수 사장을 16일 Isish Pub View에서 열린 송년 프레스 세미나에서 만났다.

안철수랩의 김철수라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다음 사장은 배철수?

◆ ‘배철수’도 울고 갈 음악인 ‘예술경영’

동남아 순회 공연, 아니 동남아 3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철수 CEO는 피로감 탓인지 까칠한 모습이었다. 올해의 사업 성과와 내년의 목표를 담담히 발표하는 그를 지켜보며 인터뷰 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 김사장이 무대에 오르더니 기타를 메는 게 아닌가! 리드 기타, 김철수! ‘지잉~’ 기타 연주에 감탄 또 감탄.

   
  공식 행사 후 김철수 사장이 활동하고 있는 직장인 밴드가 높은 수준의 공연을 펼쳤다. 김 사장(오른쪽)이 리드 기타를 맡아 숨겨진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거칠은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를 연주하는 그는 단연 기타 ‘고수’였다. 이 수준급 밴드 덕에 성사된 계약도 여러 건이란다. ‘경영도 예술’이라는 그의 철학이 와 닿는 순간이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홍익대학 앞 모 클럽에 갔다가 우연찮게 결성된 밴드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어려서부터 악기를 좋아해 17살 프로 기타선수로 등극할 만큼 그는 준비된 연주자였다.

기타연주와 작곡이 취미인 그는 지난해 사내 종무식 때도 안랩 직원들과 함께 ‘안랩 올스타즈 밴드’를 결성해 멋진 공연으로 직원들의 갈채를 받은 바 있다.

내내 미소를 띠고 연주하는 모습에서 IT 업계 큰손 다운 여유와 젊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성향은 달라도 마인드는 하나

안철수 사장은 여러 이미지가 있었다. 바둑을 공부하기 위해 바둑책만 50권 읽은 이야기, 의학 박사 출신이면서 컴퓨터 전문가로 100억달러를 달성한 사명감 있는 CEO, 그리고  ‘바른 말 하기’ 취미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김철수 사장은 어떨까? 스트레스 푸는 법만 봐도 알 수 있다. 안철수는 책, 김철수는 음악. 안사장이 학자풍의 이미지라면 음악을 연주하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김 사장은 활발하고 적극적인 사람이다.

그렇다면 공통점은? 철수라는 이름(영어 이름도 같은 Charles) 말고도 그 지향하는 마인드, 즉 사명감이 닮았다.

2002년 IT SW시장을 알고자 일본 현지에서 7개월간 머물던 그는 한국을 얕보는 일본의 태도를 참아낼 수가 없었단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상업회사가 성공하겠냐는 말에  이를 갈았다” 며 “현재 스파이웨어 제품으로 일본 마켓 세어 1위를 차지했다. 오히려 일본의 미성숙 시장을 뚫은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 온라인 게임 종주국의 자존심 지킨다

김 사장은 이어 “최근 방문한 말레이시아 시장에서의 대우가 참 좋았다. 높아진 기업의 위상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을 이었다. 비록 담담한 음성이었지만 자부심이 베어 나왔다

“처음 취임하면서 500억 원 달성하겠다고 하니 안 사장님이 말리더군요. 지금 현재 집계는 안됐지만 430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내년 목표는 630억 원 돌파입니다.”

중국, 일본, 동남아를 찍고 북미, 남미, 유럽에 이르기까지. 국내 기업으로 머물 수 없는 안랩은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

각국의 굵직굵직한 기업들과 손을 잡고 있으며, 앞으로는 현지 법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안랩의 해외 매출이 국내 그것을 앞지르는 시점은 약 2년 후. 

거침없이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벌 기업 안랩의 사령탑인 그의 행보가 새해에도 창대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