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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충청지역 지방은행입니다”

충청사업본부 캘린더 제작, 사이트에 공식 등록

임경오 기자 기자  2005.12.16 18: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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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하나은행이 충청지역 향토은행인척 위장하기 위해 편법적인 상호를 사용해 물의를 빚고있다. 특히 이 상호를 통해 충청지역 시도금고를 선점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어 큰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법인은 하나의 상호만을 사용하게 돼있는데 하나은행은 두개의 상호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주간 시사지인 월요신문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충청사업본부에 대해 마치 그 지역 연고의 은행인 것처럼 위장하기위해 ‘충청하나은행’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는 검색사이트에도 버젓이 충청하나은행을 공식사이트로 등록해 놓았다. 이에따라 향토은행도 아니면서 향토은행 행세를 해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 충청하나은행 명칭 사용 캘린더 배포

게다가 충청하나은행’이라는 명칭을 버젓이 사용한 달력마저 배포하고 있어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하나은행측은 이와 관련해 “마케팅의 일환”이라며 일축하고 있어 문제의 중요성 마저 인지하지 못한 듯이 보여 윤리의식 마저 실종된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 출범을 통해 하나은행은 발빠른 행보를 보이며 선진금융문화 정착의 캐치플레이를 일선에 내걸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이익을 찾기 위해서라면 편법적인 상호 사용도 불사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관계자들은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는 ‘충청하나은행’이란 상호를 사용하며 충청권 전역에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은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이미 모든 보도자료나 지난 6월의 자동징수대회 캐치프레이즈등에도 충청하나은행이란 상호를 쓰는 등 공공연하게 사용해왔다.

지난 1998년 충청은행을 합병한 하나은행은 지역민들의 울분을 달래기 위해 합병 초창기부터 곧바로 하나은행이나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신 편법상호인 충청하나은행을 사용한 것이다.

 

◆ 도금고 5500억원 관리 특혜 주장도 

특히 합병 이후 간판, 보도자료, 홍보용 팸플릿 등 많은 문서에 충청하나은행의 상호를 사용해 향토 은행임을 자청했다는 전언이다. 이러다보니 하나은행이나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라는 상호 대신 ‘충청’이라는 지역명을 강조하며 향토은행임을 내세워 많은 혜택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에따라 최근엔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금융업계 일각에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의 ‘충청하나은행’ 상호 사용에 대해서 금융감독원에 고발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 지역 금융기관 관계자는 “하나은행측이 유령상호 사용으로 지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많은 혜택을 보는 것이 사실”이라며 “처음 시작도 하나은행이었으니 하나은행이 직접 나서서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하나은행의 충청사업본부가 충청하나은행이란 편법상호를 사용한 것은 다분히 정략적인 의도가 있다”며 “이런 문제들이 조속히 풀리도록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에 대한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하나은행측은 ‘충청하나은행’이라는 상호의 사용이 문제 될 것게 없다는 반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역민의 정서를 감안한 일종의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 하나은행  “지역민 정서 감안한  마케팅 일환”

특히 최근 2006년도 홍보 달력에 충청하나은행이라는 편법상호를 대 놓고 사용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 금융업계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충청하나은행이란 있지도 않는 상호에 여전히 미련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달력을 보니까 아예 이제는 드러내놓고 충청이란 상호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당한 양의 달력이 이미 배포가 됐다면 하나은행 측에서 하나하나 찾아서 모두 회수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달력을 통해서 다시한번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의 얄팍한 상술을 엿보게 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그는 “이렇게 자기 멋대로 상호를 사용하는 도덕불감증에 빠진 은행에 시도 금고를 맡기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하나은행은 자진해서 시도금고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충청남도는 도금고 기금관리(약5500억원 규모)기관으로 하나은행을 선정해 이 같은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금감원 “지역연고은행인 것처럼 상호 사용하는 것은 문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는 문제가 제기되기 전에 달력이 배포된 일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본점과 다르게 인쇄가 됐고 이미 배포가 된 상태라서 수습이 어렵다는 것. 하나은행 관계자는 “내년도 홍보용 달력은 모두 7만9000부가 인쇄돼 80여개 지점을 통해서 이미 배포가 됐다”며 “본점 하나은행과는 다르게 인쇄한 것이 그렇게 됐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런데 최근 하나은행 충청지역본부는 취재 이후 간판에서 ‘충청’이라는 단어를 철거하고 택시나 버스 승강장에 부착시켜 놓아던 광고판을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 자체에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철거를 했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충청사업본부의 충청하나은행 상호 사용과 관련해 “마치 지역 연고은행인 것처럼 상호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 진정이나 고발 등이 접수되면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에 대해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