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e-사상계] 교과서 포럼은 지난 13일 “교육부 학습 자료가 대한민국 건국을 해방 직후 미군정과 일부 정치세력에 의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사건화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를 두고 교과서 포럼과 교육부 관계자 및 역사교과서 집필자인 한국교원대학교 김한종 교수 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교과서포럼은 2004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이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좌익편향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생겨난 단체로 금년 초에도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교과서 포럼에 의해 논란이 되는 자료는 교육부가 국사편찬위원회에 의뢰하여 현행 국정 ‘국사’ 교과서의 내용을 토대로 개발한 교사용 참고자료다.
“대한민국 헌법 안 가르쳐” vs “초중등 교육과정에 대한 몰이해"
교과서 포럼은 “대한민국 국제와 대한민국 임정헌장만 학습 자료로 선택하고, 대학민국 헌법은 가르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의 관계자는 “대한민국 헌법은 사회, 정치, 법과 사회 과목에서 자세히 가르치고 있다”며 “초중등 교육과정에 대한 몰이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대한민국 건국을 해방직후 미군정과 일부 정치세력에 의한 대한민국 정부수립 정도로 사건화 했다는 교과서포럼의 주장에 대해 그는 교과서 포럼이 전체 맥락을 잘못 해석했다고 밝혔다.
“건국을 정부수립 정도 단순화" vs "단지 시간순서에 의한 기술”
또한 그는 단지 대한민국 발전이라는 전체 단원에서 광복 직후 국내 정세를 서술하는 과정에서 정부수립의 순서에 의해 기술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국교원대 김한종 교수도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은 한국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사건임에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통일정부가 수립되지 못하고 남북에 별개의 정부가 수립되어 분단이 된 것을 문제 삼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답했다.
교과서 포럼이 제시한 한국인의 이념적 선택을 ‘극우반공독재에 대한 순응’으로 폄훼한 것에 대해 김 교수는 “지난날 독재정치 속에서 살아간 것을 국민들의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고 권력에 어쩔 수 없이 눌려 지낸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만약 그것이 국민들의 순수한 선택이라면, 6월 항쟁과 같은 사건이 일어났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극우 반공독재에 순응 폄훼” vs “그러면 6월항쟁 왜 일어났나”
게다가 박정희 정부 시기의 경제성장에 대한 공과(功過)는 이미 숫하게 논란이 된 상황에서 박정희 정부 시기의 경제성장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만 서술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근현대사의 쟁점 이해를 위하여 제시한 ’권두논문‘ 중 한국의 역사에서 독립운동, 민주화운동 등이 있었는가 하면, 황민화 운동, 반공독재 등도 있는 등 반세기 동안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고 서술했다. 본문에는 같은 시기 ‘획기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했다’고 명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사는 광복이후의 정치사 총 5 페이지 중에서 1/2쪽 가량만 서술하고 경제, 사회, 문화사 부분에서는 전혀 서술하지 않고 부정적인 서술만을 부각했다며 ‘사실 왜곡’을 주장했다.
학습자료의 양적 비중이 꼭 역사적 비중을 뜻하지는 않을 것
그는 “학습 자료라면 교사들이 잘 알지 못하거나 가르치는데 필요한 내용들을 넣었을 것”이라며 “학습 자료의 양적 비중이 꼭 역사의 비중을 뜻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공연한 트집거리가 아닐까요”라고 답했다.
반면 그는 근현대사 사회사가 지나치게 운동사 위주로 서술되어 있는 것은 문제라는 데는 교과서 포럼과 입장을 같이했다.
김 교수는 “그것이 학생들의 흥미를 잃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운동사 위주의 사회사 서술을 바꾸어야 하는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국사교과서가 아래 예시한 것과 같은 운동만 쓰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애국계몽운동, 3.1운동, 민립대학설립운동, 물산장려운동, 문맹퇴치운동 등 사회 상층부나 우익 민족주의자들이 주도한 운동도 쓰는데 교과서포럼의 내용은 마치 민중운동과 사회주의계 운동만 서술하고 있는 것 같이 주장 한다”고 반박했다. 더불어 사회사 서술의 특징에 대해 잘못 해석했다고 말했다.
"근현대사 역사학자가 독점 vs 원하면 다음엔 교과서포럼이 집필"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근현대사 서술을 역사학자가 독점하고 있다는 교과서포럼의 주장에 대해 “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는 국정이고 고등학교 국사교과서의 근현대사 서술은 소략한데다 교사들이, 중학교 국사교과서의 현대사 부분은 정치학자가 집필하였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근현대사는 검정교과서다. 교과서포럼도 원한다면 다음번 검정 때 교과서를 내면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