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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신기루 쫓는 ‘차이나 드림’, 더 이상 안 될 일

프라임경제 기자  2007.02.06 09: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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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글로벌 시대를 이끌어 갈 중국 유학..중국에서 자녀의 미래를..’

일간지에서 흔히 봤을 만한 중국유학 광고의 홍보성 문구이다. 열 살배기 아이들이 부모의 손에 이끌려 중국으로 보내진다. 10년 뒤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점쳐지는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익혀 우리 아이들이 중국의 미래 잠재력을 이용하기를 희망하는 마음들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로 인해 빠져나가는 막대한 자금은 물론이요, 기러기 아빠와 중국 내 청소년 탈선 등 크고 작은 사회 문제들은 이미 가정을 넘어 사회와 국가의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일명 ‘차이나드림’을 위해 봇짐을 싸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2008년 북경올림픽,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 계획은 중국 경제를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급부상시킬 호기로 평가되면서 국내에서는 중국 펀드 투자 열풍을 불러왔고 그에 따라 장밋빛 미래만을 그리며 한국인들의 조기 유학 붐을 불러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 당국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서 뚜렷이 나타나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중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학생들이 매년 20~25%씩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전체 외국인 유학생 중 40% 가량이 한국인 학생들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미 북경에만 머무르는 한국 유학생들의 수가 1만 여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유학비로 연간 1,000만원씩만 사용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우리가 입는 경제적인 손실은 막대하다고 하겠다.

사실, 한국 유학생들이 중국으로 향하는 것은 중국의 언어와 문화 습득에 대한 미래가치가 높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국 등에 비해 저렴한 유학비용과 입학수속 절차가 쉽다는 제도적, 경제적인 이점은 같은 동양 문화권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과 가깝다는 지리적인 장점과 함께 부모님의 자녀 조기유학 결정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내 가계와 국가의 재정적인 부담은 앞서 언급한 기러기 아빠 등의 가족문제 뿐 아니라, 점차 증가하는 교육비에 대한 부담감으로 급기야 ‘저 출산’이라는 현상으로 이어져 우리나라의 미래에 위험 신호가 켜지는 등 많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중국 내 유학생들의 모습이 모두 부모님들의 기대감과 일치하지는 않다는 점에 있다. 어린 나이에 유학 간 아이들이 흔히 겪는 문화적 이질감과 혼자라는 현실에서 오는 상대적 빈곤감은 크고 작은 일탈 행위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후죽순 격으로 몰려드는 한국 유학생들을 상대로 빈번한 사기와 절도 등의 문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 유학생들을 활용할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해외교육 방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기업은 저 임금과 복지 등 처우가 국내 기업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그렇다고 국내기업을 가자니, 국내 기업들은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공부한 학생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이들의 채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중국 유학생의 경우 한국에서 공부한 학생들보다 영어 실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중국어 실력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고 말한다. 사실 중국어를 익힌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중국의 교육 시스템은 국내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학교 가운데는 한국 유학생들의 수준을 감안해 보통 교육 수준보다 낮은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하니 전혀 타당성이 없는 말은 아닌 듯싶다.
즉, 중국 유학생의 경쟁력 문제와 이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과 인프라기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향후 중국과의 경쟁과 활발한 교역을 위한 전문인을 육성해봤자 아무런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로 인한 경제적인 손해와 가족 구성원 해체라는 문제는 어떻게 극복할 것이란 말인가.      

그렇지만 이러한 우려와 염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통해 세계를 가슴에 담으려는 사람들은 더욱 더 증가하고 있다. 향후 중국경제의 성장과 국제사회에서 국가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른 파급력을 활용해 국익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들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모든 희망들은 따스한 가정 안에서 바른 정체성과 가치관을 확립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통합적 사고 능력을 함양해 이를 다양한 언어적인 능력과 함께 발휘할 수 있을 때야 가능한 일임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기초공사가 제대로 안된 건물은 수년이 지나지 않아 결국 붕괴돼 인명 피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모든 문제를 개개인이 해결할 수는 없다. 국가의 정책이 바로 서야하고, 담당기관들이 사회 구성원들의 욕구와 이의 효율적 실현의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행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식이 모든 문제의 해결을 밖에서만 찾으려고 든다면, 어느 국가와 사회도 이를 해결하고 극복할 대안을 마련할 노력을 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단순히 조기유학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최근 초중등부 프랜차이즈 고려이스쿨 등이 진행하고 있는 일련의 캠페인처럼 중국 내 교육을 우리의 교육 목적과 정책, 그리고 개개인들의 욕구와 접목시켜 국내에서 시스템화하고 국제적인 인재를 양성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차이나 드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문상주

약력 : 현) ㈜고려교육 회장/ 비타에듀(주.고려이앤씨) 대표이사
          (사)한국학원총연합회·한국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청소년지도육성회 총재
중화고려대학교(중국 북경) 이사장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 1,2기 위원

교육부 중앙교육심의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