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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태원 ‘투명경영’ 뒤에 숨겨진 이익편취

SKT 내부거래 중단이 진짜 투명경영

이철원 기자 기자  2005.12.15 1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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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행복경영, 투명경영을 화두로 내건 SK그룹이 겉으론 투명경영을 외치면서도 안으로는 총수지원을 위한 계열사간 내부거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태원 회장이 그토록 강조해온 투명경영은 “무늬만 디지털, 경영은 아날로그 수준”의 붕어빵식 총수경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 사외이사는 거수기 겉만 ‘디지털 ’ 속은 ‘아날로그’

특히, 경영권 위기를 넘긴 뒤 사외이사 비율을 크게 늘렸지만 견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는 저버리고 회사를 위한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SK그룹은 SK텔레콤과 SK C&C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 지배권 강화에 앞장섰다는 비판 속에 SK텔레콤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또다시 SK C&C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인 SK C&C와 ‘3년간 시스템 유지 장기공급계약(계약금액한도 6000억원)’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턴키 방식의 아웃소싱 범위를 축소했다는 것.

SK텔레콤은 SK C&C와 SK로부터 서버 등 IT 자산과 차량을 494억 3770여만원에 사들이고 SKC&C와 ITSM(System Maintenance)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1월부터 2008년 12월 31일까지 3년동안 계약금액은 최대 6000억원까지 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이에따라 SK그룹은 ‘무늬만 디지털, 경영은 아날로그식’이라는 비판속에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없는 ‘붕어빵식 총수경영’이란 느낌이다.

◆ SKT 그럴싸한 변칙통해 총수지원 앞장

이번 SK텔레콤 이사회 결정은 겉으로 보면 계약기간이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계약까지 파기하며 계약금액도 줄여 투명경영을 가속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전혀 딴판이다.

SK텔레콤은 지난 98년 SK C&C와 2008년까지 1조원 한도내에서 10년간 아웃소싱 계약을 맺은 지 불과 5년만인 2004년 4월 계약한도인 1조원을 초과해 더 이상 계약유지가 불가능해지자 계약조건 변경으로 3년간 최대 6000억원을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SK텔레콤의 매출비중이 45.72%를 차지할 만큼 전폭적인 지원 아래 SK C&C는 매출액이 94년 24억원에서 10년 뒤인 2004년 938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분의 절반을 차지(44.5%)해 개인회사에 가까운데다 비상장 회사여서 이익의 대부분이 최회장 주머니로 들어가 주주와 직원에 돌아갈 이익을 최 회장이 가로채고 있는 셈이다.

화려한 포장속에 숨겨진 총수지원, 붕어빵식 총수지원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면 무리한 기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