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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늘 그대로네요~’

김해동 코치 기자  2012.06.28 14: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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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 덕에 얻는 칭찬  대기업이란 곳에서 30여년을 근무하다 고위임원으로 퇴임한 지가 올해로 벌써 5년째다.

누구나 그렇듯 필자가 살아온 울타리가 주로 과거 직장이다 보니 종종 옛 직장 후배들을 만나는 일이 생긴다. 자주 만나는 사람도 있지만 어쩌다가, 정말 몇 년 만에 마주치는 후배도 있다. 그런 지인들의 한결같은, 그리고 참으로 고마운 첫 마디가 있다.

“아이구, 대표님, 그대로시네요.” “어쩜 현직에 계실 때와 음성이나 모습이 그대로신가요?”

놀래는 기색까지 보여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한 술 더 떠 “비법이 무어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현직에서 은퇴한 뒤 급속히 변해가는(혹은 늙는) 게 흔한 현실이다 보니 이런 질문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 마치 과거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이 곳간 쇳대를 며느리에게 주고 나서 파삭 늙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가 (다소 과분한 칭찬이란 생각도 들지만) 이런 질문을 받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퇴임 후 코치가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자 직접적인 이유인 것 같다는….

퇴임 후 필자는 가까운 지인의 권유로 전문코치가 되는 트랙을 이수했고, 지금은 비즈니스코칭과 라이프코칭 전문자격증을 아울러 소지한 인증코치(KPC, PCCC)로 활동하고 있다. 퇴임은 자발적이라기보다 타의에 의해 대개 결정된다. 조직생활에 익숙한 직장인의 경우 소속감을 잃으면 곧바로 자아존중감의 상실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

돌이켜보면, 퇴임 후 겪을만한 우울한 시절을 필자는 코칭 공부를 하면서 행복하게 보냈다고 자부한다.
코칭의 매력은 여러 가지로 표현될 수 있겠지만, 코칭 공부를 하면서 필자가 발견하고 깨닫게 된 것은 ‘우선 내가 변한다’는 것이었다.

코칭의 마력에 빠져 경청, 질문, 인정과 칭찬, 등 한 단계씩 스텝을 밟으면서 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새 과거의 아집과 집착의 나를 벗어버린, ‘초자아나 탈에고(egoless)’의 진솔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코칭 공부를 하면서 ‘좀 더 일찍 이런 공부를 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코칭과 연이 빨리 닿았다면 ‘가정에서 훨씬 더 훌륭한 아빠, 훌륭한 남편으로 자리매김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다.‘훨씬 더 행복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을텐데’ ‘회사에서도 더 존경받는 상사로, 또 좀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임원이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떨쳐버리기 어려웠다.

   
 
코칭리더십을 직업 현장에서 발휘했더라면 정말 멋진 상사로 조직의 발전에 기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을 갖는다. 하지만 욕심은 끝이 없는 법. 그간 코칭 교육을 받고 지금 필자가 코치로 살고 있는 것은 내 삶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배다.

김해동 코칭칼럼니스트 / CEO 및 임원 전문코치(PCCC) / 국립암센터 헬스케이 코치 / 전 CJ제일제당 부사장 / 전 CJ헬로비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