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자리 찾기 어려우니 일단 취업한 뒤 기회를 노린다.”(갤리리족)
“언제든 사표를 낼
자신이 있다. 그렇지만 조금만 더…”(NATO족 ‧ No Action Talking Only)
비정규직 급증과 상시적인 구조조정 등 달라진 국내 고용환경에 따른 직장인들의 신 풍속도 가운데 하나다.
올해 사회 각 분야에서 쏟아져 나온 신조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몇몇은 대부분 극심한 취업난과 경기불황을 반영한 직장관련 용어들이다.
인터넷 채용포털 ‘커리어’가 15일 신문 및 방송기사, 취업준비생 및 직장인들의 여론 등을 토대로 발표한 올해 취업시장에서 새로 등장하거나 유행한 신조어에 따르면 직장세태와 취업난을 반영한 용어가 두드러졌다.
◆ 경기불황 따른 취업난 반영 신조어 눈길
이 가운데 골프장 구경꾼(갤러리)에 빗댄 ‘갤러리족’은 회사 상황을 구경꾼처럼 지켜보다 어느 날 갑자기 사표를 던지고 새 길을 찾는 직장인이란 의미와 취업난에 시달리던 20대들이 무작정 취업한 뒤 적응하지 못하고 ‘구경꾼’과 같은 회사생활을 하고 있음을 뜻한다.
‘NATO족(No Action Talking Only)’은 말만 그럴듯하게 늘어놓고 실제로 하는 일은 거의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사석에서는 퇴사의지를 강하게 밝히면서도 실제로는 사표를 내지 못하는 직장인을 일컫는다. 이런 직장인은 대부분 입사 3년차 이상에서 주로 나타난다.
이밖에 ‘신(新)기러기족’은 고용과 노후에 불안을 느낀 직장인들이 안정된 전문직을 얻으려고 뒤늦게 지방의대와 약대, 한의대 등으로 진학한 경우. 입학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한 서울 소재 대학보다는 지방대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 대부분 가족과 떨어져 생활한다.
‘스터디 룸펜’은 장기간 취업에 실패하거나, 취업을 했더라도 적응하지 못한 채 인생역전을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30대를 일컫는 말. 연령제한에 걸려 취업시기를 놓친 후 고시를 준비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셀러던트’는 셀러리맨과 스튜던트의 합성어로 올해 이들이 아예 대학가를 점령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경영대학원 등 특수대학원은 물론이고 일반대학원의 석 ‧ 박사 과정까지 직장인들로 가득차 저녁 시간대 강의를 따로 편성한 대학원도 많다는 것이다.
또 안정된 직업을 구하려는 욕구가 확산되면서 공무원과 교사직에 도전하는 부류를 일컫는 ‘공시족’, ‘교사고시’ 등은 이미 고전적인 신조어가 된지 오래다.
◆ 안정적 직장 웬만하면 고시 방불
공시족(公試族)은 7 ‧ 9급 공무원 채용시험이 행시, 사시, 외시처럼 어렵다는 이유에서 생겨났고 ‘공시낭인’, ‘공시폐인’도 비슷한 의미. 노량진 등 공무원시험학원 밀집지역은 고시촌을 빗대 ‘공시촌’이라고도 부른다.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 입사 시험도 ‘금융고시’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국책금융기관은 고용이 안정적이면서도 급여가 높고 복지혜택이 많아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선호되고 있다. 교사임용자격을 따기 위해 공부하는 대학졸업생이나 교육대학 입시에 나선 이들을 일컫는 ‘교사고시’도 교사직에 대한 인기를 반영하는 신조어다.
아예 대학 졸업을 늦추고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 둥지족’ ‘올드보이’ 등은 대학 5학년생을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대학원을 도피처로 삼고 있는 일부 학생들도 올드보이에 속한다.
이와 달리 일보다는 개인의 삶과 여가활동, 개성 등을 중시하는 신세대 직장인들이 늘면서 ‘더피족’, ‘다운시프트족’, ‘네스팅족’도 등장했다.
◆ 변화한 직장관에 따른 신인류 지칭 신조어도 한몫
소득은 떨어지지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일을 선호하는 더피족(Depressed Urban Professional)은 빨리 보다는 느리게, 복잡하게 보다는 단순하게 사는 것을 삶의 모토로 삼는다. 도시를 떠나 농촌에서 소박하게 살겠다는 사람도 더피족에 속한다.
물질적인 풍요보다 느리고 여유있는 삶을 중시하는 ‘다운시프트족(Downshift)’과 사회적인 성공보다 단란한 가정을 중시하는 ‘네스팅족’도 변화하고 있는 직장관을 보여주고 있다.
꿈과 낭만이 있는 일이라면 매력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뉴하드워커(Newhard Worker)’와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영리하게 일하는 이들은 ‘스마트워커(Smart Worker)’라고 부른다.
‘핑크칼라’와 ‘줌마렐라’는 여성 인력의 활발한 사회 진출을 반영한 신조어.
‘핑크칼라’는 부드럽고 섬세한 감성을 갖춘 여성인력을 지칭한다. 과거 핑크칼라는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일터로 뛰어든 소수의 여성을 의미했으나 최근 고학력 전문 여성인력이 대거 배출되면서 긍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줌마렐라(Zoomarella)’는 아줌마와 신데렐라의 합성어로, 신데렐라와 같이 아름답고 적극적인 성향을 지닌 30~40대 기혼 여성을 뜻한다. 이들은 경제적인 능력을 갖고 있으며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