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 지수가 4개월 만에 1900선을 내줬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에 이은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점쳐지는 등 정책적 리스크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투자심리도 크게 움츠러들었다. 유럽계로 보이는 외국인 자금은 이달 2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총 2조원 가량이 빠져나갔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0포인트 이상 빠지며 1880선대로 주저앉았다.
국내증시 추가하락 가능성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주가 조정은 이어지겠지만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016360) 박승진 연구원은 “불확실성에 대한 심리적 경계감이 1900선 붕괴의 원인이었던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PER 8.5배 수준에 불과해 금융위기 이후 기록했던 저점에 근접해 있다”고 말했다.
동양증권(003470) 조병현 연구원은 “최근 경기가 크게 악화됐다고 보기 힘들고 유로존의 정책적 결정 과정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극히 적기 때문에 지수가 추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이탈에 맞서 기관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세가 지수 하락을 방어할 가능성도 있다.
박 연구원은 “벨류에이션 수준에 민감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연기금, 국가, 지자체 등 기관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기 시작할 것”이라며 “G20, EU정상회담과 유럽 금융권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종료되는 6월말로 갈수록 본격적인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단기적으로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대응하되 큰 흐름을 살피는 투자자라면 주식 비중을 점차 늘리는 전략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연간 실적에 대한 신뢰가 높은 IT, 자동차 업종 대표주가 상대적으로 자신있는 종목”이라고 조언했다.
솔로몬투자증권 강현기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 개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고 경제주체의 위기 대비도 일정부분 이뤄진 만큼 추가 하락을 논하는 것은 고민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방어적 전략을 구사하더라도 점진적인 시장 안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보증권(030610) 김형렬 연구위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악재에 대한 과민반응과 저가매수세의 부재 때문”이라며 “하반기 증시를 고려하면 1800선은 좋은 매수기회”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완성차 관련주를 포함해 내년까지 이익모멘텀 회복이 기대되는 조선, 건설 대표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주가가 당분간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정 종목 쏠림현상으로 체감 지수가 낮게 형성된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잦아들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까닭이다.
KDB대우증권(006800) 김정환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코스피 지수는 1870~1940포인트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부 종목에 상승세가 쏠려 있고 투자심리도 악화돼 당분간 약세 흐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상승추세가 살아 있는 음식료, IT, 자동차업종과 낙폭이 컸던 건설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며 “코스피 지수의 1차 지지선은 파보나치 되돌림선 중 38.2%선인 1870포인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