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산 완성차의 기술 발전이 예사롭지 않다. 부진한 내수시장에서 기아차가 선보인 K9이 수입자동차를 경쟁상대로 지목하며, 놀라운 성능을 뽐내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성능이냐 브랜드가치냐를 놓고 고민할 것 같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궤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실적은 비약적인 성장세인데 반해 내수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국내에서 10만대 이상의 판매 성적을 올리며, 연 20% 가까이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들의 기술 발전은 가히 놀랄만하지만 수입차 시장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판매변화는 미비하다.
지난 2008년 7월 현대차 제네시스가 미국에 출시된 후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08년 3%에서 2009년 4.2%, 2010년 4.6%로 급등했다. 또한 2010년 12월 미국시장에 에쿠스의 가세로 점유율은 지난해 5.1%를 기록했다.
아울러 국내 완성차 1위 현대차의 브랜드 순위는 지난 2008년 72위, 2009년 69위, 2010년 65위에서 11년 61위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와 같이 국내 완성차 1위의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은 이미 해외에서 그 기술력과 실력을 인정받으며 국내 자동차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해외에선 국내 완성차의 마니아층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국내 고객들은 해외 브랜드와 엄청난 인식 차이를 두고 있다.
단적으로 이번 기아차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K9의 출시와 함께 수입자동차 BMW나 벤츠를 경쟁상대로 지목했다.
또한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K9의 성능과 디자인 모든 면에서 같은 가격대비 BMW와 벤츠 등에 앞서 있지만, 브랜드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며 “차후 서비스 센터 증설과 잠재수요 1만명 등으로 하여금 K9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라 밝히기도 했다.
람다 GDI 엔진을 탑재한 K9의 국내 판매 가격은 5290만원에서 8640만원으로 렉서스 LS 460 1억 1290만원보다 훨씬 저렴하고 BMW 535i 9590만원보다도 낮다.
국내 고객들은 수입차와 같은 가격의 국산차가 아무리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을 가졌다 해도 브랜드의 가치를 우선해 수입차를 선택할 수도 있다.
변화는 시작과 끝이 동시에 수반 돼야 하는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이를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수입차 브랜드 또한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를 가지게 된 것이다.
국내 고객들이 브랜드 파워를 스스로가 알고 있다면 이를 타개하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은 필수다. 더욱 많은 연구 개발비와 좀 더 다른 차별화를 통해 ‘타보니 별반 다를 게 없네’, ‘국산차가 더 좋더라’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K9은 BMW 7시리즈나 벤츠 S클래스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며 “K9의 가격은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과 비슷하고 수입차 대비 접근 편의성과 현지 서비스 등도 우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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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를 선호하는 인식이 강한 국내 고객들에게 기아차 K9은 어떠한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국내 고객들의 인식 수준은 어느 위치에 있을지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