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경제] 검찰이 14일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 등 삼성측 관련자 전원을 증거부족으로 무혐의 처리한 것과 관련, 검찰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삼성은 “합당한 결론”이라며 결과를 반기는 분위기만, ‘X파일 공동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와 노동계 등은 “검찰이 또 삼성 앞에 무릎을 꿇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X파일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불법정치자금 제공과 각종 뇌물제공 사건과 관련해 이건희 삼성그룹 총수, 이학수 부회장, 홍석현 중앙일보 사주 등을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한 검찰의 수사결과를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 검찰은 사회정의와 공공의 이익을 외면하고 오직 삼성그룹 총수의 권력 앞에 무릎꿇었음을 국민 앞에 확인시켜줬다”면서 “검찰은 그동안 이건희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물론이거니와 핵심관련자들에 수사에 소극적이거나 생색내기에 그치는 등 검찰에게 없는 것은 증거가 아니라 삼성그룹 총수에 대한 수사의지와 그를 처벌할 용기였다”고 비꼬았다.
X파일공대위는 “이제 남은 일은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검찰 스스로 그 필요성을 입증해준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라며 “여야 정당들이 이미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특별검사 임명관련 법률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지난 7월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홍석현 전 주미대사 등을 고발해 이번 수사를 촉발시킨 참여연대도 “검찰이 정권의 의중에 맞춰 삼성봐주기 수사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노동계의 반발도 거세다. 민주노총은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삼성의 검찰수사 종결은 사기”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도청사건 수사종결은 결국 ‘삼성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검찰’이라는 기존의 오명을 확인시켜 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X파일’을 보도한 이상호 기자를 도청 자료를 공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에 대해서도 “정경 유착의 진실을 보도한 언론인은 사법처리 시키고, 국민적 의혹의 주인공은 풀어주는 뒤집어 진 결과라는 점에서 검찰 수사는 진실규명 의지를 포기한 것에 다름 아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