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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신입사원의 ‘은퇴 걱정’

노후에 대한 과도한 걱정 유행… 몇 년후의 미래 준비 더 필요

허진영 기자 기자  2005.12.13 13: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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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어느 경제 신문의 머리기사에서 30, 40대가 자신의 노후에 대해 걱정하는 분위기가일반화 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외환위기 이후 저금리와 함께 자산을 운용하기도 힘들어 지고 국민연금의 부실과 조기 고갈에 대한 염려가 30, 40대에게 상당한 위기감을 고조시킨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요즘은 고용사정이 악화되면서 30, 40대 뿐 아니라 은퇴 후의 문제를 걱정하는 젊은이들이 공무원과 교사 등의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고 있는 사회적 현실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물론 개인적인 삶의 차원에서 보면 이런 현상들은 당연한 것이고 사회현실에 적응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조금 다른 차원에서 생각하면 심각한 문제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큰 꿈을 갖고 세계를 움직이고 자신을 위해 한없는 노력과 열정을 불살라야 할 젊은이가 노후부터 걱정을 한다면 이는 분명히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한참 공격적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그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나이에 노후준비를 해야한다는 사실은 우리를 무척이나 슬프게 하는 현실이다.

한국의 10년 후를 걱정하는 많은 지식인들이 기술개발의 문제, 경쟁 상대국의 성장, 자원의 부족 등을 문제로 삼고 있지만 정작 걱정해야 할 일들은 예전 같지 않은 도전정신, 박정희대통령 때의 불도저식 열정이 없어지는 것들이 아닌가 한다.

◆ 노후보다는 가까운 미래 준비가 더 중요

물론 필자가 이런 논리를 주장하는 데는 두 가지의 측면에서 이해되기를 바란다.

하나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노후준비에 인생의 초점이 맞춰진다면 진짜 필요한 가까운 문제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겨질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20대의 신입사원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은퇴준비가 아니라 1년이나 3년 후 자신의 모습, 5년 또는 10년 후의 경쟁력을 갖춘 자신의 모습이 그리는 것이 우선이다.

내가 부지런히 노력하고 일해 내 영역에서 최고가 되고 난 후에는 사업체를 창업해 불과 2~3년 만에 몇 억을 벌고 내 노후는 경제적으로 별 문제가 안된다는 확신이 있는 모습이 어쩌면 바람직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너무 미래에 대한 꿈이 작아 ‘적당히 벌고 그런대로 가정을 꾸리고 아이 키우고 또 그렇게 노후를 맞이하면 되겠지’라는 소시민적 사고가 우리 사회를 오히려 후퇴시키는 것이 아닌가 한다.

미국의 청교도 정신이나 전쟁 후의 한국을 근대화 시킨 정신은 지금의 20대의 생각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소극적인 움직임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없다.

너무 먼 것을 생각하다 정작 중요한 지금 해야 할 일을 놓치는 계산적인 사고방식이 우리를 앞으로 발전하지 못하게 한다.

자기를 개발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기에 애쓰는 모습이 미래를 위해 가장 현명한 의사결정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 노후 대책도 유행따라

둘째는 20대의 신입사원이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최근의 사회적인 분위기에 의해 유행처럼 여겨지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냄비처럼 뜨거우면 온 나라가 뜨겁고, 어느 날 갑자기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언제 그렇게 뜨거운 적이 있었냐는 듯이 무관심의 대상이 되어 버리는 것이 한국의 특성이고 현실이다.

분명히 은퇴와 노후를 생각해야 하는 현실은 중요하다.

현재의 여러 가지 경제적, 사회적 현실을 돌아볼 때 유행으로 느끼는 감정 이상의 생각과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항상 지나친 강조는 오히려 사람들을 싫증나게 만들고 반감(反感) 비슷한 행동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이론적이고 구체적인 논리 없이 언론이나 금융기관의 홍보전략에 의존한 바람몰이는 더욱 사람들의 눈을 가리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최근의 간접투자의 인기가 높아지자 모든 적금이 적립식 펀드로 가입해야 하는 것처럼 바뀐 것이 그 예이다.

저금리는 벌써 한참 전부터 시작했고 주식시장의 저점은 이미 2~3년 전의 일이지만 금융기관의 창구는 펀드의 수익률이 년 20~30%가 나오자 지금 바람몰이로 펀드를 팔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적금보다는 수수료 수입이 짭짤하다는 이유가 더 근본적인 이유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간접투자의 방향이 틀리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빠르게 모든 국민이 펀드로 돈을 모으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 중요함의 경중 판단 잘해야

투자가 이렇게 쉽게 접목될 수 있는 것이라면 ‘왜 5~10년 전에 자리를 잡지 못했을까’라는 생각도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20대부터 은퇴를 걱정하는 현명함(?)은 필요하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리고 대책도 없이 현재의 소득과 소비에만 치우쳐 하루하루를 살아가자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를 생각하고, 그 중요한 것에 내 힘을 어느 정도 쏟아야 하고 나머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는지를 묻고 싶다.

또한 80년 이상의 삶을 생각할 때 은퇴준비가 중요하지만 20대의 신입사원이 지금 시점에서 자기만의 삶의 계획을 세우면서 노후준비에 어떤 고민을 하고 소득이나 여유돈의 얼마를 투자해야 할지를 제대로 결정했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자기 나이에 어울리는 균형 있는 계획을 세웠느냐가 최우선의 질문으로 던져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도 하고 집도 마련해야 하고 거기에 자녀교육도 만만치 않은 한국의 현실. 앞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과 산들이 많은 20대의 노후준비의 걱정과 정도가 정도(正道)를 지나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 www.unclej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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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만 칼럼니스트는?

(현) 엉클조 아카데미 원장
이트레이드 증권(주) 마케팅본부 부장
온라인 의사커뮤니티 ‘www.medigate.net’ 금융 컬럼리스트
(학력 & 경력)연세대 경제학과
대한투자신탁(주)
푸르덴셜생명, ING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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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능률협회, 보험연수원, 한국경제신문 FP과정 강사
중앙일보 자산리모델링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