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극장가에선 10여 편의 신작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이들간의 ‘온라인 예매율 1위’ 경쟁도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이 중 예매율 경쟁에서 첨예하게 맞붙은 상대는 순국산 팬터지 ‘중천’과 헐리웃산 팬터지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 두 작품.
두 작품이 20일 하루 종일 벌인 ‘예매율 1위’ 관련 보도자료 경쟁을 곱씹어 보면 개봉을 앞둔 신작들이 얼마나 예매율에 목을 매고 있는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날의 보도자료 경쟁의 스타트는 개봉일(21일)을 하루 앞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끊었다. 이 회사는 20일 오전 9시48분 보도자료를 내고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YES24, 다음 등 주요 영화 예매사이트에서 29~30%의 예매율로 1위를 석권했다”고 자랑했다. 이들 사이트에서 2위는 다름아닌 이날 개봉한 ‘중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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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질세라 ‘중천’을 배급하는 CJ엔터테인먼트는 정오 무렵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내 최대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에서 연말 개봉하는 수많은 경쟁작을 제치고 예매율 1위를 차지, 흥행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이 사이트에서 2위는 ‘박물관이 살아있다!’이었다.
그리고 이날 오후 5시16분에 CJ엔터테인먼트는 “판타지 대작 ‘중천’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이 시각 현재 ‘중천’이 21.04%의 예매율을 기록, 20.55%의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누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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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날 오후 10시50분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유쾌 상쾌 통쾌한 역전승, ‘박물관이 살아있다!’ 맥스무비 1등 등극”이란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현재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19.97%, ‘중천’이 19.69%였다. 3%도 안 되는 정말 근소한 차이였다.
이처럼 신작 영화들이 불과 몇 퍼센트에 불과한 예매율 차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영화표 구매 패턴이 현장 보다 온라인 사이트에서의 예매로 자연스럽게 넘어갔기 때문.
즉, 동시에 여러 편이 개봉하는 경우 상당수 관객들은 해당 사이트에서 ‘예매율 1위’를 차지한 영화에 더욱 관심과 호감을 갖게 되고 이것이 대체로 실제 예매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신작 영화 배급사들은 각 예매 사이트와 제휴해 ‘시사회 초대’ ‘무료 예매권 증정’ ‘영화비 할인’ ‘기념품 추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고 이를 예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동분서주하고 있다.
물론, 예매율 1위가 흥행성적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7일 개봉한 박찬욱 감독, 정지훈(가수 비) 임수정 주연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경우 개봉 하루 전인 6일의 예매율은 티켓링크 68.5%, 인터파크 45.2%, YES24 48% 등으로 집계됐었다.
이때 이들 사이트에서 2위는 엄정화 다니엘 헤니 주연의 ‘Mr.로빈 꼬시기’였다.
개봉 첫 주 박스 오피스 1위는 이 같은 엄청난 예매율에 힘입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차지했다. 개봉 4일만에 끌어 모은 관객 수는 41만58명이었고, 같은 날 개봉한 ‘Mr.로빈 꼬시기’는 31만3476명이었다. 10만 명 가까이 앞선 것.
하지만, 그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개봉 둘째 주 박스오피스에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14일 동시 개봉한 김아중 주진모 주연의
‘미녀는 괴로워’와 카메론 디아즈, 케이트 윈슬릿 주연의 ‘로맨틱 홀리데이’의 협공을 받아 20만4명을 불러모으는데 그쳤다. 이는 ‘Mr.로빈
꼬시기’의 25만4014명(이상 영진위 입장권통합전산망 자료)에도 훨씬 못 미친 것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박찬욱
감독과 주연배우 정지훈의 막강한 티켓 파워에 힘입어 개봉 전 예매율은 한없이 높았겠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나니 관객들의 실망스런 반응이 이어지면서
예매 열기가 급속도로 시들어버린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20일 개봉한 ‘중천’이나 21일 개봉한 ‘박물관이 살아있다!’도 마찬가지다. 관객들이 갖고 있는 기대치를 영화가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관객들은 '정우성 김태희'라는 톱스타건, '벤 스틸러, 로빈 윌리엄스' 같은 불세출의 배우건 결코 미련을 두지 않고 냉정하게 돌아설 것이다.
개봉 전 ‘예매율 1위’가 개봉 둘째 주 이후에도 ‘박스 오피스 1위’로 이어지게 될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