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의사를 강력히 나타냈다. 하지만 인수희망과 달리 자금조달 등 여건을 고려할 때 쉽지않을 전망이다.
현대상선 노정익 대표이사는 12일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그룹 차원에서 현대건설 매각입찰 참여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정은 회장 주재로 최근 열린 현대상선 내년 경영전략회의에서도 현대건설 인수추진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표는 자금조달과 관련, “사모펀드 등 다양한 금융기법을 이용하면 된다”며 자금마련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인수의지가 구체화될 경우, 재벌총수경영의 폐해를 드러내며 국민경제에 큰 충격을 안겼던 전력이 있어 인수자격이 도마에 오를 수 밖에 없다.
현대그룹의 인수시도는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쉽지않아 적지않은 상황이다.
현대건설 사태가 국가경제에 미쳤던 충격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재벌그룹의 사세확장에 나선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금조달도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다. 현대건설 주가가 채권단관리에 들어갔을때와는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회사가 정상화의 길을 걸으면서 주가도 크게 오른데다 채권단의 공적자금 회수란 과제도 있어 인수가격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8.7%의 지분을 가진 현대상선이 주축이 되겠지만 현대상선이나 현대아산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적지않은 어려움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 금융기관들의 참여 역시 예전처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 인수는 그룹전체에 자금부담을 줄 수도 있어 신중할 수 밖에 없다.
노정익 대표도 “현대건설의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현재의 시장가격이 적정인수 가격인지 여부는 따져봐야할 것”이라며 “적정 투자가치를 넘어선다면 단순히 명분만을 가지고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인수의지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현대그룹이 이처럼 현대건설 인수를 적극 희망하고 나선 것은 현대건설이 옛 현대그룹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현대건설은 과거 정몽헌 회장은 물론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혼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현대건설은 법정관리와 그룹 해체이전에는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그룹 회장시절 현대건설 회장을 맡았었다.
현재는 초라해진 사세로 그룹의 정통성을 현대자동차그룹에 넘겨준 상태여서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에겐 상징 이상이다.
현정은 회장은 그동안 여러차례 현대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그룹 관계자는 이와관련, 현정은 회장이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현대건설 인수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현정은 회장의 뚝심경영이 앞으로 어떻게 현실화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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