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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뛰어든 내비게이션시장 ‘스마트카 각축장’으로…

현대·기아차 팅크웨어 인수 ‘내비 라인업’, 삼성·SK 등도 공략 가속화

김병호 기자 기자  2011.12.13 08: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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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자동차 오너드라이버에게 필수가 돼버린 내비게이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스마트카’ 진화를 앞당기고 있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하나에서 열까지 자동차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데, 내비게이션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삼성과 SK 등을 비롯한 여러 대기업들이 ‘스마트 자동차’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말 유비벨록스가 팅크웨어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유비벨록스의 2대 주주로 있는 현대·기아차는 내비게이션 시장의 완성도에 더욱 힘을 실었다. 팅크웨어는 외장형 내비게이션 1위 브랜드 아이나비를 생산하는 곳이어서 업계가 더욱 주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통해 현재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는 엠엔소프트와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외장형 내비게이션시장의 강자 팅크웨어까지 섭렵하며 내비게이션 제조시스템을 완성했다.

   
삼성전자가 출자해 설립한 서울정보통신의 내비게이션 엠피온은 지난 4월 삼성 내비게이션으로 브랜드명을 변경하며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삼성과 SK 등 대기업들도 내비게이션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가 1996년 출자를 통해 설립한 서울통신기술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으로 ‘엠피온’이란 내비게이션 브랜드로 시장에서 활약 중이다. 서울통신기술은 현재 고속도로에서 쓰이는 하이패스 단말기 및 네트워크 장비 및 디지털 도어록 등을 판매하며, 지난 4월 브랜드명 ‘엠피온’에서 ‘삼성 내비게이션’으로 변경했다.

SK그룹의 경우 마케팅 앤 컴퍼니, SK C&C, SK네트웍스 등 3개의 계열사가 내비게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월 1만대가량 판매하고 있으며 점유율도 10%내외다. 현재 SK C&C의 엔나비는 내비게이션 맵과 소프트웨어 개발 및 단말기 제조를 독자적으로 진행하며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스마트카 시스템’ 진화

내비게이션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웬만한 고급차종이 아니면 내장형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젠, 신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길을 가르쳐 주는 내비게이션에서 차량 내 정보를 통합관리하고 운전자가 차안에서 오락․정보 등 다양 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카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카는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의 신 합성어)와 ‘텔레매틱스’(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텔레커뮤니케이션과 인포매틱스(informatics)의 합성어), 두 시스템이 합쳐져 정보와 네트워크를 결합한 모델을 일컫는 신개념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비벨록스의 신사업인 스마트카 사업과 NFC사업은 팅크웨어의 내비게이션 및 LBS(Location Based Service)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팅크웨어의 내비게이션사업에 대해 신규차량 출고 때 차량에 기본 탑재되는 비포 마켓(before market)으로 진입할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현대차에 이미 스마트카 관련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어 향후 성장동력으로 그 역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파인디지털의 내비게이션 '파인드라이브', 팅크웨어의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최근 많은 자동차 회사들은 기존의 비개방형 플랫폼인 MS, QNX 제품에서 안드로이드나 제니비(GENIVI) 같은 오픈 플랫폼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오픈 소스 플랫폼이 제품 개발에 대한 비용 및 개발기간을 단축시키고 로얄티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제니비 플랫폼은 국제 산업 표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유럽 자동차 회사를 중심으로 OEM의 요구사항을 취합해 공통 SW 플랫폼 개발을 목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기존의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협력 체제를 통해 현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자동차업계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최신 기술의 요구사항을 미들웨어에 탑재해 표준 플랫폼을 구축하고 응용으로 경쟁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제니비는 국제 자동차시장에서 유일한 표준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고 인포테인먼트를 위한 요구사항 뿐만 아니라 향후 스마트카 및 지능형 자동차를 위한 요구사항까지 모두 취합해 공통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뒤바뀐 시장판도 대응은?

반면, 뒤바뀐 시장판도에 중소기업들의 고충도 말이 아니다. 대기업의 내비게이션 시장 진입은 편리와 안전을 더해 긍정적인 새바람을 몰고 오기도 하지만, 지난 10월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도 제외된 중소기업들은 상당수가 사라지거나 매각, OEM으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다.

‘다함께 잘 사는 상생’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이와 같은 현상은 달갑지 않은 현실로 받아들여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자본력이나 생산력의 특화가 아닌 노하우와 기술력에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보다 열위에 있지 않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 동안 내비게이션 시장은 팅크웨어를 필두로 파인디지털 등 중소기업이 70~80%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만큼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 등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또 그 동안 구매자들이 제품에 대한 A/S, 사용문의 등 불편함을 적지 않게 호소하며, ‘고인 물’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변화는 시장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